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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웨지 감독, CLE 30대 명장 계보 잇는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11.


클리블랜드, 2차례 우승 모두 30대 감독이 이끌어

[데일리안 김홍석 객원기자]지난 1987년 미네소타 트윈스는 막강 타선을 앞세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미네소타에는 커비 퍼킷(28홈런 99타점)을 비롯해 게리 가이에티(31홈런 109타점)-켄트 허벡(34홈런 90타점)-톰 브루넌스키(32홈런 85타점) 등 강타자들이 즐비했지만, 가장 주목받았던 인물은 선수가 아닌 톰 켈리 감독이었다.

당시 켈리 감독은 37세로 1948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30대 감독으로 이름을 남겼다. 켈리 감독은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전설의 투수’ 스티브 칼튼(사이영상 4회)과 200승 투수 조 니크로보다 6살 적었고, 나중에 감독으로 유명해지는 돈 베일러도 켈리 감독보다 한 살 더 많았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었던 세인트루이스의 토니 라루사 감독과 디트로이트의 짐 릴랜드 감독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60대 노장 감독에 속한다(1944년생). 하지만 올해 리그 챔피언십에 진출한 4명의 감독들은 대부분 젊은 편이다.

콜로라도의 클린트 허들 감독만 올해 50세가 됐을 뿐, 보스턴의 테리 프랑코나 감독(49)과 애리조나의 밥 멜빈 감독(45)은 40대다. 무엇보다 눈길이 쏠리는 감독은 클리블랜드의 에릭 웨지 감독. 1968년생인 그는 아직 40번째 생일까지 4개월이 남았다. 즉, 에릭 웨지는 30대 감독이다.

클리블랜드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에서 보스턴을 꺾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웨지 감독은 1948년 이후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4번째 30대 감독이 된다.

앞서 언급한 톰 켈리 외에 딕 윌리암스 감독이 1967년 레드삭스를 월드시리즈로 이끌었고, 신시네티의 ‘빅레드 머신’을 진두지휘했던 스파키 앤더슨 감독도 1970년과 72년, 팀을 월드시리즈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켈리를 제외하고는 30대 감독으로서 우승의 영광을 누린 인물은 없다.

195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메이저리그는 팀의 리더가 감독을 역임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30대 월드시리즈 제패 감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2차 대전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는 어느 정도 나이 있는 감독을 선호하게 됐고, 30대 감독의 성공기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다.

웨지 감독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클리블랜드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를 차지한 해는 지난 1948년으로, 당시 루 부드루 감독 겸 선수가 팀을 이끌었다.

부드루는 24살이던 1942년부터 선수 겸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으며 30살이던 1948년에 팀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 해 부드루는 18홈런 106타점의 빼어난 성적으로 리그 MVP까지도 차지, 최고의 영광을 누린 바 있다.

1920년 클리블랜드의 창단 첫 우승을 안겨준 ‘회색독수리’ 트리스 스피커(통산 3514안타)도 선수 겸 감독으로 활약했다. 당시 스피커는 32세에 불과했다.

클리블랜드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 두 번이 전부다. 즉, 30대 감독이 팀을 지휘할 때만 정상에 오른 것. 따라서 클리블랜드 팬들이 30대 웨지 감독에게 거는 기대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현재 클리블랜드는 메이저리그에서 시카고 컵스 다음으로 가장 오랜 기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과연 웨지 감독이 팀의 묘한 역사와 함께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30대 명장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