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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Sports

박태환, 펠프스의 8관왕을 저지하라!

by 카이져 김홍석 2008. 8. 11.
 

‘펠프스를 위한, 펠프스에 의한, 펠프스의 올림픽’


이번 올림픽 최대의 이슈는 단연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3)다. 이미 지난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6개의 금메달을 따낸 바 있는 펠프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사상 초유의 8관왕에 도전한다.


펠프스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단일 올림픽 최다 관왕’ 기록과 ‘역대 올림픽 최다 관왕’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우겠다는 각오다. 단일 올림픽 기록은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미국 수영 대표로 출전한 마크 스피츠의 7개이며, 통산 최다 금메달 기록은 미국의 육상 영웅인 칼 루이스를 비롯한 4명이 가지고 있는 9개.


이변이 없는 한 통산 기록 경신은 확정적이고, 단일 기록 경신 가능성도 충분하다. 펠프스는 지난해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5개의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7관왕에 오른 전력이 있다. 이번에는 그 개수를 8개로 늘리겠다는 각오다.


펠프스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자유형 200m, 개인혼영 200m와 400m, 접영 100m와 200m, 4×100m와 8×00m 자유형 계영, 4×00m 혼계영의 8개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을 노린다. 이미 첫 단추인 개인혼영 400m에서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여유 있게 우승했고 두 번째인 자유형 4×100m 계영에서도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자유형 200m도 결승에 진출한 상태. 결승에서 박태환과의 격돌을 기다리고 있다.


자유형 200m는 펠프스가 지난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지 못한 2개 종목 가운데 하나다. 확실할 것으로 예상했던 남자 400미터 계영에서 남아공 등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동메달에 그쳤고, 200미터에서도 당시 세계 기록 보유자였던 이언 소프(호주)와 피터 반 덴 호헨반트(네덜란드)에 밀려 3위에 머물고 말았다.


지난 대회에서 자유형 200m의 제왕은 자신이 아닌 소프였다. 그 때문에 당시 펠프스가 도전한 것은 8관왕이 아닌 7관왕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펠프스는 2007년 3월 세계 선수권에서 1분 43초 86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소프의 6년 묵은 기록(1분 44초 06)을 갈아치웠다. 이제는 그가 진정한 제왕이다. 세계 선수권 8관왕에 실패한 것은 혼계영 400m에서 미국팀이 부정출발로 실격했기 때문. 그러한 ‘불의의 사고’만 아니면 8관왕은 충분히 그의 것이 될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펠프스의 8관왕을 위협할 유일한 요소는 남자 자유형 4×100m 계영에서의 프랑스 대표팀이라는 것이 당초의 예상이었다. 자유형 100m 세계 신기록 보유자인 알랭 베르나르를 앞세운 프랑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미국 대표팀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정작 결승에서는 프랑스의 마지막 주자인 베르나르가 앞서 있던 상황에서 우위를 지켜내지 못하며 역전을 허용, 금메달을 미국에 넘겨주고 말았다. 이 날 경기의 영웅은 미국의 4번째 주자로 나서 ‘세계 최강’ 베르나르를 제친 제이슨 리젝이었지만, 언론의 초점은 2관왕을 달성한 펠프스에게 맞춰졌다.


‘이제 펠프스의 8관왕을 가로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것이 미국 현지 언론의 반응이다. 실제로도 객관적인 평가는 그러하다. 팀 동료의 선전으로 인해 유일한 장애물을 넘어섰고, 난관인 자유형 4×100m 계영을 넘어선 이상 나머지 두 종목의 계영은 우승이 거의 확실하다. 개인으로 출전하는 5개 종목의 세계 신기록은 모두 자신의 차지. 과연 무엇이 그의 앞을 가로막을 수 있을까?


그런 상황이기에 한국의 ‘마린 보이’ 박태환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자유형 4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건 천재소년은 세계 언론이 그를 향해 ‘기껏해야 은메달이나 동메달’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을 때 모든 라이벌들을 제치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자유형 200m 예선에서 또다시 아시아 신기록(1분 45초 99)을 2위로 통과한 박태환은 12일 열리는 결승에서 5레인에 배정된다. 그의 양 옆에는 예선을 1위로 통과한 피터 반더카이(4레인)와 4위로 통과한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6레인)가 서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분명 박태환에게 호재다.


400m에서도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그랜트 헤켓(호주)과 라스 젠슨(미국) 사이에서 레이스를 펼쳐 페이스 조절이 용이했던 기억이 있다. 200m 결승에서도 가장 강력한 메달 후보 3명이 나란히 서게 되었으며, 그 가운데 박태환이 위치한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사이트인 SI.com에서는 자유형 200m에서 펠프스가 금메달, 피터 반 덴 호헨반트가 은메달, 박태환이 동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세계 선수권 대회와 같은 결과. 하지만 호헨반트가 이 종목의 출전을 포기했고 그것은 이제 펠프스의 대기록 달성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가 박태환이라는 뜻이다.


박태환의 2관왕 도전. 이것은 펠프스의 8관왕을 저지하기 위한 도전이기도 하다. 언제나 우리기에 기적을 보여줬던 천재 소년 박태환. 다시 한 번 우리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길 간절히 바란다.


박태환과 펠프스의 기록 차는 약 2초 가량. 펠프스가 예선에서 4위에 그쳤던 것은 2시간 후 있을 계영 결승을 의식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기록 면에서는 차이가 크지만, 그것은 항상 그래왔지 않은가. 언제나 자신의 기록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넘어서며 성장해왔던 아시아의 천재 박태환. 이번에는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 차례다. 펠프스의 8관왕을 저지하러 가자!


가자! 박태환! 세계에 너의 이름을 널리 알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