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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불 붙은 개인타이틀 경쟁…영광 안을 주인공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23.
 
MVP-ROY, 윤곽 드러난 가운데 사이영상 여전히 미궁 속

[데일리안 김홍석 객원기자]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포스트시즌 진출팀 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모으는 것은 각종 개인 타이틀 수상의 주인공이다. 특히 MVP와 사이영상은 선수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으로 꼽히며, 생애 단 한번 밖에 기회가 없는 신인왕도 주목받긴 마찬가지다.
 
◆ 신인왕 - 마쓰자카(AL) & 라이언 브라운(NL)

양대 리그의 신인왕은 결정 난 것이나 다름없다. AL는 엄연한 신인(?) 다이스케 마쓰자카(BOS, 13승 10패 방어율 3.76)가 올 시즌 루키 중 다승과 선발 등판 횟수, 투구 이닝, 삼진 등 주요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였던 알렉스 고든(KC)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일찌감치 레이스에서 탈락했고, 시즌 중반만 하더라도 강력한 라이벌로 평가받던 제레미 거스리(BAL, 7승 4패 방어율 3.44)는 지독히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캔자스시티의 브라이언 베니스터(KC, 10승 7패 방어율 3.28)도 훌륭하지만 발동이 너무 늦게 걸렸다.

오히려 마쓰자카의 독주에 위협을 가할 선수로는 같은 팀 동료들인 더스틴 페드로이아와 오카지마 히데키를 꼽기도 한다. 페드로이아는 규정 타석을 채운 신인 가운데 타격 1위(0.323)를 질주하고 있고, 오카지마(3승 1패 23홀드 4세이브 방어율 1.19)는 올 시즌 최강 릴리프로 떠오르며 보스턴 불펜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NL의 경우 팀 린스컴(SF, 7승 4패 방어율 3.91)을 제외하곤 뚜렷한 투수 후보가 보이지 않지만, 밀워키의 라이언 브라운(24홈런 62타점 0.332/0.373/0.643)의 독주가 눈에 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기록이 단 79경기에서 작성된 점이다.

브라운은 두 달을 늦게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방망이를 선보여, 만약 풀타임으로 뛰었다면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견줘도 전혀 손색없을 정도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한 확률은 그리 크지 않지만 시즌 막판 극적으로 규정 타석을 채운다면, 타격 1위까지 노릴만한 성적이다.

또 하나의 후보였던 휴스턴의 헌터 펜스(12홈런 45타점 0.326/0.352/0.557)도 뛰어나지만, 부상으로 인한 공백으로 격차가 많이 벌어진 상태. 만약 브라운이 신인왕에서 탈락한다면 그것은 그의 수준 이하의 3루 수비(20에러) 때문이다.


◆ MVP 레이스의 유일한 변수 - 팀 성적

AL의 경우, 시즌 초부터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떨어뜨린 알렉스 로드리게스(NYY, 42홈런 121타점)와 매글리오 오도네즈(DET, 24홈런 113타점 타율 0.352)의 2파전 구도가 시즌 내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소속팀은 아직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짓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두 선수 중 팀을 포스트 시즌으로 이끈 선수가 MVP로 뽑힐 것이 유력하다. 두 팀 모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거나 함께 탈락한다면, 타격 1위인 오도네즈 보다 홈런-타점 2관왕인 에이로드의 손을 들어줄 전망.

NL는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프린스 필더(MIL, 39홈런 97타점)와 후반기 맹추격에 나선 라이언 하워드(PHI, 33홈런 99타점)와 알버트 푸홀스(30홈런 83타점)가 그 주인공들이다.

AL와 마찬가지로 세 명 모두 포스트 시즌 진출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 게다가 진출에 성공할 확률도 그다지 크지 않다. 하지만 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팀을 가을의 잔치로 이끈다면, 그 선수에게 MVP의 영광이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플로리다 말린스의 미겔 카브레라(30홈런 91타점 0.330/0.410/0.610)와 헨리 라미레즈(23홈런 98득점 39도루 0.335/0.391/0.567)도 뛰어나지만 팀 성적 때문에 그 가능성이 희박하고, 당초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체이스 어틀리(PHI, 17홈런 82타점)는 부상으로 인한 한 달의 공백이 뼈아프다.

현재 각 지구의 팀 성적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지만, 만에 하나 세 팀 모두 탈락할 경우 필더가 이미 수상 경력이 있는 선수들을 제치고 MVP를 수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사이영상 레이스

대강의 윤곽이 드러난 신인왕과 MVP에 비해 양대 리그의 사이영상 레이스는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시즌 종료를 한 달여 앞두고 후보가 2~3명으로 압축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는 그 양상이 전혀 다르다.

◇ 표 = 데일리안 스포츠

AL는 다승 1위인 조쉬 베켓(BOS)의 활약이 가장 눈에 띄지만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지 못해 우세를 점치기 어렵다. 하나같이 장단이 있기에 누구 하나 꼭 찍어서 유력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 게다가 이들 선발 투수 외에도 올 시즌 리그 세이브 선두를 달리는 J.J. 풋츠(SEA, 36세이브 1.40)도 빼놓을 수 없다.

삼진이 투수 3관왕의 지표 중 하나긴 해도 지금껏 사이영상 투표를 살펴봤을 때, 삼진은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니다(오히려 투구 이닝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에릭 비다드(BAL)가 많은 삼진 개수를 쌓아간다 하더라도 다승과 방어율에서 모두 뒤진다면 다른 후보들을 제칠 가능성은 희박하며, 이는 요한 산타나(MIN)에게도 마찬가지다.

시즌 내내 방어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댄 하렌(OKA)은 퀄리티 스타트 부문도 뛰어나 올 시즌 가장 꾸준하고 안정된 피칭을 선보였다. 다만, 후반기 8경기에서 방어율 3.60에 그치고 있어 시즌 초보다는 다소 힘이 빠져있는 상황이다.

◇ 표 = 데일리안 스포츠

반면, NL 사이영상 레이스는 방어율-삼진 1위의 제이크 피비(SD),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인 브래드 패니(LAD), 9연승을 달리며 무섭게 다승 단독 1위로 치고 올라온 팀 헛슨(ATL), 3경기 연속 완봉-42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지난해 ‘사이영 위너’ 브랜든 웹(ARI) 등 다양한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웹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조금 부족해 보일지 몰라도, 그는 NL에서 게임당 평균 투구이닝이 7이닝이 넘는 유일한 선수로(AL는 로이 할라데이), 에이스다운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방어율 1위인 크리스 영(SD, 9승 4패 방어율 2.12)은 다승 부문에서 너무 뒤처져 사실상 탈락이라 봐도 무방하고, 카를로스 잠브라노(CHC, 14승 9패 방어율 3.86)는 시즌 초 부진이 상당히 아쉽다. 지금 당장 기자단에게 투표용지를 나눠주고 이 중 한명에게 표를 행사하라고 하는 것은 차라리 고문에 가깝다.

지금으로선 어떠한 답도 쉽게 내릴 수 없다. 경기의 임팩트로만 따지자면 단연 피비가, 시즌 전체의 꾸준함은 페니, 최근의 상승세를 감안했을 때 헛슨과 웹의 손을 들어줄 수 있지만, 앞으로의 전개 과정은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결국 올 시즌 사이영상은 남은 경기에서의 집중력이 레이스 판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혼전을 펼치며 팀 순위 못지않게 많은 흥미를 가져다주는 각종 개인 타이틀 수상 여부에 메이저리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