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김홍석]매년 시즌이 종료되면 팬들의 관심은 FA 선수들에게 집중된다.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던 선수들의 경우,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채결해 소위 ‘FA 대박’을 맞기도 한다.
지난 2006시즌 직후에는 거물급 FA 선수들이 적은 편이었다. 덕분에 투수 최대어로 평가 받았던 배리 지토(29․샌프란시스코)는 7년간 총액 1억 2600만 달러를 받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고, 타자 ‘빅 3’로 평가 받던 알폰소 소리아노(31․시카고 컵스, 8년 1억 3600만), 카를로스 리(31․휴스턴, 6년 1억), 아라미스 라미레즈(29․시카고 컵스, 5년 7500만)도 나름의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단 한번도 200이닝 이상을 던져본 적 없는 길 메쉬(29․캔자스시티, 5년 5500만)나 FA직전 최고의 활약을 한 게리 메튜스 주니어(33․LA 에인절스, 5년 5000만) 등도 예상보다 높은 금액의 계약을 체결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올 시즌 후 FA로 풀리는 선수들 중에는 팀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소위 ‘거물급 FA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대박 계약을 노리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시즌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FA 직전년도의 성적은 통산 성적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즌 초부터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FA 대박’을 예고한 선수들도 있지만,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부진으로 힘든 겨울이 예상되는 선수들도 있다.
◆ 역사에 남을 ‘대박 계약’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알렉스 로드리게스(32․뉴욕 양키스)의 FA선언 여부다.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언론을 통해 ‘3000만 달러 설’을 흘리며,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를 강타할 거대 계약을 예고하고 있다.
A-rod는 22일(이하 현지시간)까지, 97경기 타율 0.313 34홈런 99타점을 기록, 자신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달리고 있어 그가 다시 FA시장에 나와 7년 이상의 계약을 터뜨린다면, 또 한 번 2억 달러 계약의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최근 “여전히 양키스에 남기를 원한다”고 밝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보라스가 그의 뒤에 있는 한 어떠한 예측도 섣불리 할 수 없다.
◆ A학점의 선수들
마이클 바렛과 난투극을 벌이기 전(5승 5패 5.62)과 후(7승 2패 1.43)의 성적이 너무나도 다른 카를로스 잠브라노(26․시카고 컵스)는 현재 내셔널리그 다승 1위에 올라 있다. 한 때 ‘투수 최초 2000만 달러’설까지 나돌았던 그이기에 최근의 좋은 페이스를 계속 이어간다면, 배리 지토의 역대 최고액 계약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외야 수비를 자랑하는 토리 헌터(32․미네소타)도 FA를 앞두고 자신의 커리어 하이 성적을 기록(타율 0.300 20홈런 72타점)하고 있다.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타율 3할-30홈런-100타점 달성이 가능한 헌터의 몸값은 최소 연 평균 1500만 달러 이상이 될 전망이다.
26홈런을 기록하며 여전한 파워를 과시하는 아담 던(28․신시내티)도 올해 40홈런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4년 연속 40홈런을 달성한 타자라면 그의 낮은 통산 타율(.247)이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
이 외에도 메이저리그 세이브 1위(31개)를 질주중인 프란시스코 코데로(32․밀워키)를 비롯해, 호르헤 포사다(.330/.412/.511), 에릭 번즈(.309 14홈런 52타점 25도루), 아론 로원드(.327/.399/.518), 마이크 로웰(.304 14홈런 67타점) 등이 좋은 성적을 토대로 FA 대박을 노리고 있다.
◆ 대반격을 노리는 선수들
최악의 전반기를 보낸 앤드류 존스(30․애틀랜타)는 후반기 도약을 노리고 있다. 아직도 2할 대 초반의 빈타에 허덕이고 있지만, 7월 들어 17경기 7홈런 19타점(0.292/0.397/0.662)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홈런(19)과 타점(65)에서 만큼은 어느 정도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첫 3달간 단 4홈런에 그친 바비 어브레유(33․뉴욕 양키스)도 7월 들어 맹타를 휘두르며 살아나고 있고(타율 0.307), 마리아노 리베라(15세이브 3.10)와 에릭 가니에(14세이브 1.48)도 최근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어 남은 시즌 성적에 따라 유리한 계약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추운 겨울이 예상되는 선수들
지난 2005년 AL 사이영상 수상자인 바톨로 콜론의 올 시즌은 너무나 처참하다. 15게임에 선발 등판해 6승을 거두었지만, 워낙에 팀 타선이 좋아 거둔 승수일 뿐 84.2이닝동안 112개의 피안타(.321)를 허용하며, 생애 최악의 방어율(6.38)을 기록 중이다.
한 때, 콜론 못지않은 투수로 평가 받으며 사이영상급 투수로 주목받았던 프레디 가르시아(31․필라델피아)도 방어율 5.90을 기록, 올 겨울이 그다지 즐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잘 나가다가도 한 번씩 망가진 시즌을 보여주던 저메인 다이(16홈런 0.224/0.281/0.434)는 하필 FA를 앞둔 올해 실망스런 성적을 보여주고 있어, 작년의 엄청난 성적이 무위로 돌아갈 위기에 놓여있다.
오클랜드와 1년 계약을 맺으며 재기를 노렸던 마이크 피아자(28경기 1홈런)와 시즌 초반 반짝 활약한 제프 젠킨스(타율 0.260, 13홈런), 정확도와 파워를 동시에 상실해버린 코리 페터슨(타율 0.259, 4홈런)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 뿐만 아니라 올 시즌 1300만 달러에 가까운 연봉을 받고 있는 제이슨 켄달(.220/.259/.273)은 다음 시즌 백업 포수로 전락할 가능성에 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