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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시즌 초반 각 팀의 깜짝 스타들-AL편

by 카이져 김홍석 2008. 4. 25.

볼티모어 -
조지 쉐릴(1승 8세이브 4.82)

쉐릴의 현재 방어율은 4.82으로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지고 있던 상황에 경기 감각을 익히기 위해 등판했다가 0.2이닝 만에 3실점 하는 바람에 그런 것을 뿐, 그 경기를 제외하면 8.2이닝 동안 2실점만 허용했을 뿐이다. 무엇보다 그 한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9경기에서 1승 8세이브를 거두며 팀의 13승 가운데 9승을 자신의 손으로 이끌었다. 방어율도 중요하지만, 클로저로서 블론 세이브와 패가 없다면 높은 방어율이 큰 흠이라고 할 순 없을 것이다.


보스턴 - 케빈 유킬리스(.345/.424/.548)


레드삭스 팬들에게만 인기가 높았던 유킬리스는 이제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할 준비를 마친 듯 보인다. 출루율 높은 2번 타자로 명성을 날리던 유킬리스는 이제 팀의 5번 타자로서 데이빗 오티즈와 매니 라미레즈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2홈런 14타점) 마이크 로웰의 부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3루수로 출장한 12경기에서도 실책 하나 없이 깔끔한 수비를 선보이며 주변의 우려를 잠재웠다. 오티즈가 부진의 늪에 빠져있었고, 로웰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보스턴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유킬리스라가 부활한 매니 라미레즈(6홈런 20타점)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 카를로스 쿠엔틴(.246/.380/.538)

지난해의 부진에서 부활한 조 크리디(6홈런 21타점)의 컴백도 기쁜 소식이다. 하지만 현재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지구 1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카를로스 쿠엔틴이 하위 타선에서 알토란같은 타점과 득점을 올려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짐 토미가 꽤 오랫동안 부진에 허덕였고, 닉 스위셔와 폴 코너코가 여전히 침묵하고 있기 때문에 쿠엔틴의 존재가 더욱 돋보인다. 17타점과 17득점, 그리고 기대 이상의 선구안(11볼넷)까지. 지난해 애리조나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피다 만 유망주로 그치나 하는 우려를 자아냈던 선수이기에 지금의 선전이 무척이나 반갑다.


클리블랜드 - 클리프 리(4승 무패 0.28)

6.2이닝 무실점-8이닝 1실점-8이닝 무실점-9이닝 무실점 완봉승. 올 시즌 인디언스와 좌완 클리프 리가 등판한 4경기의 성적이다. 도합 31.1이닝에서 허용한 점수는 단 1점, 피안타율 0.108, 이닝당 평균 출루 허용율 0.41, 방어율 0.28! 리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는 투수다. 지난해 6.29의 방어율로 무너지며 파우스토 카모나에게 2선발 자리를 내어주어야만 했지만 올해는 부진한 에이스 C.C. 사바시아를 대신해 팀 투수진을 이끌고 있다.


디트로이트 - ???

지난번 내셔널리그 편의 콜로라도와 같다. 이 팀에 깜짝 스타라도 있었더라면 개막 7연패 따위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콜로라도와 전혀 다르다. 디트로이트의 호랑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현재 4연승을 달리고 있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 무엇보다 6득점 이상 기록한 경기에서는 전승을 달라고 있다. 어마어마한 타격도 점점 불을 뿜으며 텍사스 전에서는 올 시즌 최다인 19점을 뽑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게리 셰필드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막강한 타선은 가공함 그 자체. 남은 것은 대역전극을 만들어가는 것뿐이다.


캔자스시티 - 잭 그라인키(3승 무패 1.24)

2004년 모두를 들뜨게 했던 천재는 4년이라는 시간을 돌아 팬들 앞에 돌아왔다. 20살에 데뷔해 패배에 찌들어있던 로열스 팬들을 설레게 했던 주인공은 올 시즌 4경기에서 3연승을 달렸다. 4연승은 구원투수의 블론 세이브로 무산되었지만, 이대로라면 15승을 노릴 수도 있는 페이스다. 구위와 제구력은 데뷔 시절부터 완성에 가까웠던 상태. 일종의 정신질환까지 앓으며 은퇴의 기로에 서기도 했던 그는 새로운 ‘인간승리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준비를 마쳤다.


LA 에인절스 - 조 손더스(4승 무패 2.55)

버지니아 공대 출신의 유일한 메이저리거 조 손더스. 팀의 쟁쟁한 투수진 때문에 지난해 좋은 피칭을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던 그가 올 시즌은 확실히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원투펀치가 모두 부상당한 에인절스가 서부지구 1위를 달릴 수 있는 것은 지난해 극악의 부진에서 화려하게 돌아온 어빈 산타나(3승 무패 2.67)와 손더스의 활약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더스가 등판한 5경기에서 에인절스는 전승을 거두었다.


