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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ADT캡스플레이] 이승엽은 위대했고, 롯데는 그 앞에서 무기력했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4. 8. 27.

또 이승엽이다. 이번에도 이승엽이 롯데를 패배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이승엽은 26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3안타 중 하나는 5-5로 동점이던 7회 초 무사 1,3루 상황에서 날린 결승 2루타였다. 6연패에서 벗어나나 싶었던 롯데는 이승엽에게 KO 펀치를 맞고 7연패의 늪에 빠졌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롯데 팬들은 이제 이승엽이란 이름만 들어도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삼성은 올 시즌 롯데를 가장 많이 괴롭힌 팀이다. 14번 싸워서 113패의 압도적인 상대전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롯데가 상승세를 탈 때마다 삼성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벼랑 끝에 내몰린 롯데를 그대로 절별 아래로 밀어버렸다. 그런 고비마다 주인공처럼 등장해 롯데 팬들의 희망을 앗아가는 존재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바로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올 시즌 롯데 킬러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롯데 팬들 입장에서 보면 악명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매번 결정적인 상황만 되면 이승엽이 타석에 등장하고, 또 거기서 롯데 팬들의 기대를 꺾는 귀신 같은 타격을 보여주는지 신기할 정도다.

 

올 시즌 이승엽은 14번의 롯데전에서 무려 8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23개의 타점을 쓸어 담았다. 홈 베이스도 15번이나 밟았다. 롯데전 타율이 415, 장타율은 무려 943리에 이른다. 병살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상대한 8개 구단 중 롯데를 상대로만 유독 강했다.

 

사실 롯데는 삼성과의 경기에서 중반까지는 대등하게 싸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롯데는 늘 뒷심이 부족했고, 삼성은 경기 막판의 해결사가 등장해 지고 있던 경기도 뒤집곤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이승엽이 있었다.

 

이승엽은 올 시즌 9개 구단의 모든 타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결승타를 기록하고 있다. 무려 16번의 결승타를 기록해 테임즈(14)를 제치고 이 부문 선두다. 그리고 그 중 5번을 롯데전에서 기록했다. 이래저래 삼성이 롯데에게 거둔 11승 중 절반은 이승엽의 방망이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 21일 경기에서는 1-3을 지고 있던 4회 말 솔로 홈런을 터뜨려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5회 말에는 3-4 상황에서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려 장원준을 침몰시켰다. 이튿날인 22일에는 2-2로 팽팽하던 4회 말 김사율에게 솔로 홈런을 뺏어냈고, 이것이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7 22일에는 2회 선제 솔로 홈런, 4회 투런 홈런을 날려 홍성민을 무너뜨렸고, 이날 5타수 5안타 7타점의 맹활약을 펼친 덕분에 삼성은 롯데를 상대로 17-1의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8 8일 경기에서는 롯데가 8회 초 대거 5득점해 9-7로 역전한 상황에서 8회 말 동점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려 재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모두가 롯데 팬들에겐 악몽 같은 기억이다.

 

사실 예전부터 롯데는 이승엽과 관련된 안 좋은 추억이 많다. 1999 8월 이승엽이 타이론 우즈의 홈런 기록을 갈아 치울 당시 43번째 홈런을 맞은 투수는 롯데 문동환이었다. 2003년 당시 아시아 최다 홈런 기록인 56호 홈런의 제물 역시 롯데 소속의 이정민이었다. 이승엽이 데뷔 후 가장 많은 홈런(65)과 타점(184)을 기록한 상대가 바로 롯데다.

 

후반기 들어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롯데는 또 한 번 이승엽을 영웅으로 만드는 조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젠 팬들도 4강에 대한 기대를 조금씩 접고 있는 가운데, 롯데 투수들이 이승엽 앞에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지며 최고령 3-30홈런-100타점기록의 도우미가 되고 있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