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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ALDS 예상[TB vs CWS]-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승리한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0. 2.


지난해 66승 96패(.407)의 한심한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최하위였던 템파베이 레이스와 90패를 당하며 ‘8년 만의 4할대 승률’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동부지구와 중부지구 1위를 차지하며 디비즌 시리즈에서 만났다.


탈락의 위기에서 막판 2연승, 마침내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1게임 플레이오프까지 승리로 장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화이트삭스의 팀 분위기는 지금 현재 최고조에 달해있다. 가장 중요한 마지막 한 달을 남겨 놓고 리그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던 카를로스 쿠엔틴(36홈런 100타점)을 손목 골절로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힘겨운 레이스를 승리로 이끌었기에 자신감도 넘쳐난다.


‘만년 꼴찌’였다가 팀 이름에서 ‘데빌(Devil)’을 지우자마자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를 제치고 그 막강하다던 동부지구 1위를 차지한 템파베이는 솔직히 화이트삭스에게 부담스러운 적이다. 하지만 경험이 없다는 것은 언제나 사람을 막막하게 만드는 일이기에, 그들에게도 파고들 약점은 있다. 그리고 2005년에 월드시리즈를 재패한 경험이 있는 아지 기옌 감독과 화이트삭스 선수들은 그러한 약점을 파고들만한 충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 투타의 조화 면에서 화이트삭스가 우세

템파베이를 지구 1위로 이끈 원동력은 리그 2위권에 올라 있는 그들의 투수력이었다. 득점력은 14개 팀 가운데 9위로 크게 뛰어난 수준은 아니었던 것. 팀 홈런은 많은 편이었지만 짜임새가 부족한 타선으로는 많은 점수를 뽑아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


화이트삭스 역시 정확도가 부족한 편이라 홈런수에 비해 많은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홈런포 자체가 워낙에 어마어마한 수준이라 그 파괴력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 포스트시즌에서 뜬금없이 터져 나오는 홈런의 위력은 시리즈의 행방을 뒤바꿔 놓을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화이트삭스가 치른 정규시즌의 마지막 경기(동점 상황에서 터진 알렉세이 라미레즈 만루 홈런으로 승리)와 타이브레이크 결정전(짐 토미의 솔로 홈런으로 1:0승)에서 여실히 보여졌다.


특히 팀 방어율과 평균 득점이 고르게 조화된 팀이라는 점이 그들의 장점이다. 득점과 실점의 마진도 템파베이와 거의 차이가 없다. 수비면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화이트삭스의 실책 가운데 20개는 부상으로 출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3루수 조 크리디가 저지른 것이다. 결과로 드러난 승패 기록을 빼고, 팀의 전체적인 능력치는 거의 대등하다고 봐야할 것이다.


▶ 승부는 3,4차전에서 갈린다!

템파베이가 승률이 높기 때문에 홈 필드 어드벤티지는 가져오지 못했지만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다. 오히려 상대적 우세를 보이는 3선발과 4선발이 맞붙는 3,4차전이 홈에서 열린다는 점은 화이트삭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쉽게도 화이트삭스는 에이스 마크 벌리를 포스트시즌 진출희망을 이어가느냐 아니면 탈락이냐가 걸린 29일 시합에서 소모했기 때문에 1차전 선발로 바즈케즈를 먼저 내보낸다. 바즈케즈가 올 시즌 부진한 건 사실이지만, 템파베이를 상대로는 3경기에 등판해 3.54의 준수한 방어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WHIP(이닝당 평균 안타+볼넷 허용비율)이 0.98이고 20.1이닝 동안 18개의 탈삼진을 빼앗은 수준급 투구 내용은 더욱 돋보인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홈경기 승률 1위(.704)였던 템파베이를 상대로 그들의 홈에서 패배를 안긴 적도 있다.


2차전에는 비로소 에이스 벌리가 등장한다. 29살의 나이로 벌써 통산 122승을 거둔 좌완 에이스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이닝이터 가운데 한 명이며,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도 좋은 피칭(5경기 2승 무패 1세이브 3.42)을 선보인 바 있는 선수. 모든 시리즈를 승리로 장식하고 최후의 승자가 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더할 나위 없는 강점이다.


물론 상대 1,2선발인 제임스 쉴즈와 스캇 캐즈미어도 만만찮은 투수들인 것은 사실이지만, 두 경기 중 하나는 충분히 잡을 수 있을만한 매치업이다. 그렇게 된다면 화이트삭스 홈에서 펼쳐지는 3,4차전에서 승부가 갈려버릴 가능성이 크다.


개빈 플로이드는 올 시즌 화이트삭스가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카드다. 유독 그가 등판하는 날이면 타자들의 방망이도 시원하게 돌아간다. 9월에 단 1승도 챙기지 못한 맷 가르자의 상대로는 과분하다. 또한 템파베이 전에 3번 등판해 2승 1패 방어율 1.86을 기록한 4차전 선발 존 댕크스는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주목해볼 만한 선수다.


