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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07시즌 기록에 도전하는 사나이들(투수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5. 7.
 

탐 글래빈 - 300승 (역대 좌완 4번째)

  현역 선수로는 로켓과 매덕스에 이어 글래빈이 역대 23번째로 300승 클럽 가입을 노린다. 사실 5년쯤 전만 하더라도, 지금 이 맘 때가 되면 은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글래빈의 300승 가능성은 그리 크게 보지 않았었다. 하지만 앞의 두 명이 여전히 건강하게 뛰고 있듯이 이 코너웍의 귀신 역시도 여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들어서는 이와 같은 노장 선수들에게 ‘노익장’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조차가 실례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미 2번의 사이영상과 5번의 다승왕(모두 20승 이상), 그리고 마이크 햄튼의 등장 전까지 투수 최고의 타격을 자랑했던 글래빈 이기에(실버슬러거 4회) 300승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명예의 전당 입성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역시나 좌완투수로서 역대 4번째로 달성하게 되는 300승은 그의 가치를 더더욱 빛낼 것이다.


  올해 7번의 등판에서 3승을 거두며 이제 단 7승만을 남겨둔 글래빈. 메츠의 타선이 사실상 메이져리그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 글래빈 자신의 방어율 역시 3점대 초반으로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등 기록 달성을 확신할만한 요소들만이 보인다. 전성기 시절에는 로켓과 매덕스라는 두 괴물에게 가려서 항상 최고라는 평을 듣기 어려웠고, 30대에 들어서는 뒤늦게 도(?)를 깨달은 랜디에게 밀려서 NO.1 좌완투수의 명성까지 내줘야만 했던 글래빈. 그의 300승 달성은 스스로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듯싶다.



마이크 무시나 - 250승

  과연 그 누가 마이크 무시나가 당대 최고의 투수중 한명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을까? 내세울만한 타이틀이라고는 6번의 골드 글러브 수상과 한번의 다승왕 타이틀 밖에 없는 무시나. 하지만 단 한번도 사이영 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20승을 달성한 시즌이 없었다 하더라도, 그는 분명 한 시대를 풍미한 메이져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급 투수 중 한명임에 틀림없다. (무시나가 19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한건 단축시즌인 95년이었다. 시즌 단축만 아니었어도...)


  15시즌 연속으로 두 자리수 승수를 기록하고 있는 무시나. 그와 동시대에 선수생활을 했던 선수 중에서 보다 많은 승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로켓, 매덕스, 글래빈 그리고 랜디 뿐이다. 올해 1승을 추가해서 이제 10만 추가하면 250승을 달성하게 되니 그 가능성은 실로 높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지난번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버트 블라일레븐의 경우에서 보았듯이, 크나큰 임팩트를 준적이 없는 투수는 은퇴후 5년이 지나면 희미해지는 기억 속에서 명예의 전당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 무시나의 모습에서 블라일레븐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무시나, 정말 사이영상 한번 안 받고 은퇴할 겁니까? 20승도 한번 못하고 그냥 그렇게? 이렇게 뛰어난 투수가 먼 훗날 그냥 그저그런 투수로 기억되며 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그저 아쉬울 뿐이다.

  

(다승 기록에서는 존 스몰츠와 앤디 페티트가 200승 달성을 노리고 있다. 197승을 기록중인 스몰츠의 달성은 당연할 것으로 보이지만 13승을 남겨두고 있는 페티트는 앞으로의 분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팀이 양키스이기에 달성 가능성은 작지 않다고 본다.)



그렉 매덕스 & 로져 클레멘스 - 700경기 선발 등판

  각가지 기록에 있어서 이미 탑 10급이라 인정받는 이 두 명의 괴물들이 또 하나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700경기에 선발 등판한 선수는 사이 영, 놀란 라이언, 돈 서튼, 필 니크로, 스티브 칼튼, 토미 존, 이렇게 단 6명이다. 매덕스와 클레멘스는 다시 한 번 이 전설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출발점에 섰다.


  매덕스가 선발 등판한 회수는 현재까지 679회. 오늘 복귀를 선언한 클레멘스는 690회. 둘다 부상만 없이 시즌을 무사히 치른다면 달성할 수밖에 없는 수치다. 45살에 역대 최고 연봉을 받으며 컴백을 선언한 클레멘스와 여전히 6이닝을 70여개의 공으로 마무리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 버리는 매덕스. 과연 이후로 이들과 같이 위대한 투수가 다시 등장할 수 있을지 조차 의문이다.


