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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마쓰이, 그랜드슬램으로 자신의 생일 자축하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6. 13.
 

뉴욕 양키스의 마쓰이 히데키(34)가 만루홈런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올 시즌 7호 홈런이며 개인 통산 5번째 그랜드슬램이다.


한국시간으로 13일 열린 뉴욕 양키스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경기는 5회까지 치열한 투수전 양상을 띠었다. 오클랜드 선발 조 블랜튼은 5회까지 양키스 타선을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양키스 선발 앤디 페티트도 2회말 1실점 하긴 했으나 이후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아 경기는 1:0의 긴장감 넘치는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승부의 균형이 갈린 것은 6회 초. 마쓰이는 데릭 지터의 안타에 이은 바비 어브레유와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볼넷으로 인한 무사 만루 찬스에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포를 터뜨렸다. 1회 2사 1,2루 찬스와 4회 1사 1루의 상황에서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난 것을 단번에 씻으며 팀을 승리로 이끈 귀중한 한 방이었다.


마쓰이의 만루 홈런으로 인해 경기는 양키스가 4:1로 승리했다.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페티트는 시즌 6승(5패)째를 챙겼고, 블랜튼은 단 한번의 실투로 인해 9패(3승)의 멍에를 써야만 했다. 지난 달 19일 이후로 홈런이 없었던 마쓰이는 오랜만에 홈런 맛을 보며 시즌 성적을 7홈런 33타점으로 끌어올렸다.


마쓰이는 이치로 스즈키와 더불어 일본 프로야구 출신의 메이저리그 타자 가운데 가장 성공한 선수. 더군다나 올해는 이치로보다 페이스가 좋다. 이치로가 데뷔 후 처음으로 2할대 타율(.288)로 6월을 보내고 있는 것과 달리 마쓰이는 한때 리그 타율 1위에 오르기도 하는 등 현재까지 .322의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시절만큼의 파워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지만 중심 타선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이다.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부상으로 팀을 이탈해 있는 기간에도 부활한 제이슨 지암비(15홈런 37타점)와 더불어 팀의 중심축 역할을 했었다.


오클랜드와의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한 양키스는 34승 33패를 기록하며 이날 패한 토론토 블루제이스(34승 34패)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전에 양키스는 31승 31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로 올라섰고, 이후 63승 37패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그들의 힘은 투수력이 아니라 타력이었고, 그것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P.S. 기사 작성 당시에는 미쳐 알지 못했었는데, 알고보니까 이 경기가 있었던 날(미국시간 6월 12일)이 마쓰이의 34번째 생일이로군요. 자기 생일을 자신의 만루홈런으로 자축하고 팀 승리까지. 굉장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