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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NL 포스트 시즌 진출 확정! 컵스 & 디백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1.


아메리칸 리그에 이어 내셔널 리그도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뉴욕 메츠가 충격적인 탈락을 했다는 점이 너무나도 의외지만(그들은 마지막 17경기를 남긴 시점에서 7경기차를 잃어버린 역사상 최초의 팀으로 남게 되었다), 2년 연속 리그 4위의 승률을 기록하고도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진출은 축하할 만하다.

 

중부지구 패권을 차지한 시카고 컵스도 돌풍의 밀워키 브루어스와 노련미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물리치고 4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얼굴을 내밀게 되었고, ‘도깨비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간신히 지구 선두를 지키고 지구 1위를 확정지었다.


아메리칸 리그에 이어 내셔널 리그 포스트 시즌 진출 팀을 간단히 살펴보려고 한다. 오늘은 먼저 컵스와 디백스다.



▷ 시카고 컵스(85승 77패 .525)
MVP : 아라미스 라미레즈 & 알폰소 소리아노

내셔널 리그 중부지구는 작년과 똑같은 사태가 발생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2위 팀인 시카고 컵스가 85승만 거두고도 지구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탈락한 뉴욕 메츠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벌여야 하는 콜로라도 로키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도 그들보다 3~4승을 더 거두었다.


사실 그다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어쩌겠는가. 제도가 그렇게 되어 있고 모두가 물고 물리는 가운데 지구 1위를 차지한 것은 컵스다.


사실 지난겨울 총액 3억불을 투자하며 팀을 강화한 컵스는 올 시즌 중부지구 패권을 차지할 1순위 팀으로 평가받았다. 지난 해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세인트루이스가 큰 전력보강 없이 새 시즌을 맞이했고(결국 그 결과는 포스트 시즌 탈락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말았다), 젊은 팀 밀워키의 돌풍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투타 전체적인 면으로 봤을 때 컵스가 가장 나아보였던 것이 사실.


하지만 시즌 시작과 동시에 1억 3600만 달러(8년 계약)를 주고 데려온 알폰소 소리아노가 부상으로 신음하기 시작하며 ‘0’홈런으로 4월을 마감했고, 믿었던 에이스 카를로스 잠브라노는 첫 12경기에서 5승 5패(팀은 5승 7패) 5.62로 부진했다. 5월까지의 팀 성적은 22승 29패, 지구 선두 밀워키에 한참이나 뒤떨어져 있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시즌의 승패를 판가름 짓는 분수령이 된 것은 6월 1일 경기에 있었던 잠브라노와 주전 포수 마이클 바렛의 난투극. 결국 이는 수준 이하의 투수 리드로 컵스 투수들을 흔들리게 했던 바렛의 트레이드라는 결과를 낳았고, 이후 컵스 투수진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게 된다.


잠브라노는 바렛과 결별한 후의 22경기에서 13승 8패 방어율 3.09의 뛰어난 투구를 보이며 에이스로서의 위용을 회복했다. 소리아노 역시도 6월에만 11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부활의 서막을 알렸다. 6-7월에만 34승 20패로 5할이 훨씬 넘는 승률을 회복한 컵스, 그때부터 밀워키와의 본격적인 선두다툼이 시작되었다.


2003년에 이미 포스트 시즌을 경험한 적이 있고, 선수층도 경험 많은 선수들이 더 많이 포진한 컵스가 결국 최종 승리를 가져간다. 밀워키의 후반기 몰락이 원인이었지만, 컵스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


타자

득점

홈런

타점

도루

타율

출루율

장타율

데릭 리

91

22

82

6

.317

.400

.513

아라미스 라미레즈

72

26

101

0

.310

.366

.549

알폰소 소리아노

97

33

70

19

.299

.337

.560

마크 데로사

64

10

72

1

.293

.371

.420


시즌 초반에는 데릭 리가 4할을 넘나드는 타율로 팀 타선을 주도했고, 후반에 가서는 6월 이후 29개의 홈런을 몰아친 소리아노의 역할이 컸다. 무엇보다 9월의 14홈런은 팀의 역사까지도 새로이 쓴 것.


하지만 팀내 MVP를 단 한명만 뽑으라면 아라미스 라미레즈라 말하고 싶다. 큰 기복 없이 꾸준하게 성적을 올려준 아라미스야 말로 컵스 타선의 든든한 기둥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팀이 그에게 약속한 5년간 75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이 전혀 아깝지 않은 활약이었다.


투수

이닝

삼진

방어율

테드 릴리

15

8

0

207.0

174

3.83

리치 힐

11

8

0

195.0

183

3.92

카를로스 잠브라노

18

13

0

216.1

177

3.95

제이슨 마키

12

9

0

191.2

109

4.60

션 마샬

7

8

0

103.1

67

3.92

라이언 뎀스터

2

7

28

66.2

55

4.73

밥 하우리

6

7

8

81.1

72

3.32

카를로스 마몰

5

1

1

69.1

96

1.43


하지만 컵스는 타력보다는 투수력이 좀 더 돋보이는 팀이다. 그들의 팀 방어율은 샌디에이고(3.64)에 이은 내셔널리그 2위(4.02)에 올라 있다. 에이스 잠브라노부터 시작해 릴리-힐-마키-마샬로 이어지는 두터운 5선발 체제는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이었다.