  


로베르토 헤르난데스, 호세 메사, 마이크 팀린 - 1000게임 출장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대 기록을 세운 이들도 아니고, 팬들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만한 큰 임팩트를 준 선수들도 아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한결같은 맘으로 플레이 하던 이들은 주목받지 못하는 가운데서 또 하나의 대기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어느새 40이 훌쩍 넘어 버린 이들, 한때 마무리로서 성공을 거두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팀의 셋업맨으로서 묵묵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위의 카드는 모두 이들이 루키이거나 경력이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절의 것이다. 2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쉬지 않고 던져온 선수들, 헤르난데스는 973경기, 메사는 971경기, 팀린은 970경기에 출장을 했다.


  역대 1000경기 출장 투수는 단 10명. (역대 최고의 셋업맨이라 불릴만한 마이크 스탠튼이 1124경기 출장으로 역대 2위에 올라있기도 하다) 기록 달성에 30경기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기에 올시즌 중반쯤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들의 기록 달성시 팀과 사무국에서는 어느 정도의 축하 무대를 마련해 줄지, 왠지 그점이 더욱 궁금해진다.



트레버 호프만 - 역대 최초 500세이브

  현역 선수 중 로켓과 매덕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유일한 선수가 있다면 그것은 랜디도, 페드로도, 글래빈도 아닌 바로 이 호프만이 아닐까? 이미 작년시즌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워 버린 사상 최강의 마무리가 이제는 최다를 넘어서서 500세이브에 도전한다.


  오늘 경기에서 8세이브째를 성공하며 통산 490세이브를 기록중인 호프만. 지난 달 말 2경기 연속으로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 두 경기를 제외하면 9.1이닝에서 허용한 안타는 단 4개, 실점은 없다. 이대로라면 6월 중순쯤이면 그의 500세이브 달성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아직까지도 건재한 그이기에 한 발 더 나아가 600세이브 달성을 목표로 롱런해 주길 기대한다.



페드로 마르티네즈 & 존 스몰츠 - 3000탈삼진

  페드로의 역대 15번째 3000탈삼진 달성은 모두가 작년에 무난히 달성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시달리더니 결국엔 3000탈삼진에 단 3개만 남겨놓은 상황에서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난타당하며 1개를 추가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올시즌 복귀일정도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결국에는 시즌 아웃일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일반적인 예상으로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출장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나타나기만 한다면 기록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스몰츠의 경우 작년시즌 후반기에 세 자리수 삼진을 잡아내며 예년의 닥터K로서의 명성을 되살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올시즌 안에 3000탈삼진을 달성하려며 222개의 삼진을 잡아내야 하는 상황. 지금까지 36삼진을 기록하며 186개를 남겨두고 있다. 쉽지는 않을 테지만 스몰츠의 페이스가 나쁘지 않고, 기세를 탄다면 올시즌 막판 기록 달성에 성공할 지도 모른다. 단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20%가 채 안된다고 봐야할 것이다.



자쉬 베켓 - 25승??

  사실 달성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본다. 1990년 잭 웰치의 27승 이후 25승은 단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6번의 등판에서 모두 좋은 투구 내용으로 승리를 거두며 파죽의 6연승을 달리고 있는 베켓, 작년 시즌 초반과 비슷하면서도 그 내용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와 1픽을 놓고 다투었던(결국 1픽으로 뽑혔던) 자쉬 해밀튼이 신인으로써 연이은 홈런포를 터뜨리고 있는 올해, 어쩌면 베켓은 17년만의 25승을 보여줄런지도 모르겠다.




  이들 외에도 98완투를 기록중인 랜디가 현역 3번째로 100완투에 도전하고 있고, 유난히 초반 페이스가 좋은 마무리들이 많아서 어쩌면 시즌 최다 세이브에 도전할 선수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아직까지 시즌의 20%도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10세이브 이상인 선수가 무려 8명, 그중 방어율 ‘0’의 행진을 이어가는 프란시스코 코데로는 12세이브로 토드 존스와 함께 전체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밀워키의 팀 성적이 계속 유지된다면 이미 49세이브를 올린 전적이 있는 코데로가 대기록을 달성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