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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벤 시츠 시즌 3번째 완투승으로 사이영상 정조준

by 카이져 김홍석 2008. 6. 24.
 

메이저리그에는 ‘부상만 없다면 사이영상’이라는 평가를 받는 투수들이 몇 명 있다. 그 중에서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리치 하든과 밀워키 브루어스의 벤 시츠가 ‘부상으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선수’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그리고 올 시즌 벤 시츠는 ‘건강한 자신’이 얼마나 좋은 투수인지를 실력으로 증명하고 있다. 시즌 9번째 승리를 완투승으로 장식한 시츠의 현재 페이스는 충분히 사이영상을 노려볼만하다.


한국시간으로 24일 터너 필드에서 열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시츠는 치퍼 존스(.393)가 빠진 상대타선을 9이닝 동안 4개의 안타로 묶으며 무사사구 1실점 완투쇼를 펼쳤다. 탈삼진은 7개였으며, 시즌 방어율은 2.59(NL 3위)로 끌어내렸다.


시츠의 완투승은 올해 들어 벌써 3번째다. 이미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7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기록했고, 지난달 22일에는 피츠버그를 상대로 1실점 완투승을 거둔바 있다. 15경기에 출장해 9승 1패를 기록하고 있는 그의 팀 공헌도는 길게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


4월 말 경에 삼두근에 가벼운 통증을 느껴 로테이션을 한 번 걸렀을 때는 코칭 스태프를 비롯해 팬들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건강하게 자신의 순서를 지키며 평균 7이닝을 소화하는 완벽한 에이스의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밀워키(42승 34패)가 리그에서 3번째로 높은 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시츠가 등판한 경기에서 11승(4패)을 챙겼기 때문.


애틀란타와의 경기에서 시츠는 최고 시속 96마일(155km)에 달하는 강속구와 80마일대 초반에 형성되는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예전부터 시츠의 파워커브는 낙차가 큰 배리 지토의 커브와 더불어 명품으로 손꼽혔다. 지토는 그 커브의 위력을 상실하면서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지만, 지토가 갖추지 못한 강속구를 겸비한 시츠는 여전히 강력하다.


지난해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밀워키가 리그에서 대표적인 약체 팀 가운데 하나였고, 그 자신 스스로도 부상을 자주 당한 터라 시츠의 통산 시즌 최다승은 12승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제 밀워키는 강팀이 되었고, 부상만 없다면 18승 이상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 되었다.


지난 2004년 리그 방어율 3위(2.70), 탈삼진 2위(264개)에 오르고도 12승에 그치는 바람에 사이영상 투표에서 8위에 머물렀던 불운한 투수 벤 시츠. 올해는 건강함을 끝까지 유지하며 그 때의 한을 풀 수 있을까. 경쟁자들의 면면도 만만하진 않지만, 시츠도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 가운데 한 명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