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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MLB Pardon - 토드 헬튼의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17.

토드 헬튼은 대학시절까지만 해도 풋볼과 야구를 동시에 하던 선수였죠. 풋볼시즌에는 풋볼을 하고 나머지시즌에만 야구를 했었기에, 그는 원래 풋볼선수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애덤 던과 비슷한 케이스이지요.)


헬튼은 원래 야구를 꿈꿨던 애덤 던과는 달리, 가능하다면 풋볼선수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예전부터 댄 마리노, 댄 파우츠 등에 열광하던 그였으니까요.


게다가 왼손잡이 쿼터백은 NFL에서도 상당히 드문 케이스였죠. 그래서 헬튼은 풋볼명문 테네시 대학에 들어가서 연습을 하게 되는데요, 아래는 그 시절의 에피소드입니다.


코치 : 야... 헬튼!!!

헬튼 : 넵.

코치 : 넌 어떻게 된 게 던지는데 힘이 없어? 유연성도 전혀 없고 말야... 너 정말 주전 맞냐?

헬튼 : -_-;;

코치 : 다음 주부터 주전은 4학년 콜린이 맡는다. 알겠지?

헬튼 : 저기... 저... ㅡ.ㅜ;;;

코치 : 넌 아직 3학년이고 내년에 자리가 있을 수도 있겠지.

헬튼 : ㅡ.ㅜ;;;;;


그래서 헬튼은 주전 쿼터백 자리를 빼앗기고, 백업 쿼터백으로 밀려나게 되었죠. 그 탓인지 그는 1학년생 햇병아리 후배 쿼터백에게 넋두리를 합니다.


헬튼 : 내가 말야... 진짜 열심히 하는데도 기회를 안줘, 으흐흑ㅡ.ㅜ;;;

후배 : 언젠가는 기회가 있겠죠 뭐^^;;

헬튼 : 쩝... ㅡ.ㅜ;;;;


그런데 우연인지... 정말 1주일후의 게임에서 그 주전 4학년생은 부상을 당하게 되었고... 그 경기에서 헬튼은 절호의 찬스를 맞게 됩니다.


헬튼 : 흠... 선배가 다쳤나보군... 안됐지만... 다시 주전은 나다! 크크크^^


그래서 열심히 몸도 풀어보고... 감독에게 시위를 하는데...

저런... 


감독 : 야!! 거기 1학년생!! 너 나와서 주전해라!!

헬튼 : 엥? 머시라? -_-;;;


풋볼에서 감독의 위치는 워낙 절대적인지라, 왜 자길 써주지 않느냐고 물어볼 수도 없고... 걍 당연하게 자신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던 헬튼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죠.


헬튼 : 으... 왜 저런 햇병아리에게 자릴 주냐구!!! 내가 저런 애송이보다 백만배는 더 잘 던질 수 있다고!!!ㅡ.ㅜ;;;

감독 : 뭐해? 마이크 쓰고 백업준비하지 않고?(백업쿼터백은 마이크를 쓰고 주전을 도와준다)

헬튼 : 예... ㅜ_ㅜ;;;


근데 경기는 그 1학년생의 멋진 활약으로 끝이 나고... 그 1학년생은 순식간에 스타가 됩니다.

여전히 인정할 수 없던 헬튼도....


헬튼 : 이제 니가 스타다... 내가 실력이 더 좋지만!!! 너를 위해 비켜 주지... 이제 난 야구나 할란다ㅜ.ㅜ;;;;

후배 : ^^;;;;;


그런데 정말로 그 후배가 실력은 없는데 헬튼의 자리를 운 좋게 가져간 것일까요?^^


헬튼 : 야.....페이튼!! 니가 감독님께 말씀드려라... 나 풋볼 관둔다 -.-;;;;

매닝 : 넵...^^;;
 


그 후배는
페이튼 매닝 이라는 현재 당대 최고라 할 수 있는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명 쿼터백이고, 헬튼은 그러한 그의 그저 그런 선배였을 뿐이었죠.^^;;;;;

어쩌면 그때 풋볼을 관두고 야구에만 전념한 것이, 둘 다에게 특히 헬튼에게는 잘 된일인 것 같습니다.^^;

괜히 나중에 주름만 잡다가 망신당하느니 말이죠.^^


p.s : 참고로 그 당시 헬튼의 타율은 무려 .655였다고 합니다.^^;

 

** 위의 'MLB Pardon'은 [메이저리그 이야기 카페(http://cafe.daum.net/mlbstory)]의 Todd Helton님이 전해주는 현지의 재미난 에피소드 모음을 제가 약간 각색한 것입니다. 카페로 들어가셔서 파든 게시판에 가시면 예전에 있었던 재미난 사건들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