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명된 이후 850만 달러가 보장되는 최대 1125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고 입단한 최고의 기대주 프라이스. 프로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도 시즌 전 유망주 랭킹에서 5~6위권에 올랐던 그는 마이너리그를 초토화시킨 후 화려하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상위 싱글A에서 데뷔를 한 그는 파죽지세로 더블A와 트리플A까지 평정했다. 19경기에 선발 등판한 프라이스의 마이너리그 기록은 12승 1패 109.2이닝 투구에 32볼넷 109탈삼진 그리고 2.30의 방어율. 트리플A에서 첫 패배를 당하기 전까지 싱글A와 더블A에서는 11승 무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미 마이너리그는 프라이스의 그릇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던 것.
팀의 부름을 받고 메이저리그로 올라온 프라이스는 한국시간으로 15일 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에드윈 잭슨이 2회까지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는 등 6실점하며 무너지자 조 매든 감독이 3회부터 프라이스를 마운드에 올린 것이다.
198cm 100kg의 당당한 체구를 지닌 프라이스는 전문가들로부터 마크 프라이어 이후 가장 완성되어 있는 유망주 투수라는 평가까지 들었던 선수다. 결론부터 말하지만 프라이스의 데뷔전은 그 명성이 결코 헛되거나 과장되지 않았음을 확실하게 보여준 한 판이었다.
8회 원아웃까지 5.1이닝을 소화한 프라이스는 3피안타 2실점 4탈삼진의 빼어난 투구를 보였다. 데릭 지터에게 솔로 홈런 한 방을 허용하고, 8회 2루타를 치고 나간 로드리게스를 후속 투수 제이슨 하멜이 홈으로 불러들인 덕에 2실점이 되긴 했지만, 전체적인 투구 내용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87개의 공을 던졌고 그 가운데 55개가 스트라이크, 스피드건에 최고 97마일(156km)까지 찍힌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94.7마일에 달했을 정도다. 위력적인 직구와 커터인지 슬라이더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87~90마일짜리 변화구는 향후 에이스급 투수로의 성장을 예감하게 했다.
첫 등판임에도 사사구나 폭투 등을 기록하지 않았을 정도로 제구력과 대범함을 동시에 겸비하기도 한 데이빗 프라이스. 템파베이가 1경기 차로 추격한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최종 목표인 월드시리즈를 재패하기 위해서는 드디어 꺼내든 ‘최종 병기’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