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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다시 한 번 활활 타오르는 텍사스의 불꽃 타선

by 카이져 김홍석 2008. 7. 15.
 

후안 곤잘래스라파엘 팔메이로가 팀의 중심타선을 형성했던 90년대 중후반부터 텍사스 레인저스는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타격 팀으로 군림했다.


이후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영입으로 인해 강한 타격의 면모를 이어가던 텍사스는 마이클 영, 행크 블레이락, 마크 테익세이라 등이 성장하면서 최근까지도 그 명성을 유지했다. 올해도 텍사스의 타선은 리그 최강이다.


레인저스는 현재 경기당 평균 5.60점을 기록하며 리그 2위인 보스턴 레드삭스(5.10점)와 내셔널리그 1위인 시카고 컵스(5.34점)을 제치고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그리고 이러한 타격은 올스타로 선정된 4명의 타자들이 활발하게 팀 타선을 주도한 덕분이기도 하다.


1961년에 탄생해 48년이라는 짧지 않은 역사를 자랑하는 텍사스에서 한 번에 4명이나 되는 타자들을 올스타 로스터에 등재시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거기다 이들의 성적은 모두가 주전 라인업에 포함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전반기가 끝난 현 시점에서, 메이저리그 최강의 타선을 이끌고 있는 주인공 4명의 성적을 한번쯤은 주목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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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올 시즌 텍사스 타선을 논하자면 인간승리의 주인공이자 강력한 시즌 MVP 후보 중 한 명인 자쉬 해밀턴이 가장 먼저 언급되어야 할 것이다. 실패한 유망주에서 강력한 ‘타점 머신’으로 변신한 그는 리그 타점 순위에서 2위인 카를로스 쿠엔틴(70타점)에 무려 25개나 앞서있다. 출장 경기수 보다 많은 타점을 기록 중인 해밀턴의 최종 예상 성적은 36홈런 162타점이다.


해밀턴과 함께 ‘악동 출신 클린업’을 이루고 있는 밀튼 브래들리는 출루율과 장타율에서 아메리칸리그 1위에 올라 있다. 현재 OPS(장타율+출루율)가 10할 이상인 유일한 타자이기도 하다.


잔부상으로 경기를 자주 결장한 바람에 누적 스탯이 부족해 보일 뿐, 후반기 들어 꾸준하게 경기에 출장하기만 한다면 그 또한 MVP 후보로 손색이 없다. 해밀턴이 3번 타순에서 맘껏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는 것도 뒤에 브래들리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올스타 투표에서 이안 킨슬러는 비인기 팀의 설움을 톡톡히 맛봐야만 했다.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 킨슬러는 리그 타격 1위에 올라 있으며, 득점과 최다안타(134개), 2루타(34개) 부문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최다안타의 경우는 이 부문 3연패를 노리고 있는 이치로(119개)를 다소 큰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이라 더욱 돋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스타전 선발 2루수를 인기팀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더스틴 페드로이아(67득점 9홈런 9도루)에게 내주고 말았다. 그렇지만 조금만 관심이 있는 팬이라면 진정한 올 시즌 최고의 2루수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유격수 마이클 영도 킨슬러처럼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도 넘치는 인기를 감당치 못하는 데릭 지터(타율 .284)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렇지만 지난해까지 5년 연속 3할-200안타를 달성하고 올해 6년 연속을 노리는 이 타자야말로 아메리칸리그의 전체 유격수들 가운데 공수에서 가장 균형 잡힌 선수라는 사실을 부인할 이는 없을 것이다.


킨슬러-영-해밀턴-브래들리로 이어지는 레인저스의 상위타선은 상대 투수들에게 악몽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그들 외에도 데이빗 머피(13홈런 60타점)와 라몬 바즈케즈(.310) 등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고, 3루수 행크 블레이락(.299)도 곧 복귀를 앞두고 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29위를 차지하고 있는 팀 방어율에도 불구하고,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타격 명가’의 위상을 만천하에 알리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 야구가 단순한 ‘투수놀음’이 아니라는 것을 텍사스는 막강한 방망이로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