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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 메이저리그 전반기 결산(1) - Award

by 카이져 김홍석 2008. 7. 16.

지난 20년 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배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가 없는 시즌이 어느새 절반을 훌쩍 넘어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았다. 이제 메이저리그는 3일간의 올스타 휴식기간을 가진 후 한국시간으로 18일부터 후반기 돌입한다. 드디어 본격적인 순위경쟁 레이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2008년 전반기도 지난해만큼이나 재미있는 사건이 많았다. 작년이 선수들 개개인의 기념비적인 기록이 팬들의 주목을 끌었다면, 올해는 하위권 팀들의 반란과 강호들의 몰락이 눈길을 끌었다. 후반기에도 그러한 열띤 레이스가 이어질 전망.


후반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전반기에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찾아보고, 각종 개인 타이틀 수상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선수들을 살펴본다. 살펴볼 것은 각 리그별 MVP와 사이영상 그리고 신인왕이다.


▷ AL MVP - 자쉬 해밀턴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은 상황이라 팀 승률이 5할 이상이어 후반기의 성적에 따라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팀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가장 개인성적이 뛰어난 선수를 찾았다. 그리고 그 결과 선정한 선수가 오직 타격의 힘으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인 텍사스 레인저스(50승 46패)의 자쉬 해밀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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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더비에서 영웅으로 떠오르며 전국구 스타가 될 채비를 마친 해밀턴의 전반기 페이스는 그야말로 가공하다. 개인성적으로 보자면 팀 동료인 이안 킨슬러와 밀튼 브레들리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에 맞설 수 있는 적수가 보이지 않을 정도. 특히 리그 2위권 보다 25개나 앞서 있는 독보적인 타점이 눈길을 끈다.


물론 후반기에 경쟁상대가 될 만한 선수들은 만만치는 않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카를로스 쿠엔틴과 저메인 다이도 훌륭한 선수들이며 또다시 뉴욕 양키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게 된다면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존재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미 전세계의 많은 야구팬들은 감동적인 인간승리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는 해밀턴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 NL MVP - 헨리 라미레즈

다소 의외의 결정이라고 생각할 팬들이 혹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팀성적+개인성적의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지금 현재 내셔널리그에서 헨리를 따라갈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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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성적에서 가장 독보적인 성적을 기록 중인 랜스 버크만은 소속팀 휴스턴이 44승 51패로 지구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터라 제외시켰다. 애틀란타(45승 50패)의 치퍼 존스도 마찬가지. 아무리 홈런-타점 1위라고 해도 라이언 2할대 초반의 타율로 200삼진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라이언 하워드의 손을 들어줄 수는 없었으며, 채이스 어틀리는 최근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 부상자 명단에 올라 많은 경기를 결정한 알버트 푸홀스의 경우도 마찬가지. 5할 승률 팀이 하나도 없는 서부지구는 고려할 가치조차 없다.


그런 와중에서 라미레즈의 활약은 팀 성적과 더불어 빛을 발한다. 비록 한 때 내셔널리그 전체 선두를 달리던 만큼의 좋은 페이스는 아니지만 미겔 카브레라를 트레이드로 내보냈음에도 불구하고 5할 승부를 벌일 수 있었던 것은 이 특급 유격수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무엇보다 23홈런 23도루를 기록 중인 헨리의 예상 시즌 성적은 40홈런 40도루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 AL 사이영상 - 클리프 리

사실 개인적인 취향은 클리프 리보다는 로이 할라데이 쪽에 가깝다. 경기당 평균 7.6이닝을 소화해주는, 즉 매 경기마다 8회 투아웃까지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그의 이닝 소화 능력이 너무나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칸리그 선발투수로 내정된 리의 성적은 전반기 사이영상 수상자로 전혀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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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는 위 표에 나타난 세 선수의 경합이다.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이들과 견줄 수 있을만한 투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후반기에 특별한 이변(특히 부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도 이들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승 1위인 리와 방어율 1위인 듀크셔. 그리고 이닝에서 압도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로이 할라데이. 결국 올 시즌의 최종 승자는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쉰 듀크셔보다는 리와 할라데이의 경합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때 가면 투표권을 지닌 기자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게 될까? 참고로 할라데이는 현재까지 7완투 2완봉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3번이 완투패다.


