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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롯데 11연승은 챔피언 SK에게 던지는 도전장!

by 카이져 김홍석 2008. 9. 3.

[프로야구 9/2 경기 결과]


[사직] 롯데(11연승) 8 : 3 LG(1패)

▶  4연승 + 9연승 + 7연승 = 20연승!

승: 장원준(11승 7패 3.05)
패: 심수창(4승 5패 5.09)
홈: LG - 조인성(7), 롯데 - 강민호(15)

이제는 어떠한 수식어를 붙인다는 것 자체가 식상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도대체 이 끝을 알 수 없는 광란의 질주는 언제쯤 브레이크가 걸릴까. 후반기 7연승을 포함한 11경기 연속 승리, 그리고 9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 사직 구장은 또 다시 만원(올 시즌 17번째)사례를 기록했다.


1회말 주자 없는 투 아웃 상황에서 조성환-이대호-가르시아-강민호의 연속 안타로 3득점에 성공, 롯데는 이 한 번의 공격을 통해 가공할만한 타선의 집중력을 과시하며 승기를 잡아갔다. LG가 2회초 곧바로 조인성의 투런포로 추격했지만, 롯데는 4회와 5회에 각각 2,3점씩 추가하며 추격의 의지를 꺾어버렸다. 이것이 현재 롯데의 저력이다.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는 5회 시즌 15호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 6월 22일 경기 이후 무려 74일 만에 느껴본 짜릿한 손맛. 이것을 계기로 강민호의 장타력이 다시 살아날 것인지도 롯데 팬들의 관심사다.


승리투수 장원준은 5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비롯해 5안타 3볼넷을 허용했음에도 2실점으로 막아내 11승째를 챙겼다. 롯데가 11연승을 달리는 동안 장원준은 3번 선발 등판했고, 그 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되었다. 연승의 일등공신이자, 자기 자신도 타선의 덕을 톡톡히 본 셈. 믿고 마운드에 올릴 수 있는 좌완 선발 투수가 존재한다는 것은 포스트시즌에서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은 최근 40일간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이 지는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실제로 부산 팬들이 체감하고 있는 것은 11연승이 아니라 20연승이다. ‘전반기 막판 롯데의 4연승+올림픽 대표팀의 9연승+후반기 롯데 7연승=20연승’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다른 지역의 팬들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롯데를 응원하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느낌이 짙다. 마치 올림픽의 기세를 롯데가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만 같은 느낌.


올림픽 대표팀이 그러했듯이 롯데도 이제는 포스트시즌 진출과 더불어 진지하게 플레이오프와 한국 시리즈에서의 승부까지도 준비해야할 것이다.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이르다 싶을 때부터 남모르게 준비를 해나가는 팀이 결국 최후에 웃게 되지 않던가.


롯데의 11연승, 이것은 4위 한화를 따돌리고 2위 두산을 뛰어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디펜딩 챔피언이자 1위인 SK에게 한국시리즈에서 만나자는 도전장이나 다름없다. 설령 연승행진이 중단된다 하더라도 이 기세가 꺾이는 일은 웬만해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상대 전적: 10승 4패로 롯데 압도적 우위
9/3 매치업: 롯데 송승준(10승 6패 4.07) vs 봉중근(8승 8패 3.09)


[잠실] 두산(1승) 6 : 1 한화(2연패)

▶ 뚝심의 두산, 2위는 반드시 지킨다!

승: 김선우(5승 5패 4.58)
패: 송진우(4승 7패 4.46)
홈: 두산 - 고영민(9)

