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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레즈팬들 ‘The Kiss of Death’…베이커 감독 영입 불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18.
 
베이커 레즈 감독 부임, 팬들은 울상
호머 베일리 등 젊은 투수진 혹사 우려


포스트시즌 열기가 한창 무르익는 가운데, 그들과 관계없는 팀들은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대비한 전력 보강에 총력을 쏟고 있다.

신시내티 레즈도 지난해까지 시카고 컵스를 이끌었던 더스티 베이커 감독과 1050만 달러(3년)의 계약을 체결하며 사령탑을 교체했다. 현재 신시내티의 팬 포럼은 여느 포스트시즌 진출팀 못지않게 열띤 참여와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베이커 감독에 대한 반응이 대부분 부정적이라는 것.

사실 레즈의 베이커 감독 영입은 다소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리빌딩’ 작업에 들어간 신시내티가 베테랑을 선호하는 베이커 감독을 무슨 이유로 영입했는지 여기저기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베이커 감독은 선수들과의 친화력이 무척 뛰어난 감독으로 과거 그가 맡았던 팀의 선수들은 강한 응집력을 보여 왔고, 이는 전력 이상의 성적으로 귀결됐다.

14년 경력의 베이커 감독은 9시즌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뒀고, 그 중 4번은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게다가 1993년과 97년, 그리고 2000년까지 3번이나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아직까지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은 없지만 통솔력만큼은 최고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즈 팬들이 베이커 감독을 거부하는 이유는 바로 ‘혹사’ 때문. 베이커 감독은 컵스 감독 시절 투수 최고 유망주로 불리던 케리 우드와 마크 프라이어를 ‘혹사’로 인해 망가뜨린 전력이 있다.

벌써부터 메이저리그의 칼럼니스트들은 ‘베이커 감독은 레즈의 젊은 투수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꼬집었고, 레즈의 한 팬은 베이커 감독 영입에 대해 ‘The Kiss of Death’라며 성토하고 있다.

현재 신시내티는 투수 최고 유망주 호머 베일리를 보유하고 있다. 베일리는 텍사스 출신 투수답게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고 있지만, 팬들은 ‘제2의 케리 우드가 되지 않겠냐’며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게다가 신시내티의 1~2선발 애런 하랑과 브론슨 아로요는 3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과부하가 걸린 상태. 이미 무리하고 있는 두 투수들에게 베이커 감독 특유의 ‘선발투수 기본 120구 이상’ 운영이 가해질 경우 자칫 ‘데드암’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베테랑을 유난히 선호하는 베이커 감독이 한 포지션에 2명의 선수를 번갈아 기용하는, 이른바 ‘플래툰 시스템’도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다.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보장해줘야 하는 젊은 선수들에게 플래툰 시스템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컵스의 유망주 최희섭이 플래툰에 희생된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베이커 감독은 지난 2003년 컵스 부임 첫 해,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며 합격점을 받기도 했다. 일단 신시내티도 다음 시즌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긴 하다.

하지만 컵스는 미래를 짊어질 선수들이 망가지는데 한 시즌도 걸리지 않았고, 땅을 치며 후회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언론과 팬들로부터 수많은 질타와 거센 비난을 받으면서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선수들과의 관계만큼은 돈독했던 베이커 감독. 과연 그의 영입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