▷ NL 사이영상 - 팀 린스컴

애리조나의 브랜든 웹이 최근 부진에 빠지며 방어율이 급상승하는 바람에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구도는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그 때문에 여기에서는 웹 대신 에디슨 볼케즈의 이름을 예상한 팬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사이영상 수상자로서의 기본적인 자격조차 갖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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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당 6이닝을 겨우 넘기는 볼케즈의 시즌 종료시점에서의 예상 투구이닝은 193이닝에 불과하다. 과거 2002년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전례를 보건데, 200이닝을 채우지 못한 투수는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더라도 사이영상 투표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린스컴은 사이영상을 수상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다승 3위 방어율 2위 탈삼진 1위에 올라 있는 그의 성적은 전체적인 균형에서 가장 뛰어나다. 하지만 역시나 독보적이지도 않기에 후반기에는 많은 후보들과 경합을 벌여야만 할 것이다. 위에 나열된 투수들도 모두 만만치 않은 선수들이며 현재까지 8승에 그치고 있지만 뉴욕 메츠의 요한 산타나도 결코 경시해서는 안 될 투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만약 투표권이 주어진다면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당당히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애런 쿡에게 표를 던질지도 모르겠다.


▷ AL 신인왕 - 에반 롱고리아

자신의 FA 취득 시기를 조금이라도 더 늦추려는 팀의 계략(?)에 의해 개막 후 보름이 지나서야 메이저리그에 올라올 수 있었던 롱고리아는 단숨에 경쟁자들을 제치고 리그 최고의 신인으로 우뚝 섰다. 이미 올스타전 출장까지 결정되었으며, 1997년 노마 가르시아파라 이후 신인 자격으로 홈런더비에 출장한 첫 번째 선수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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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롭게 선발투수로 변신하고 있는 조바 체임벌린과 오클랜드의 돌풍을 주도한 신인 투수 그렉 스미스도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지만 롱고리아에 견줄 정도는 아니다. 스미스의 경우는 리그 10위의 좋은 방어율을 기록하고도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리그 도루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보스턴의 자코비 엘스버리가 지난해 더스틴 페드로이아에 이어 2년 연속 신인왕에 도전하고 있지만 30홈런 100타점이 예상되는 롱고리아의 벽은 생각보다 높다.


▷ NL 신인왕 - 조반니 소토 & 자이어 저젠스(Jair Jurrjens)

둘 중 굳이 한 명을 선정하자면 포수인 조반니 소토가 되겠지만, 시즌이 마감할 시점이 되면 저젠스의 평가도 어떤 식으로 변할지 알 수가 없다. 크게 주목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저젠스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신인 선발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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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토는 전국구 인기팀인 컵스 소속인 덕에 올스타전에도 스타팅 포수로 선발되었다. 포수로서 30홈런 100타점에 도전하고 있는 개인성적도 전혀 나무랄 데 없는 수준. 애틀란타 막강 투수진의 계보를 이을 후계자로 등장한 저젠스의 성적도 훌륭하다. 신인왕을 향한 이 두 선수의 후반기가 무척이나 기대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두 선수를 공동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으로 선정해 본다.


당초 가장 큰 기대를 받은 후쿠도메와 구로다, 이 두 일본프로야구 출신의 투타 콤비에게는 미안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들은 명함조차 내밀기 민망한 상황이다. 물론 1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두는 등 뛰어난 투구내용을 선보였던 구로다는 자신이 다저스 소속이라는 사실을 안타까워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