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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ALDS, 에이스를 향한 감독의 신뢰…엇갈린 승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5.
 
[ALDS 1차전] 클리블랜드, 양키스에 12-3 대승

[데일리안 김홍석 객원기자]5일(이하 한국시간) 제이콥스 필드에서 펼쳐진 뉴욕 양키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ALDS 1차전은 각 팀의 에이스들 간의 맞대결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양키스의 왕첸밍(19승 7패 방어율 3.70)과 클리블랜드의 C.C 사바시아(19승 7패 방어율 3.21)는 그리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다.
왕첸밍은 1회부터 공이 높게 제구되는 바람에 자신의 주무기인 싱킹 패스트 볼의 위력을 살리지 못했고, 사바시아 역시 상대 강타선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컨트롤 난조를 보이며 볼넷을 남발해 위기를 자초했다.


사바시아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양키스의 1번 타자
자니 데이먼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허용했지만 이어진 1회말 공격에서 3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4-2로 클리블랜드가 앞서던 상황에서 승부의 분수령으로 작용한 5회가 찾아온다.


5회초 양키스는 대타 쉘리 덩컨의 안타와 데이먼이 볼넷을 얻은 뒤,
바비 어브레유의 2루타로 한 점을 쫓아갔다. 후속타자는 올 시즌 MVP 수상이 유력한 알렉스 로드리게스.


에이로드를 고의 사구로 거른 사바시아는 이미 투구수가 100개를 넘었지만 클리블랜드의 에릭 웨지 감독은 에이스를 향한 신뢰를 내비치며 계속 투구를 이어가게 했다. 1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맞이한 타자는 올 시즌 타격 부문 4위에 랭크된 호르헤 포사다(0.338).


자칫 실투를 할 경우 경기는 동점 내지는 역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바시아는 철저히 바깥쪽 승부를 고수했다. 하지만 공 3개가 연속으로 볼로 선언이 되며 밀어내기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특유의 불같은 강속구로 포사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뒤이은 히데키 마쓰이도 내야 뜬공으로 처리, 위기를 벗어났다.


5회까지의 투구수는 114개. 4개의 안타와 6개의 볼넷을 허용하긴 했지만, 사바시아는 끝까지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3실점으로 잘 막아내며 자신을 믿어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어진 5회 말 이번에는 양키스가 위기를 맞이했다. 왕첸밍은 선두 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위기를 자초, 4번 타자 빅터 마르티네즈에게 우월 2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왕첸밍 역시 투구수가 90개에 육박했지만 경기의 중요성과 왕첸밍의 컨디션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교체할 타이밍이었다. 현지 중계진의 카메라도 조 토레 감독을 계속 비추며 그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


토레 감독도 웨지 감독과 마찬가지로 에이스에 대한 신뢰를 표했다. 계속 던지라는 토리 감독의 싸인을 받은 왕첸밍은 힘차게 공를 뿌렸지만 결과적으로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어진 투구에서 2아웃까지는 잡았지만 자니 페랄타에게 2루타, 케니 로프턴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더 헌납한 것. 경기 분위기나 정황으로 봤을 때 승부는 사실상 결정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첫날 경기는 타선의 폭발력과 투수진의 활약, 그리고 감독의 용병술 또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완승이었다. 과연 2차전에서 조 토레 감독이 에릭 웨지 감독에게 설욕전을 펼치며 시리즈를 동률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벌써부터 내일의 승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