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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오스왈트 2경기 연속 완봉, 역시나 레벨은 변하지 않는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9. 12.
 

메이저리그 최고의 우완 투수 가운데 한 명인 휴스턴 에스트로스(Houston Astros)의 로이 오스왈트(Roy Oswalt)가 2경기 연속 완봉승을 거뒀다. 올 시즌 15번째 승리다.


12일 홈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Pittsburgh Pirates)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오스왈트는 9회까지 단타 3개만 허용하는 뛰어난 투구내용을 과시하며 4탈삼진 완봉승을 거뒀다. 투구 수는 고작 90개였으며, 그 가운데 70개가 스트라이크였을 정도의 완벽한 컨트롤을 자랑했다.


안타를 치고 출루한 3명의 주자들마저 모두 더블 플레이를 통해 잡아내는 바람에 27명만 상대하고 경기를 끝낸 잔루 ‘0’의 시합이었다. 27타자 만에 끝낸 무사사구 완봉승은 어지간한 노히트 노런 경기보다도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으로 오스왈트의 구위와 제구력이 동시에 돋보인 경기였다.


더군다나 지난 7일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Coors Field)에서 콜로라도 로키스(Colorado Rockies)를 상대로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둔 이후 두 경기 연속 완봉승을 기록. 2일 시카고 컵스(Chicago Cubs)전에서도 8.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던 오스왈트는 최근 32.1이닝 동안 실점이 없다.


휴스턴은 3회 오스왈트의 희생번트로 선취점을 뽑은 후 5회 대거 5득점하며 선발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고, 에이스의 완벽한 피칭 덕에 결국 시합 시작한 지 2시간 9분 만에 6:0으로 승리했다. 6연승을 달린 휴스턴은 와일드카드 1위 밀워키 브루어스(Milwaukee Brewers)와의 승차를 3경기로 줄여 앞으로의 대파란을 예고했다.


휴스턴은 8연승을 달리다가 6일 경기에서 콜로라도에게 한 번 패한 후 또다시 6연승,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St. Louis Cardinals)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에 오르며 어느새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필라델피아(Philadelphia Phillies)와 공동 2위를 마크하고 있다. 마치 한국 프로야구의 롯데 자이언츠 같은 고공비행이다.


한 달 전 팀 내 홈런-타점 1위였던 카를로스 리(Carlos Lee, 28홈런 100타점)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좋은 페이스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에이스가 완벽하게 부활했기 때문.


시즌 초만 하더라도 오스왈트는 ‘데드암’증상이 의심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갈수록 떨어지는 직구 스피드와 함께 많은 피안타와 홈럼을 허용하며 최악의 시즌이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았던 것이다. 15경기를 등판한 6월 중순 시점에서 오스왈트의 성적은 5승 7패 방어율 5.04였다. 한 번도 20개 이상의 홈런을 허용한 적이 없던 그가 시즌의 절반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17개의 홈런을 내준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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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스왈트는 그러한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곧바로 제자리를 찾아갔다. 이후의 14경기에서 오스왈트는 10승 2패 방어율 2.06으로 완벽하게 부활, 결국 시간이 지나고 보니 15승 9패 방어율 3.54라는 최상급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후반기 들어 등판한 10경기에서 휴스턴은 무려 9승을 거뒀고, 그 덕에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겨졌던 포스트 시즌 진출의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역시나 특급이라 평가받는 선수의 레벨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로이 오스왈트.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없을 뿐 그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리그 최고의 투수 가운데 한 명이며, 지난 8년간 127승을 거둔 ‘화이트 페드로’를 향한 휴스턴 팬들의 신뢰는 그 어느 때보다 두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