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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카즈미어-쉴즈, ‘200-200’ 원투 펀치의 꿈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9. 16.


[데일리안 김홍석 객원기자]‘200-200’ 원투 펀치의 꿈, 카즈미어 & 쉴즈


선발 투수가 200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200개 넘는 탈삼진을 기록한다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기록이다. 풀타임을 소화하며 ‘이닝 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함과 동시에 위력적인 구위로 상대 타자들을 잡아냈다는 반증이기 때문.


예전에 비해 투수들의 탈삼진 능력이 많이 향상됐고, 삼진을 많이 당하는 거포들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매년 5~8명 정도의 선발 투수들이 ‘200-200클럽’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200-200클럽’ 투수를 한 팀에서 2명 이상 배출한다는 것도 흔치 않다. 이러한 원투 펀치를 보유한 팀은 행복할 수밖에 없다.


LA 다저스 시절의 박찬호(2000년 226이닝 217탈삼진)도 에이스 케빈 브라운(230-216)과 함께 ‘200-200클럽 원투 펀치’로서 이름을 날렸으며, 2004년 휴스턴 에스트로스의 로저 클레멘스(214-218)와 로이 오스왈트(237-206)가 함께 이름을 올린 것이 가장 최근 기록이다.


아메리칸 리그만 살펴본다면 2001년 뉴욕 양키스의 클레멘스(220-213)와 마이크 무시나(228-214) 이후로는 ‘200-200클럽 원투 펀치’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해 6년 만에 아메리칸 리그에서는 파워피처 원투 펀치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 두 주인공은 스캇 카즈미어(23, 13승 8패 3.54)와 제임스 쉴즈(26, 12승 8패 3.85)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 최저 승률 팀인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에 몸을 담고 있는 젊은 1,2선발이다.


지난 2005년 탬파베이 팀 역사상 2번째로 3점대 방어율(3.77)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급부상한 스캇 카즈미어는 올해 32경기에서 195⅔이닝을 소화, 220개나 되는 삼진을 잡았다. 카즈미어는 삼진 부문 1위인 에릭 베다드(221개)가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 요한 산타나와 공동 2위를 형성하고 있다.


2번의 등판을 남겨둔 상황이라 200이닝 돌파는 물론, 9이닝당 탈삼진 수 뿐만 아니라 후반기 삼진 페이스 역시 산타나를 앞서고 있어 생애 첫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도 크다. 23살의 어린 나이에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의 에이스급 투수로 인정받게 되는 것.


올해 2년차를 맞이한 제임스 쉴즈는 31게임에 등판, 215이닝(AL 3위)을 소화하며 리그 최상급 이닝 이터의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주무기 체인지업을 한층 갈고 닦은 쉴즈에게 더 이상 지난해의 미숙함은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삼진은 184개, 남은 경기에서 16개만 추가하면 기록 달성이 가능하다. 이대로 5선발을 모두 돌린다면 등판기회가 2번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기록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쉴즈를 5일마다 등판시킨다면 3번의 등판이 가능하다.


지난 1998년 정식으로 창단해 올해 10년째를 맞이한 탬파베이에서 선발 투수가 200이닝 이상을 던진 것은 단 2번이며 20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단 한 번도 없었다.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선수도 카즈미어를 제외하고는 1998년의 롤란도 아로요(3.56) 한 명뿐이다.


따라서 탬파베이는 ‘200이닝-200탈삼진’ 투수의 탄생 자체가 처음이며 그것도 3점대 방어율을 지닌 두 명이 이 같은 기록을 앞두고 있어 구단 관계자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하고 있다.


올해 탬파베이는 카즈미어와 쉴즈가 등판했을 때 각각 18승 13패, 16승 15패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두고 있지,만 나머지 경기에서 3할 승률(27승 59패)에 겨우 턱걸이를 할 정도다. 그만큼 이 두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크며, 둘 중 한 명이라도 없었다면 올 시즌도 100패를 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 시즌을 리그 최하위로 마감할 것으로 보이는 탬파베이지만, 믿을 수 있는 원투 펀치의 탄생은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을 부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