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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김광현이 선물한 스승 김성근의 1000승

by 카이져 김홍석 2008. 9. 4.

[프로야구 9/3 경기 결과 및 넥스트 매치업]


[문학] SK(3연승) 8 : 0 히어로즈(2연패)

▶ 제자 김광현, 스승에게 1000번째 승리를 안겨주다

승: 김광현(13승 2패 19세이브 2.91)
패: 이현승(5승 6패 4.31)
홈: SK - 김재현(8), 김강민(3)

한국 나이로 67세. 백전노장이라 불러도 될 만한 김성근 감독이 드디어 프로 통산 1000번째 승리를 거뒀다. 김응룡 전 감독(1476승)에 이은 역대 두 번째. 1984년에 OB 베어스의 감독을 맡은 이후 24년, 감독으로 재직한 기간만 따지자면 17시즌 만에 이루어낸 대기록이다.


애제자(?) 김광현은 7.1이닝 동안 9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4피안타 3볼넷 무실점 피칭으로 스승에게 1000번째 승리를 선물했다. 시즌 13승으로 KIA 윤석민과 더불어 다승 공동 선두, 방어율도 다시 2점대로 끌어내렸다. 타선도 1회부터 4점을 뽑아내며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 8회에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김성근호의 황태자’로 등극했던 김재현이 축하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광현과 윤길현에게 5안타로 꽁꽁 묶인 히어로즈는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했다. 존경하는 감독에게 1000번째 승리를 선물하겠다고 다짐한 SK 선수들의 집중력은 히어로즈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SK전 7연패의 늪에 빠져버린 히어로즈가 안쓰럽기는 하지만 양 팀의 수준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 한판이었다.


개인적으로 김성근 감독을 두고 ‘명장’ 또는 ‘야신’으로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편이다. 투수를 키워내고 조련하는 데 일가견이 있지만, 그로 인한 대가가 그 투수의 미래인 경우가 많기 때문.


하지만 지난해부터 SK의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승리’라는 측면에서 현재 김성근 감독이 추구하고 있는 야구가 얼마나 위력적이고 효과적인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단기전에서나 써먹을 수 있을만한 투수운용 방식을 126경기나 되는 정규시즌에까지 그대로 적용시키고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그의 배짱과 능력에는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물론 그렇기에 투수들의 미래가 위험하다는 것이지만)


이런 저런 사건과 ‘재미’ 보다는 ‘승리’를 추구하는 그의 스타일 때문에 나머지 7개 구단의 팬들로부터 ‘공공의 적’이 된 김성근 감독. 하지만 오늘만큼은 이 모든 것을 잊고 그의 1000승을 축하해주고 싶다. 그의 업적은 한국 야구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므로...

상대 전적: 10승 3패로 SK 압도적 우위(SK 히어로즈전 7연승)
9/4 매치업: SK 레이번(4승 3패 3.69) vs 히어로즈 장원삼(9승 7패 2.98)


[사직] LG(1승) 3 : 2 롯데(1패)

▶  봉중근, 롯데라는 태풍을 잠재우다

승: 봉중근(9승 8패 2.96) 세: 정재복(4승 8패 10세이브 3.76)
패: 최향남(2승 3패 8세이브 3.05)

80년생 동갑내기 이자 90년대 후반 신일고-경남고의 라이벌 구도를 이끌었던 두 선수가 맞붙었다. 롯데의 12연승 달성 여부와 함께 봉중근 vs 송승준이라는 선발 매치업 때문에 더욱 큰 관심을 끌었던 경기. 이 시합을 제압한 것은 6.2이닝 5피안타 4사사구 1실점(비자책) 5탈삼진의 빼어난 투구를 보여준 봉중근이었다.


사실 롯데 선발 송승준도 투구 내용에 있어서는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6이닝 5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의 빼어난 피칭. 하지만 방어율을 3점대로 끌어내린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6회까지는 올림픽 대표 선수다운 두 선발 투수의 눈부신 호투가 펼쳐졌다. 하지만 송승준을 구원해 7회 등판한 최향남의 난조와 이원석의 주루방해 등으로 인해 3실점, 승기는 LG쪽으로 넘어갔다. 롯데가 7,8회 각각 1점씩 따내며 추격을 했지만 결국 동점을 만다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타격의 힘으로 연승을 이어온 팀이 3득점에 그쳤으니 할 말 없는 경기였다. 9회 등판해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한 새 마무리 투수 코르테스의 피칭만이 유일한 위안거리.

상대 전적: 10승 5패로 롯데 압도적 우위
9/4 매치업: LG 이범준(1승 0패 4.84) vs 롯데 조정훈(3승 2패 3.02)


[대구] KIA(1승) 4 : 3 삼성(1패)

▶ 배수의 진을 친 KIA의 상처뿐인 1승

승: 손영민(5승 2패 3.73) 세: 한기주(1승 2패 24세이브 1.59)
패: 에니스(0승 1패 6.10)
홈: KIA - 김상훈(2)

부상에서 막 돌아온 서재응을 이틀 연속 구원등판 시킨 것도 모자라 7회에는 선발 요원인 이범석까지 마운드에 올려 2이닝을 던지게 했다. 그렇게 해서 얻어낸 귀중한 1승. 하지만 잃은 것도 너무나도 많은 상처뿐인 승리다.


아무리 선발 펠릭스 디아즈가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2이닝만 던지고 내려갔다곤 하나 이렇게까지 총력전을 펼쳐서야 앞으로의 일정을 제대로 소화할 수나 있을 지가 걱정이다. 물론 아직은 남아있는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고자하는 그 심정은 이해할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삼성은 기대했던 새 외국인 투수 에니스가 5.1이닝 5피안타 4사사구 4실점으로 부진한 바람에 아쉬운 1패를 더했다. 4위 한화가 연장 혈투 끝에 패했기에 더더욱 아쉬운 상황. 어쩌면 삼성과 KIA가 이 시기에 만난 것은 양 팀이 서로의 발목을 물고 늘어지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게 될 지도 모른다.

상대 전적: 9승 7패로 KIA 우위
9/4 매치업: KIA 양현종(0승 3패 6.84) vs 삼성 전병호(4승 5패 4.57)


[잠실] 두산(2연승) 1 : 0 한화(3연패)

▶ 연장 18회말에 기록된 의문의 4연속 볼넷...

승: 김상현(4승 0패 1.51)
패: 안영명(7승 1패 2세이브 5.31)

이 경기에 대해서는 그다지 하고 싶은 말이 없다. 두산과 한화가 연장 18회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연장 18회말 한화 투수 안영명이 2아웃을 잡아 놓은 상황에서 4연속 볼넷을 허용하는 바람에 끝내기 밀어내기로 두산이 승리했다.


이 경기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많지만 직접 보지 않은 경기이기에 일단은 그 어떠한 판단도 유보하려 한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연장 13회부터 등판해 6이닝을 10탈삼진 퍼펙트로 틀어막은 두산의 김상현은 승리투수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상대 전적: 8승 8패로 동률
9/4 매치업: 두산 이승학(4승 4패 5.15) vs 김혁민(3승 3패 4.21)


[2008 정규시즌 팀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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