마무리 라이언 뎀스터는 방어율은 높아도 블론 세이브는 3개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물론 동점 상황에서는 믿을 수 없는 선수였지만 이기던 경기만큼은 안정적으로 지켜낸 것. 거기에 경험 많은 밥 하우리는 노련함을 더했고, 패기 넘치는 신인 카를로스 마몰은 위력적인 삼진쇼로 후반기 컵스 마운드에 한층 힘을 실어주었다.


팀 색깔이 비슷한 애리조나와 디비즌 시리즈를 치르는 컵스. 두터운 마운드, 특히 선발진이 시즌 중에 보여줬던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간다면 소리아노를 주축으로 최근 무서운 기세를 타고 있는 타선과 함께 애리조나를 무너뜨릴 수도 있을 것이다.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90승 72패 .556)
MVP : 브랜든 웹 & 구원 투수 4인방

올해 메이저리그 관련 모든 전문가들과 야구를 ‘숫자의 과학’으로 증명하려는 세이버 매트리션들을 모두 바보로 만들어 버린 팀이 애리조나다. 실점이 리그에서 5번째로 적기는 하지만 뽑아낸 점수는 16개 팀 중 무려 14위, 득점(712)보다 실점(729)이 더 많은 팀이 어떻게 패보다 18번이나 많은 승을 거두며 내셔널 리그 전체 1위에 오를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아마도 이래서 야구가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


굳이 이유를 꼽아보자면 그들의 막강 불펜진의 위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 외에는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딱히 이유를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그들은 도깨비 팀이다.


타자들의 성적을 보면 알겠지만, 그나마 괜찮은 성적을 보인 선수들이 아래 표의 4명이다. 팀내 최다 홈런을 친 선수의 출루율은 3할이 채 안되고, 2-3번 타순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던 올랜도 헛슨은 결국 손가락 부상으로 9월 초에 전력에서 이탈했다.


타자

득점

홈런

타점

도루

타율

출루율

장타율

올랜도 헛슨

69

10

63

10

.294

.376

.441

에릭 번즈

103

21

83

50

.286

.353

.460

마크 레이놀즈

62

17

62

0

.279

.349

.495

크리스 영

85

32

68

27

.237

.295

.467


내놓을 수 있는 타자라고는 오직 에릭 번즈 한명. 사실 시즌 내내 도깨비와도 같았던 애리조나 타선을 이끈 선수는 번즈다. 1번부터 4번까지의 타순을 전천후로 오가며, 매월 두 자리 수의 득점과 타점을 기록하며 꾸준히 팀의 기둥역할을 했다.


번즈의 그러한 타격과 골드 글러브급 외야수비가 없었다면 애리조나 야수들은 어딜 가서 명함 내밀기조차 민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번즈의 83타점이 팀 내 1위라는 것은 그들의 타선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지를 잘 말해준다.


하지만 이 별볼 일 없는 타선은 지는 경기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다가도 이기는 경기에서는 맹폭을 가한 도깨비 타선이기도 하다. 월별 성적을 봐도 단 한 달도 승률이 5할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애리조나 외에는 투타 모두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는 LA 엔젤스만이 그런 꾸준함을 자랑했을 뿐이다.


사실 선발 투수진은 브랜든 웹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믿을만한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믿었던 랜디 존슨이 10경기 만에 등 수술로 시즌 아웃 된 것이 뼈아프다. 하지만 그들은 그 어느 팀도 따라올 수 없는 막강한 불펜을 자랑한다. 불펜 전체 방어율은 3.92로 그다지 수준급이라 할 수 없으나, ‘이기는 경기’에 나오는 ‘믿을맨’들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투수

이닝

삼진

방어율

브랜든 웹

18

10

0

236.1

194

3.01

덕 데이비스

13

12

0

192.2

144

4.25

리반 에르난데스

11

11

0

204.1

90

4.93

호세 벌버디

1

4

47

64.1

78

2.66

브랜든 리온

6

4

2

74.0

40

2.68

후안 크루즈

6

1

0

61.0

87

3.10

토니 페냐

5

4

2

85.1

63

3.27


올해 애리조나 불펜은 66번의 세이브 기회 중 무려 51번을 승리로 이끌었다. 77%의 팀 세이브 성공률은 내셔널 리그 1위이며 15번의 블론 세이브도 3번째로 적은 수치다.


47세이브(7블론)를 거두며 이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른 벌버디는 이미 리그 최고의 구원투수에게 주어지는 ‘ROLAIDS RELIEF MAN AWARD’ 수상을 확정지었다.


표에는 생략되어 있지만 브랜든 리온은 35개의 홀드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고, 30홀드의 토니 페냐도 리그 6위에 랭크되어 있다. 홀드는 4개에 불과하지만 이닝-탈삼진 비율만 봐도 후안 크루즈가 얼마나 뛰어난 피칭을 했는지를 알 수 있다.


시즌 내내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전문가들의 의견과 예상을 무위로 돌려버린 ‘도깨비팀’ 애리조나가 포스트 시즌에서도 그 모습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그들은 이미 숫자로 말할 수 없는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