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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불운한 매덕스, 또다시 불펜 투수들이 승을 날리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6. 12.
 

역대 9번째 350승의 주인공인 ‘마스터’ 그렉 매덕스가 또다시 불펜 투수들의 블론 세이브로 인해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올해만 벌써 5번째다.


한국시간으로 11일 LA 다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매덕스는 단 70개의 공으로 6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는 피칭의 마스터다운 효과적인 피칭을 과시한 후 6회말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되었다. 스코어는 2:1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앞서고 있던 상황, 그대로 끝났다면 매덕스의 시즌 4승이자 통산 351번째 승리가 될 터였다.


하지만 매덕스가 마운드를 떠나자마자 잠에서 깨어난 다저스 타선은 7회에 등판한 4명의 투수들을 4안타 2볼넷으로 두들겨 4득점에 성공, 결국 매덕스의 승리는 날아갔다.


매덕스는 지난달 11일 350번째 승리를 거둔 후 한 달 동안 계속해서 승수 추가에 실패하고 있다. 시즌 성적은 14경기에서 3승 4패. 승패가 기록되지 못한 7경기 중 무려 5경기가 구원 투수들의 블론 세이브로 인해 매덕스의 승이 날아간 경우다.


매덕스는 현재 3.33의 좋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예전처럼 매 경기마다 7이닝을 책임지는 확실한 에이스의 모습은 아니지만, 저 방어율은 2002년 이후로 가장 좋은 기록이다.


4월 19일 경기에서는 전날 연장 22회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불펜이 완전히 소진된 상황에서 근 2년 만에 100구 이상(113구)을 던지며 7회까지 마운드에서 버텨주는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 경기에서 매덕스는 데뷔 후 처음으로 9점이나 되는 자책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매덕스가 그토록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교롭게도 승운이 따라주지 않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올해 매덕스에게는 여러 가지 기록이 걸려있다. 다승 역대 8위인 로저 클레멘스의 354승을 뛰어 넘어, 라이브볼 시대(1920년 이후) 최다승 기록인 워렌 스판의 363승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첫 3경기에서 2승을 거둔 후, 3연승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트레버 호프만의 블론 세이브로 350승을 실패한 후, 대기록 달성은 한 달이나 미뤄졌다.


350승을 달성한 이후로도 한 달째 승이 없다. 이대로라면 메이저리그 기록인 20년 연속 두 자리 승수의 기록마저 위태로울 지경이다. 게다가 그 20년 동안 매덕스는 매년 최소 13승 이상을 기록해왔었다. 14경기에서 3승에 그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남은 경기 동안 10승을 거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올 시즌은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 당한 존 스몰츠를 비롯해 커트 쉴링,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즈, 탐 글래빈 등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투수들의 대부분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고생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서도 건강한 모습으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42살의 매덕스는 올드 팬들에게 꿈인 동시에 희망이다.


지치지 않는 열정과 승리를 향한 갈급함으로 마운드에서 투지를 불태우고 있는 한 노장 선수에게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