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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MLB 정규시즌 최악의 역전을 당한 팀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9. 20.


현지시간으로 9월 4일까지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1위인 보스턴 레드 삭스와 2위 뉴욕 양키스의 승차는 무려 7경기. 아무리 양키스의 후반기 분위기가 좋다 하더라도 보스턴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며 5경기차 이상의 승차를 지켜왔기에 역전의 가능성은 그다지 커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레드삭스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3연전에서 스윕을 당하는 등 4연패를 하는 동안 양키스는 반대로 4연승, 이제 승차는 1.5경기에 불과하다. 이제는 ‘가능성’이 아니라 바로 턱밑까지 쫒아와 위협을 가하고 있는 양키스, 그들의 저력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어쩌면 보스턴은 이대로 양키스에게 따라잡히며 10년 연속 지구 우승의 영광을 내주게 될 지도 모른다. 9월에 들어온 후 7경기 차를 따라잡힌 팀은 지금까지 딱 3번 나왔다. 보스턴은 그 4번째 주인공으로 역사에 다시 한 번 오명을 남길 위기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때마침 미국의 스포츠 전문 사이트인 [SI.com(sportsillustrated)]에서 ‘페넌트레이스가 무너지다(Pennant Race Collapses)’라는 제목으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극적인 역전패를 당한 팀들의 기사를 사진과 더불어 소개하고 있기에 본 칼럼을 통해 한번 알아보기로 한다.


1914년 뉴욕 자이언츠


전설적인 투수 크리스티 매튜슨(373승 188패, 통산 다승 3위)이 이끌었던 자이언츠는 7월 21일까지 보스턴 브레이브스에게 10.5경기 차로 앞선 리그 1위에 올라있었다. 하지만 ‘기적의’ 보스턴 브레이브스는 남은 경기를 34승 10패로 마감하며 오히려 10.5경기 차이로 리그 우승을 결정짓는다.
 
 

1934년 뉴욕 자이언츠


자이언츠는 사상 첫 번째로 9월 들어 7경기 차를 역전당한 팀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33승 12패의 고공비행을 하는 동안 5할 승률에 머물렀던 자이언츠는 결국 2경기 차이로 리그 우승을 내주고 만다. 당시 자이언츠에는 35개로 홈런왕에 오른 멜 오트(통산 511홈런)가 버티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1938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피츠버그는 9월 4일까지 시카고 컵스에 7경기 차로 앞서 있었다. 하지만 컵스의 포수인 게비 하트넷이 피츠버그와의 연장 경기에서 그 유명한 ‘황혼의 홈런 (Homer in The Gloamin)’으로 컵스에게 역전 우승을 가져다주었다. 피츠버그는 간판타자 아키 본과 ‘Big & Little Poison’으로 불렸던 폴과 로이드 워너 형제가 분전했지만 결국 2경기 차로 리그 우승을 놓치고 만다.

 

1942년 브루클린 다져스


은퇴할 때까지 20년 가까이 다져스에서 유격수로 활약한 리 위 리즈(사진)가 이끌던 다져스는 8월 5일까지 10경기 차이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남은 51경기 중 무려 43경기를 승리로 장식했고, 그 덕에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104승(50패)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106승(48패)의 카디널스에게 챔피언 자리를 넘겨주어야만 했다.

 

1951년 브루클린 다져스


다져스는 8월 11일까지 뉴욕 자이언츠에게 13.5경기차로 크게 앞서있었다. 하지만 자이언츠는 16연승을 달리는 등 37승 7패로 뒷심을 발휘, 다져스와 동률(96승 58패)을 이루는 데 성공한다. 리그 우승을 가리기 위한 3전 2선승제의 시리즈는 결국 자이언츠의 승리로 결착. 바비 톰슨의 ‘세계로 울려퍼진 홈런’은 바로 이때의 사건이었다.(훗날 상대의 사인을 훔쳐서 이용했음이 밝혀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1962년 LA 다져스


연고지는 LA와 샌프란시스코로 이전했지만 다져스와 자이언츠의 악연은 끈질기게 이어졌다. 이 해 다져스는 마지막 13경기 중 10경기를 패하는 등, 시즌 종료 한 주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의 4경기차 리드를 잃어버리고 자이언츠에게 리그 우승을 빼앗긴다. 돈 드라스데일(25승 9패)과 샌디 쿠펙스(14승 7패)가 있었음에도 허용할 수밖에 없었던 뼈아픈 대역전이었다.

 

1964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강타자 조니 칼리슨(31홈런 104타점)이 이끄는 필리스는 12경기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6.5경기차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따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필리스는 10연패를 당하며 무너졌고, 카디널스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만다. 카디널스가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면 동률이 되어 우승을 가리는 플레이오프를 기대할 수 있었지만, 카디널스는 멋지게 승리하며 이루지 못할 꿈으로 만들어 버린다.
 
 

1969년 시카고 컵스


이제는 동부와 서부 양대 지구로 리그가 갈린 상황, 컵스는 8월 14일까지 메츠에게 9.5경기차로 내셔널 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9월 들어 8승 17패로 무너진 컵스는 되려 메츠에게 8경기나 뒤진 2위에 머물고 말았다. 8월 이후 7홈런에 그친 어니 뱅크스(통산 512홈런)의 부진이 뼈아팠다.
 
 
 
1978년 보스턴 레드삭스


올 시즌 내내 레드삭스와 양키스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언급된 ‘대역전극의 해’가 바로 이때다. 7월 19일까지 14경기차로 앞서 있던 레드삭스는, 이후 52승 21패라는 엄청난 승률로 추격한 양키스에게 결국 따라잡히고 만다. 지구 1위를 위한 단판 승부에 돌입한 양팀, 시즌 4홈런에 불과한 버키 덴트의 3점 홈런이 터졌고, 승리의 여신은 양키스의 손을 들어준다.

 

1987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토론토는 7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3.5경기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게 지구 1위를 빼앗긴다. 공교롭게도 양팀의 마지막 3연전은 서로간의 맞대결, 1경기차로 뒤지고 있던 타이거스는 이 3경기를 모두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며 2경기 차의 짜릿한 역전 우승을 맛본다. 사진의 주인공은 26홈런 39도루로 그해 토론토 타선을 이끈 로이드 모스비다.
 
   

1993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7월 22일까지 배리 본즈가 이끄는 자이언츠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게 10경기 차를 유지하며 내셔널 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49승 16패의 막판 뒷심을 발휘한 브레이브스가 1경기 차로 역전하며 지구 우승을 차지한다. 최고의 성적을 보인 본즈(46홈런 123타점)는 자신의 3번째 MVP를 수상하지만 팀을 구할 순 없었다.

   

1995년 캘리포니아 엔젤스(현 LA 엔젤스)


8월 9일까지 엔젤스는 2위인 시애틀 매리너스에게 11경기를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무너지기 시작한 엔젤스는 따라오는 시애틀과 결국 시즌 최종전에서 결국 타이를 이루었고, 지구 1위를 가리기 위한 단판 승부에 돌입하게 된다. 에이스 마크 랭스턴(15승 7패)이 출격한 이 경기에서 9:1로 패한 엔젤스는 결국 꿈을 접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