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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10승' 애런 쿡, ‘콜로라도 역대 최고 투수’를 노린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6. 16.
 

콜로라도 로키스의 Aaron Cook(29)이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위기상황을 효과적으로 잘 넘기며 시즌 10승째을 따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 가운데서 4번째 두 자리 승수이며 내셔널리그에서는 브렌든 웹(11승)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시간으로 16일 U.S. 셀룰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쿡은 6이닝 동안 29명의 타자를 맞아 10안타 2볼넷을 허용했으나 실점은 단 3점만 허용했다. 10안타 가운데 7개가 단타였고, 외야수들의 효과적인 수비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2회를 제외하곤 매회 주자를 내보내며 힘들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결국 팀이 5:3으로 승리하며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8안타를 친 로키스가 11안타의 화이트삭스를 제압한 것이다. 물론 이는 쿡의 노련함이 빛난 결과였다.


쿡은 15번의 등판 만에 10승(3패)을 따냈다.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시즌 방어율도 3.29(NL-12위)로 매우 준수한 편이다. 더군다나 이번의 10승은 쿡이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이루어낸 두 자리 승이다. 그것을 시즌의 43%가량이 진행된 6월 중순에 이루어낸 것.


현재까지의 성적을 풀 시즌으로 환산하면 34경기 237이닝 21승이 된다. 이는 방어율과 다승 그리고 투구 이닝에 이르기까지 역대 콜로라도 투수 가운데 최고의 성적이다.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렸던 쿠어스 필드를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콜로라도 투수들은 20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금까지 콜로라도 투수로서 가장 많은 승리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의 제프 프랜시스를 비롯한 3명의 투수가 17승을 거둔 것이 전부다. 지난해 프랜시스가 18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현재 쿡의 성적이라면 17승을 넘어 20승까지 도전할 수 있다. 11번의 퀄리티 스타트 가운데 10번이나 승리를 챙겼을 정도로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는 타선의 지원도 좋은 편이다. 지난 2003년 지금은 휴스턴 에스트로스의 ‘노-디시즌’ 전문 선발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션 채컨이 전반기에만 11승을 따내며 20승에 대한 기대를 가지기도 했으나, 후반기 들어 부진과 부상이 겹치면서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고 꿈을 접어야 했다.


방어율도 로키스 투수로는 기록적인 수준이다. ‘휴미더(습도 조절장치)’를 이용해 경기에서 사용하는 공에 습기를 공급한지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로키스 투수의 3점대 방어율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1993년 리그에 뛰어든 후 15번의 정규 시즌을 치르는 동안 콜로라도 투수의 3점대 방어율은 딱 두 번만 나왔다. 2004년의 조 케네디(3.66)와 2006년의 제이슨 제닝스(3.78)가 그 주인공들이다. 개막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꾸준히 좋은 피칭을 보여주고 있는 쿡의 현재 컨디션이라면 케네디보다 낮은 방어율을 기록하며 팀 내 기록을 세울 가능성은 충분하다.


15년 동안 콜로라도의 투수로서 10승과 4점대 방어율 그리고 200이닝을 동시에 이루어낸 것도 지난해의 제프 프랜시스(17승 215.1이닝 방어율 4.22)가 처음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쿡이 20승과 3점대 초반의 방어율 그리고 200이닝을 동시에 달성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말 꿈과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쿡이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초의 20승 투수로 등극하며 ‘로키스 역사상 최고의 투수’로 등극할 수 있을까. ‘에이스급 투수’에 굶주려 있는 로키스 팬들의 관심이 애런 쿡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쿡은 지난 2004년 양쪽 폐에 피가 응고되는 증상으로 은퇴의 기로에 섰다가 멋지게 재기에 성공한 ‘인간승리’의 주인공이기에 지금의 이러한 성공이 더욱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