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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쿠바 홈런왕 출신 알렉세이 라미레즈, 빅리그 적응 완료!

by 카이져 김홍석 2008. 6. 9.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2루수 Alexei Ramirez(26)가 시즌 4호 홈런을 터뜨리며, 이제는 자신이 메이저리그에 완전히 적응했음을 성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9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2루수 겸 9번 타자로 출장한 라미레즈는 홈런 하나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고, 팀은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활발한 타격 덕에 12:2로 승리했다. 이로써 6연승을 기록한 화이트삭스는 지구 2위인 미네소타를 5경기 반 차이로 멀찌감치 따돌리고 독주 채비를 마쳤다.


라미레즈는 지난 오프시즌 기간 동안 미국으로 망명해 화이트삭스와 계약한 쿠바 출신의 2루수로서, 쿠바 리그에서 홈런왕을 차지했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선수다.


화이트삭스는 4년간 475만 달러라는 헐값으로 쿠바 국가대표 2루수를 붙잡는 데 성공해, 수천만 달러를 들여 일본 출신의 후쿠도메와 구로다를 붙잡은 시카고 컵스와 LA 다저스에 비해 효과적인 투자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라미레즈의 활약은 무척 미미했다. 4월까지 그는 14경기에 출장해 타율 .121의 민망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홈런은 없었고 타점은 단 2개에 불과했다. 쿠바 리그에서 검증된 선수치고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 때문에 경기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아지며 점점 팬들의 시선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5월이 되자 라미레즈에게 조금의 변화가 있기 시작했다. 19경기에서는 .295의 수준급 타율을 보여준 것. 홈런도 2개가 있었고 5타점 10득점 2도루를 곁들였다. 그리고 맞이한 6월, 라미레즈는 이제야 빅리그에 완전히 적응했다는 듯 펄펄 날고 있다. 6월의 7경기에서 라미레즈는 타율 5할(28타수 14안타)의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7경기에서 2개의 홈런과 더불어 9타점을 기록 중이다.


적응이 덜 된 4월을 제외한 성적은 25경기에서 타율 .360에 4홈런 14타점. 어디에 내놔도 전혀 손색이 없는 특급 2루수의 성적이다. 어느새 시즌 타율도 .295로 끌어 올려 3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현재의 좋은 페이스라면 곧 타격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서 쿠바 출신의 선수는 우승과 인연이 많았다. 리반과 올랜도 에르난데스 형제를 영입했던 플로리다 말린스와 뉴욕 양키스는 그들의 활약으로 월드시리즈를 재패했다. 화이트삭스도 지난 2005년 쿠바출신의 호세 콘트라레스가 맹활약한 덕분에 우승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이제 화이트삭스는 진지하게 포스트 시즌 진출과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상정할 때다. 카를로스 쿠엔틴(16홈런 53타점)과 개빈 플로이드(7승 3패 3.10) 등 예상치 못했던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덕에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올해, 알렉세이 라미레즈까지 그 대열에 가세한다면 3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도 꿈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