1,2차전 가운데 하나라도 잡을 수 있다면, 시리즈는 4차전에서 끝날 공산이 크다. 설령 5차전을 간다 하더라도 그 때는 에이스 벌리가 등판할 수 있으며, 그렇다면 상대가 누가 되었건 해볼 만하다. 특히 그 상대가 5이닝 피처나 다름없는 스캇 캐즈미어라면 완전 ‘땡큐’다.


▶ 뭔가가 잘못된 것 같은 이상한 상대전적

아래의 표를 잘 들여다보면 무엇인가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있다. 혹자는 상대전적과 그 아래 칸에 나열된 기록이 잘못 연결된 것은 아니냐며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낮은 방어율 더 높은 타율과 더 많은 홈런 득점에도 불구하고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인다는 것은 다소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올해 두 팀이 치른 10경기 가운데 7경기가 템파베이 홈에서 열렸다는 점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올해의 템파베이는 유독 홈경기에서 강했다. 이러니 상대전적에서 밀릴 수밖에. 하지만 이와 같은 사실과 위의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한 가지는 화이트삭스는 단지 운이 없었을 뿐, 상대와의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화이트삭스는 올 시즌 템파베이의 홈에서 그들과 대등하게 시합을 펼친 몇 안 되는 팀 가운데 하나다. 오히려 선발 투수들의 투구 내용이나 타자들의 성적에서는 앞서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균형은 언젠가 맞추어지기 마련이다. 더 잘하고도 패가 많았더라면, 시합 수가 쌓이면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바로 야구다. 이제는 화이트삭스가 저 이상한 상대전적 승패기록을 자신들의 것으로 가져올 때다.


▶ 막강 타선 + 카를로스 쿠엔틴

1번부터 9번까지의 타순만 봐도 엄청난 홈런본능을 느낄 수 있다. 홈런왕이 빠졌던 9월에도 36개의 대포 디트로이트(41개)에 이어 2위에 올랐던 화이트삭스의 파괴력 넘치는 타선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생산해냈다. 항상 강조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으로 인해 얻어지는 득점은 전체의 35% 가량을 차지한다. 현대 야구에서 ‘홈런=승리’라는 공식은 이제 진리에 가깝다.


나란히 34개씩을 쏘아 올린 저메인 다이와 짐 토미의 공헌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1위 결정전을 승리로 이끈 것도 토미의 홈런 한 방이었다. 켄 그리피 주니어의 영입 덕에 24개의 홈런을 친 닉 스위셔 같은 타자가 플래툰 또는 대타 요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 더군다나 이제 메이저리그에 완전히 적응한 ‘쿠바특급’ 알렉세이 라미레즈는 저 21개의 홈런 가운데 14개를 후반기에 쏘아 올렸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바로 팀의 주포인 카를로스 쿠엔틴의 복귀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손목 부상으로 빠져있지만, 팀은 그를 DL로 보내지도 않았고 이번 포스트시즌 로스터에도 올렸다. 다음 주가 되면 그가 타선에 복귀할 것이라는 진단이 있었기 때문.


그렇잖아도 강한 타선에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타자랄 수 있는 쿠엔틴이 가세한다면 그 질 자체가 180도 달라질 것이 틀림없다. 쿠엔틴이 부상으로 9월 달에 결장하지만 않았어도, 투표권을 지닌 기자단이 자격도 없는 MVP 후보들을 두고 ‘도토리 키재기’하는 심정으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결론 : 선발진의 무게는 거의 박빙. 바비 젠크스(3승 1패 29세이브 3블론 2.67)라는 확실한 마무리를 보유한 화이트삭스와 부족한 능력을 인해전술로 커버하고 있는 템파베이의 불펜진도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 그렇다면 결국 이 시리즈의 승패를 가를 것은 갑자기 터져 나오는 큰 것 한 방과 경험이 아닐까.


이제 겨우 44살의 5년차 감독이지만 화이트삭스의 아지 기옌은 월드시리즈를 재패해 본 경력이 있다. 하지만 템파베이의 조 매든 감독은 패배로 점철된 페넌트레이스에서의 경력만 있을 뿐, 감독으로써 맞이하는 포스트시즌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수들의 경험은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을지 몰라도, 감독의 이와 같은 차이는 결국 승부처에서 씻을 수 없는 실책과 더불어 나타나기 마련. 힘겨운 상대인 것은 사실이지만,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포스트시즌에 오른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관록을 앞세워 승리를 쟁취할 것이다.


(P.S. 본 칼럼은 2008 MLB 포스트시즌을 맞이하여 [야구라의 뻬이쓰볼]과 공동 기획한 것으로, 글의 재미와 흥미를 돋우기 위해 약간의 과장과 거친 표현을 사용해 편파적인 입장에서 서술하였음을 밝혀둔다.)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