미네소타 - 리반 에르난데스(3승 무패 3.55)

닉 블랙번(1승 1패 2.49)과 스캇 베이커(2승 무패 3.51)도 깜짝 스타로서 손색이 없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선수는 바로 리반 에르난데스가 아닐까? 그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개막전 선발이었고, 그것은 많은 팬들로부터의 조롱거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시즌 그가 등판한 5경기에서 미네소타는 전승을 기록했고, 이제 트윈스의 팬들은 리반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이닝이터로서의 능력은 로이 할라데이와 더불어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 500만 달러라는 연봉이 전혀 아깝지 않다.


뉴욕 양키스 - 멜키 카브레라(.309/.380/.515)

과거 90년대 양키스의 4회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 가운데, 3루수 브로셔스라는 선수가 있었다.(2001년 월드시리즈 5차전 9회말 김병현으로부터 동점 홈런을 뽑아냈던 주인공) 당시 양키스의 강함은 브로셔스같이 끈끈한 야구를 했던 선수들의 주화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최근 양키스에서 그런 역할을 해주는 선수를 꼽으라면 멜키 카브레라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왕년의 브로셔스를 보는 듯하다. 이제야 에이로드가 강압적(?)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시켰던 훈련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카브레라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스타트(4홈런 10타점 13득점)를 선보이며 팀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는 아직 24살에 불과하다.


오클랜드 - 다나 이블랜드(2승 1패 1.90)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5선발 경쟁에서 승리한 이블랜드는 정규시즌 개막과 더불어 더욱 뛰어난 피칭을 선보이고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이블랜드는 댄 하렌을 애리조나에 내주면서 받아온 선수 중에 한 명. ‘머니볼’로 유명한 빌리 빈 오클랜드 단장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작품인 셈이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92경기에서 2.61의 방어율을 기록할 정도의 수준급 유망주였으나 메이저리그 적응에 실패해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이블랜드. 이제는 높게 날아오를 시간이 왔다.


시애틀 - 카를로스 실바(3승 무패 2.83)

에이스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2승 무패 1.67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지만, 오버페이라고 평가되었던 카를로스 실바의 선전은 놀랍다. 빌 바바시의 과도한 투자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의외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지난해 미겔 바티스타와 제로드 워시번이 걸었던 길을 올해 실바가 그대로 걷고 있는 것.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4년간 4800만 달러를 받기로 되어 있는 실바이기에 앞으로의 성적 추이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할 것이다.


탬파베이 - 에릭 힌스케(.322/.394/.695)

지난해 탬파베이는 버려진 것이나 다름없었던 카를로스 페냐를 80만 불에 잡았다가 재미를 톡톡히 봤었다. 페냐와 마찬가지로 올해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팀에 합류했다가 스프링캠프를 통해 살아남은 힌스케도 마치 지난해의 페냐를 보는 듯한 활약으로 팀 관계자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힌스키에게 약속된 연봉도 80만 달러. 현재 5홈런 13타점을 기록 중인 힌스케는 페냐(.189/.333/.432)가 극심한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배팅 감각을 선보이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과연 힌스케는 제 2의 페냐가 될 수 있을까?


텍사스 레인저스 - ???

역시 안 되는 팀은 뭘 해도 안 되는가 보다. 현재 이 팀엔 답이 없다. 7승 16패로 메이저리그 최저승률을 기록 중인 것도 당연한 결과다. 신시네티에서 이적한 자쉬 해밀턴(21타점-리그 1위)이 혼자 분전하고 있지만 그 뒤를 받쳐줄만한 선수들의 활약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케빈 밀우드는 방어율(2.53)만 번지르르할 뿐, 32이닝에서 38개의 안타와 12개의 볼넷을 허용했을 정도로 투구 내용이 나빴다. 언제 방어율이 5점대로 치솟아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 에이로드와 박찬호의 영입으로부터 꼬이기 시작한 이 팀의 나쁜 상황은 언제나 풀리게 될지 기약이 없다.


토론토 - 제시 칼슨(1승 1홀드 1.59)

어쩌면 칼슨이야 말로 가장 ‘깜짝 스타’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선수인지도 모른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27살의 마이너리거. 20대 후반이 되도록 빅리그에 얼굴을 내비친 적이 없었던 칼슨은 시범경기에서 10이닝 1실점의 빼어난 투구로 호투를 하더니, 4월 10일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로 부름을 받았다. 이후 8경기에 등판해 11.1이닝을 던지는 동안 2실점, 6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허용했지만 14개나 되는 탈삼진을 잡아내며 막강 불펜 요원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팀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지만, 칼슨 개인으로서는 지금의 이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