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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브래드 페니 7연패, 다저스 이제는 결단할 때

by 카이져 김홍석 2008. 6. 15.
 

LA 다저스의 에이스인 Brad Penny가 또 다시 실망스런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패전 투수가 됐다. 이제는 어떠한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다.


한국 시간으로 15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페니는 4회 2아웃까지 탈삼진 하나 솎아내지 못하고 7안타 2볼넷을 허용하며 7실점했다. 경기는 12:7 디트로이트가 승리했고, 페니는 올 시즌 9번째 패배(5승)를 당했다. 지난 5월 3일 경기에서 5승째를 따낸 이후 8번의 등판에서 단 1승도 없이 7연패를 기록 중이며, 시즌 방어율도 5.88까지 치솟았다.


페니는 현재 정상 컨디션이라고 볼 수 없다. 첫 7경기에서 5승 2패 방어율 3.19로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더니, 이후의 8경기에서는 방어율이 무려 8.52로 치솟으며 7연패를 당했다. 에이스라 부르기 민망한 정도가 아니라, 메이저리그급 투수로서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페니의 주 무기는 강력한 패스트볼(fastball)과 그것을 보조하는 커브와 체인지업이다. 패스트볼의 구사 비율이 70%가 넘어가면서도 그가 에이스급 투수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페니의 직구가 강력한 위력을 자랑했기 때문.


페니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직구를 던지는 선발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2006년에는 평균 시속 93.9마일(151.2km), 지난해에는 93.4마일(150.4km)을 기록하며 2년 연속으로 내셔널리그의 선발 투수 1위를 차지했다. 엄청난 구속과 구위를 자랑하는 묵직한 포심이 페니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날 경기에서도 페니의 76개의 투구 가운데 52개가 직구였다. 하지만 그 평균 구속은 시속 91.7마일(147.6km)에 그쳤다. 단 2마일 정도 차이지만, 패스트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페니로서는 큰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홈런 2개를 포함해 7개의 피안타 가운데 6개가 직구를 던졌다가 얻어맞은 것이었다.


패니 스스로도 지독스러울 만큼 직구를 고집했다. 평소에는 13~14%정도의 비율로 섞어주던 커브도 단 4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오로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콤비네이션으로 일관했지만, 스피드가 떨어진 직구로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만만하지 않았다. 결국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던 실이 끊어진 4회 6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던 것이다.


팀의 연패를 끊어줘야 할 에이스의 부진은 현재 다저스의 큰 부담이다. 더군다나 선발 투수 가운데 패보다 승이 많은 투수가 단 한 명도 없다. 불펜은 박찬호와 궈홍즈 등의 활약으로 15승 6패 방어율 2.95의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선발 투수들은 4.56의 방어율로 16승 30패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유난히 승운이 따라주지 않는 것도 있지만, 호투와 난타를 넘나드는 널뛰기 피칭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제이슨 슈미트는 아직 복귀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소식이다. 이런 와중에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좌우 롱릴리프 궈홍즈(3승 3패 2.01)와 박찬호(2승 1패 1.96)를 그대로 불펜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낭비일 수도 있다. 두 투수 모두 원래 선발투수였으며, 무엇보다 다저스의 상황이 그다지 여유로운 편이 아니다.


믿었던 에이스마저 무너지며 또다시 3연패의 늪에 빠진 LA 다저스(31승 36패). 이제는 특단의 조취를 취해야 할 때다. 에스테반 로아이자와 앤드류 존스 등으로 인해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을 피하기 위한 네드 콜레티 단장의 어리석은 고집이 계속 이어진다면 다저스는 5할 승률에 근접하기도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