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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Sports

‘귀화’ 양궁대표 김하늘의 아쉬운 도전 실패

by 카이져 김홍석 2008. 8. 13.

‘올림픽 출전’ 이라는 꿈을 위해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등질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사나이. 호주의 남자 양궁 대표로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김하늘(Sky Kim)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그 어려운 선택을 하면서까지 올림픽을 향한 열의를 불태웠던 김하늘(Sky Kim)은 결국 메달을 향한 꿈을 접어야만 했다.


32강 탈락.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대한 꿈과 금메달을 향한 소원에 자신의 인생을 던졌던 한 사나이의 도전은 이처럼 아쉽게 불발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김하늘은 13일 올림픽 삼림공원 양궁장에서 벌어진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가볍게 예선을 통과하고 64강전에서도 승리했으나, 32강전에서 마지막 한 발이 빗나가는 통한의 실수를 저지르며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11번째 발까지 103-101로 김하늘이 앞섰다. 마지막 발에서 9점만 쏘더라도 승리가 확정되는 상황. 하지만 그 중요한 상황에서 그는 남은 한 발을 7점에 쏘는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고, 결국 골드를 맞춘 폴란드의 야첵 프록에게 110-111, 1점차로 지고 말았다. 뼈아픈 실수 한 번이 그의 꿈을 앗아가고 만 것이다.


한때 한국을 대표하는 궁사(2003년 뉴욕 선수권대회 우승)이기도 했던 김하늘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예선에서 탈락한 후, 호주 양궁협회의 제안을 받고 호주로 건너갔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도 어렵다는 한국 대표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한 김하늘이 올림픽의 꿈을 이루기 위해 택한 것은 바로 ‘귀화’였다.


김하늘이 호주양궁협회의 제안을 받고 귀화를 결정했던 것은 좋은 조건과 영주권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올림픽 출전이 소원이었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한국에서 크게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어중간한 실력을 갖춰 올림픽 출전은 전망이 없었다"며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은데 이민오라는 호주의 제의에 2년 동안 심사숙고해 건너갔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그렇게 출장한 이번 베이징 올림픽. 때마침 호주 국가 대표 양궁 감독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오교문이었고, 그의 지도를 받은 김하늘은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에이스 임동현과 3번 맞붙어서 2번 승리했을 만큼 자신감에 차있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그를 위한 무대가 아니었다. 단체전에서는 폴란드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하며 16강에서 탈락했고, 개인전에서도 32강에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과연 김하늘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아본 것만으로도 그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만족할 수 있을까?


평생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국적까지 바꾸는 과감한 결단을 한 그의 선택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짙게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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