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시즌의 진정한 챔피언은 어떤 팀일까?
월드시리즈 우승팀이라고 해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06시즌의 챔프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2002년 랠리 몽키의 힘을 얻어 애너하임이 월드시리즈 챔프가 된 그 시리즈부터 시작해 5년 연속으로 실망을 감추기 어려웠다.
그때부터 3년 연속으로 와일드카드 진출팀이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더니
급기야 작년에는(와일드 카드는 아니었지만) 메이져리그 역사상 정규시즌 승률이 가장 낮은 월드시리즈 챔프가 탄생하고 말았다.
작년 카즈보다 정규시즌 승률이 높았던 팀은 무려 12팀
그 중 5개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실패했다.
이 5개 팀들은 카즈가 우승하는 과정을 보면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이런식이라면 매년 월드시리즈 시청률이 떨어지는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혹자들은 90년대 후반 양키스의 독주가 메이져리그 보는 재미를 떨어뜨린다고 했었다.
하지만 과연 그랬을까??
당시 양키스는 그야말로 '최강' 이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팀이었고.
'디펜딩 챔프' 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한 팀이었다.
양키스의 수성이냐, 아니면 도전하는 팀의 쟁취냐는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랬기 때문에 01시즌 랜디와 쉴링이라는 원투펀치를 앞세워 디백스가 양키를 꺾고 드디어 챔프자리를
탈환했을 때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던게 아닐까?
그만큼 그 시리즈는 많은 드라마와 명승부가 이어졌던...
보기만 해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경기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시리즈였던 02시즌 월드시리즈를 비롯해
03년도 플로리다도 04년도 보스턴도 모두 와일드카드 진출팀이었다.
보스턴이야 워낙 오래묵은 한을 푼 시리즈였기에, 그리고 팀의 정규시즌 성적도 30개팀중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에 봐줄수 있겠지만 03시즌 플로리다는...
그 이후 또다시 그들의 짜증나는 행태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03시즌 그들의 우승을 이끌었던 그 선수들은 지금 다들 어디에 있는지?
지금 메이져리그를 보면 '디펜딩 챔프' 라는 개념이 사라진 듯 하다.
물론 한 팀의 독주가 너무 길면 보는 이를 지치게 한다.
하지만 춘추전국 시대가 너무 길어져도 보는 이를 재미없게 만든다.
02시즌의 엔젤스도 03시즌의 플로리다와 05시즌의 시삭스도 모두 다음 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04시즌의 보스턴만이 다음시즌 디비젼시리즈에 올랐지만 역시나 시삭스에게 3-0으로 스윕당하고 말았다.
컵스가 미친듯한 전력보강을 한 이시점... 과연 카즈가 올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수 있을까??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그 확률은 30%가 채 안될 듯 싶다.
전문가들의 예상이 너무 많이 들어맞아도 그 시즌은 재미가 없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는 너무 다른 이변들이 생긴다면...
그것도 한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년 그러한 일들만 벌어진다면...
과연 재미있다고 할 수 있을까?
요즘처럼 전문가들의 의견이 의미 없다고 여겨지는 시대가 과연 있었을지...
그들의 예상은 이제 틀리는게 너무나도 당연해 보인다.
이번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은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온게임넷의 디펜딩 챔프인 이윤열과
다른 의미에서 현시대의 진정한 챔프인 마재윤의 대결
누가 도전자인지 누가 챔프인지가 헷갈릴 정도의 막강한 두 사람의 승부...
경기 내용과 결과를 떠나 이 두 사람의 대결이 성사된 것 자체가 너무나 흥미로웠고,
그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
물론 이윤열에게 걸었다가 돈을 잃은 나로선 뼈아픈 결과가 나왔지만...
그 대결 자체가 우리를 즐겁게 해준건 사실이다.
진정한 챔프... 디펜딩 챔프...
어찌보면 과연 그런게 존재하기는 하나 싶은...
꼭 있어야 되나 싶은...
그런 의미없는 타이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메이져리그를 보는 재미로 하루하루를 사는 메이져리그 광팬인 나로선
골리앗이라 불릴수 있는 팀이 한 팀정도는 나타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것이 메이져리그를 보는 재미를 배가시켜줄 것이 분명하기에...
올시즌은... 내셔널리그 승률 1위인 팀과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인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만나는...
양대리그 최강의 두 팀이 너무나도 멋진 승부를 벌이며 챔프자리를 다투는 그런 시리즈를 볼 수 있게 되기를...
그런 희망을 가져본다.
30개팀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