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랜스 버크만, 휴스턴 역대 NO.1 타자를 꿈꾸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5. 15.
 

휴스턴 에스트로스의 스위치히터 랜스 버크만(32)의 방망이가 너무나도 뜨겁다.


15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린 버크만은 팀의 6:3승리에 공헌했다. 시즌 14호 홈런, 이로서 버크만은 같은 날 홈런을 추가한 체이스 어틀리(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더불어 메이저리그 홈런 부문 공동 선두를 지켰다. 40타점은 내셔널리그 단독 1위.


현재까지 버크만이 보여주고 있는 타석에서의 모습은 가히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라고 칭할 만하다. 홈런과 타점만이 아니라 0.388의 타율은 치퍼 존스에 이어 2위, 장타율(0.796)과 OPS(1.264)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적어도 지금 현재까지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는 랜스 버크만이다.


최근 1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등, 5월 들어 12경기에서 0.587(46타수 27안타)의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버크만의 기세는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빈약한 투수진 때문에 리그 최하위권으로 분류되었던 에스트로스가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의 상승세를 타며 56.1%의 승률(23승 18패)로 내셔널리그 5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도 버크만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버크만의 이러한 모습은 몇 년 전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다가 안타깝게 은퇴한 한 남자를 떠올리게 한다. 50년도 되지 않은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휴스턴에서 ‘프렌차이즈 사상 최고의 타자’라는 찬사를 한 몸에 받았던 선수, 바로 영원한 에스트로스의 1루수 제프 베그웰이다.


버크만은 그 등장부터가 베그웰의 후계자로써 주목을 받았다. 스위치히터라는 점은 우타자인 베그웰과 달랐지만, 타격 성향은 매우 흡사했다. 정교한 타격 기술과 정상급 선구안 능력, 그리고 홈런 파워까지. 버크만은 존경하던 선배의 은퇴와 동시에 그의 포지션을 물려받아 1루수로 전향했다.


휴스턴의 역대 타격 기록의 상당수는 바로 베그웰과 그의 절친한 친구 크레이그 비지오가 가지고 있다. 버크만이 2006년 136타점을 기록하면서 2000년 베그웰의 135타점을 넘어 팀 내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그 외의 다른 것은 아직 넘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의 버크만은 팀의 역대 기록지의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 위대한 두 선배의 이름을 모조리 지워버릴 태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현재까지 버크만의 성적을 162경기로 환산하면 타율을 비롯한 모든 비율 스탯과 홈런, 최다안타, 2루타, 득점 그리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타점 기록까지 모조리 팀 내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앞으로 페이스가 떨어질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홈런과 타점 부문의 기록 경신 가능성은 매우 높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부상으로 인해 제 기량을 잃어버렸던 베그웰과는 달리 버크만은 특별한 부상이 없다. 이대로 건강하게 40세 안팎까지 휴스턴을 떠나지 않고 선수생활을 지속하게 된다면 베그웰(449홈런 1529타점)이 가지고 있는 팀 역대 최다홈런과 최다타점 기록 경신(현재 273홈런 895타점)도 가능하다. 그 때가 되면 버크만에게 ‘NO.1 에스트로스’의 칭호를 물려주어도 되지 않을까.


항상 리그 정상급의 타격 실력을 자랑하면서도 MVP와는 인연이 없었던 버크만에게 올해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개인 성적과 소속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다면 MVP 트로피는 그의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제프 베그웰과 크레이그 비지오라는, 휴스턴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위대한 선배들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버크만의 행보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