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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토론토 8연승, 양키스 지구 4위로 추락 수모

by 카이져 김홍석 2008. 9. 8.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소속의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지구 선두 템파베이 레이스와의 3연전마저 모두 쓸어담으며 파죽의 8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같은 날 시애틀 매리너스에 패한 뉴욕 양키스는 토론토에 밀려 지구 4위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토론토는 8일(이하 한국시간) 홈에서 펼쳐진 템파베이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까지 1:0으로 승리, 이번 3연전이 벌어지기 전까지 4승 11패로 열세를 면치 못했던 템파베이를 상대로 3연전을 싹쓸이하는 기쁨을 맞봤다. 뉴욕 양키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에 이어 템파베이까지 침몰 시킨 것이다.


템파베이의 11승 투수 맷 가르자(11승 9패 3.55)는 7이닝 6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8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토론토의 신인 선발 데이빗 퍼세이(3승 5패 5.23)의 활약이 더욱 돋보였다. 같은 선발 매치업이 이루어졌던 지난달 28일 템파베이 원정경기에서 가르자(7이닝 무실점 승리)에게 당한 8이닝 1실점 완투패의 빛을 그대로 되갚아 준 셈.


이 경기로 인해 안정적인 지구 1위의 가능성이 엿보였던 템파베이(85승 56패)는 보스턴 레드삭스(84승 58패)에 1.5경기차로 쫓기게 되었고, 76승 66패를 기록한 토론토는 양키스(76승 67패)를 반게임 차로 제치고 지구 3위로 올라섰다.


메이저리그가 지금과 같은 리그별 3개 지구 체제를 갖추게 된 것은 지난 1994년부터였다. 그 이후로 양키스는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11번의 1위와 3번의 2위를 차지하며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1994년은 파업으로 인해 포스트시즌 무산)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그 기간 동안 양키스는 보스턴(95, 07)이나 볼티모어(97)에게 밀린 적은 있었지만, 토론토에 뒤쳐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92년과 93년 연속으로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며 90년대 초반 최강팀으로 이름을 떨쳤던 토론토는 지구 개편과 더불어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라는 양대 산맥에 가로 막히면서 만년 3위를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토론토가 선발 투수진의 강력한 위용을 앞세워 마침내 15년 만에 양키스를 앞설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이한 것이다. 리그 최고의 우완투수로 평가받는 에이스 로이 할라데이(18승 9패 2.64)를 비롯해 2선발 A.J. 버넷(16승 10패 4.47), 제시 리치(10승 8패 3.76), 션 마컴(8승 6패 3.42) 등이 버틴 선발진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이미 와일드카드 레이스 1위인 보스턴과의 승차가 8경기까지 벌어져 포스트 시즌 진출의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지만 매번 그들의 앞을 막아섰던 양키스를 눌렀다는 것만으로도 토론토는 웃을 수 있다. 공포의 8연승, 9일부터 토론토와 4연전을 벌여야하는 중부지구 1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간담이 서늘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1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데다 항상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토론토에까지 밀려 지구 4위로 시즌을 마감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한 양키스는 이래저래 골치 아픈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드세기로 유명한 뉴욕의 언론이 브라이언 캐시맨 단장과 조 지라디 신임감독에게 시즌이 끝난후 어떠한 평가를 내리게 될 것인지도 무척 흥미로운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