김선우와 고영민이 팀을 구했다. 만약 졌다면 3위 롯데와의 승차가 ‘0’이 될 뻔했던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 김선우는 7.2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고영민은 6회말 만루 홈런 한방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지난달 27일 6.2이닝 2실점(1자책)의 호투로 팀의 9연패를 끊었던 김선우는 또다시 중요한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적어도 지난 2경기에서의 활약은 4억원의 연봉이 아깝지 않은 영양가 만점의 활약. 막강 홈런포로 무장한 한화 타선을 사사구 없이 4안타로 틀어막은 피칭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반대로 송진우에게 기대를 걸었던 한화는 믿었던 노장이 5.1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면서 5위 삼성과의 격차가 1.5경기로 줄어들고 말았다. 4번 김태균만이 2안타로 분전했을 뿐, 선발 출장한 나머지 8명의 타자가 모두 합쳐 2안타에 그쳤다. 특히 6경기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고 있는 클락의 부진은 다소 심각하다.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는 6월까지 4승 2패를 기록했으나 7월 이후의 8경기에서 승 없이 5패만을 당하며 80일이 넘도록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통산 3000투구이닝 달성까지 16이닝만을 남겨둔 송진우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한국 프로야구의 크나큰 복이다.

상대 전적: 8승 7패로 한화 우위
9/3 매치업: 두산 정재훈(2승 2패 17세이브 4.35) vs 유원상(5승 3패 6.41)


[대구] 삼성(1승) 7 : 3 KIA(2연패)

▶ 윤석민도 KIA를 구할 수는 없었다

승: 권혁(6승 0패 1.35) 세: 오승환(1승 1패 30세이브 1.65)
패: 양현종(0승 3패 6.84)
홈: 삼성 - 우동균(2), 최형우(17), 채태인(9), 강봉규(1)

윤석민은 올림픽 후 첫 등판이었던 8월 28일 경기 후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해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Ace of Ace’가 등판한 경기마저 패했다는 것은 KIA의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졌다는 뜻이다.


똑같이 8안타를 때려냈지만 홈런이 없었던 KIA와는 달리 4개의 대포를 쏘아 올린 삼성은 3위 한화와의 승차를 1.5로 줄이며 4강 진출의 불씨를 되살렸다. 롯데전에서 충격의 3연패를 당하긴 했지만, 그 상처가 치유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9회 2사 1,2루의 위기상황에 등판해 나지완을 삼진으로 처리한 오승환은 임창용(98~00)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3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사상 첫 3년 연속 40세이브를 노리기에는 남은 경기 수(20)가 좀 적어 보인다.

상대 전적: 8승 7패로 KIA 우위
9/3 매치업: 삼성 에니스(0승 0패 5.40) vs KIA 디아즈(0승 2패 2.91)


[문학] SK(2연승) 4 : 2 히어로즈(1패)

▶ 김성근 감독 통산 1000승 ‘-1’

승: 정대현(4승 2패 19세이브 2.62) 세: 이승호(2승 1패 1세이브 3.86)
패: 송신영(0승 6패 5.55)

SK가 히어로즈전 6연승을 기록했다. SK가 경기 초반 2점을 뽑으며 2:0으로 앞서나갔지만 히어로즈가 7회와 8회에 연거푸 1점씩 따라오며 동점, 분위기상 승부의 추는 히어로즈 쪽으로 기울 수도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SK는 8회말 곧바로 정상호의 적시타와 송지만의 실책으로 2득점하며 추를 잡아당겼다. 홈런은 없었지만 11개의 안타와 5개의 도루 성공, 상대 투수들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을 것이다.


SK 선발 얀은 국내무대 첫 선발 등판에서 6이닝 1실점하며 합격점을 받았고, 동점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정대현은 타선의 도움으로 운 좋게 승리투수가 되었다. 히어로즈는 후반기 들어 홈런 없이 1타점에 그치고 있는 브롬바의 타격부진이 너무나도 아쉽다.


이날 승리로 김성근 감독은 프로 통산 1000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마침 수요일 선발 투수는 김성근감독의 작품이랄 수 있는 ‘올림픽의 히어로’ 김광현. 이 20살의 어린 선수가 존경하는 감독에게 1000번째 승리를 선물할 수 있을 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상대 전적: 9승 3패로 SK 압도적 우위(SK 히어로즈전 6연승)
9/3 매치업: SK 김광현(12승 4패 3.09) vs 이현승(5승 5패 4.19)


[2008 정규시즌 팀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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