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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 MLB 결산] - NL 동부지구 팀별 리뷰 및 Best & Worst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1. 7.


[NL-East]

▶ 필라델피아 필리스

지난해 7월 미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10,000패의 치욕을 당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 메이저리그가 태동하던 시기부터 함께 했으나 첫 우승은 전설적인 3루수 마이크 슈미트가 활약하던 1980년이 되어서야 간신히 경험할 수 있었던 팀. 그 어떤 팀보다도 패배가 익숙했던 이 팀은 구단의 지속적인 투자가 팻 길릭이라는 유능한 단장(GM)과 연결되면서 126년의 팀 역사 가운데 두 번째 우승을 일구어냈다.


Best - 브래드 릿지 & 팻 길릭

월드시리즈 챔피언 필라델피아가 디비즌 시리즈에서 탈락한 지난해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은 단 한 가지다. 바로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생겼다는 것. 정규시즌 내내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41번의 세이브 찬스를 모두 성공시킨 브래드 릿지(2승 무패 41세이브 1.95)는 포스트시즌에서도 7세이브를 더하며 팀의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멋진 헛스윙 삼진으로 월드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모두가 ‘끝났다’고 하던 투수를 비교적 헐값($635만)에 데려와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 팻 길릭의 수완은 역시나 알아줘야 한다.


Worst - 지미 롤린스

지난해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리그 MVP를 수상했던 롤린스는 올 시즌 다소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득점(139-76), 홈런(30-11), 타점(94-59), 3루타(20-9), 타율(.296-.277) 등 대부분의 타격 스탯에서 큰 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001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이후로 매년 건강하게 최소 154경기 이상을 소화했던 내구성 좋은 이 유격수는 올 시즌 잔부상에 시달리며 25경기를 결장했다. 여전히 좋은 1번 타자인 것은 확실하나, 당초 기대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 뉴욕 메츠

언제나 한 수 아래로 굽어봤던 필리스에게 또다시 악몽 같은 좌절을 맛봤다. 더군다나 2년 연속으로 마지막 3연전의 상대로 맞붙어서 그들의 탈락을 확정시킨 팀은 플로리다 말린스였다. 언제나 많은 투자를 하는 팀이라 강하다는 이미지를 풍길 뿐, 실상 2001년 이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2006년 밖에 없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은 바로 메츠 같은 팀을 두고 하는 말이다.


Best - 요한 산타나

유망주 여럿을 포기하고 트레이드해온 후, 1억 3750만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에 6년 장기계약을 보장해준 에이스 요한 산타나는 16승 7패 평균자책점 2.53이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산타나가 올해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그의 데뷔 이후 가장 뛰어난 기록. 산타나가 저렇게 잘해줬음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막판에 역전당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는 것은 무척이나 아쉽겠지만, 적어도 그 엄청난 투자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은 충분히 증명되었다.


Worst - 페드로 마르티네즈

두 명의 외계인의 원투펀치를 앞세워 우승을 노린다는 계산은 역시나 어리석은 생각일 뿐이었다. 첫 등한 이후 통증을 호소하며 또다시 2달을 쉬더니 돌아온 뒤에는 동네북 신세가 되고 만 ‘원조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즈(5승 6패 5.61). 그가 등판한 20경기에서 메츠는 8승 12패를 기록했고, 만약 이 승-패 수치가 뒤바뀌었더라면 뉴욕의 가을이 이토록 외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보스턴 팬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페드로는 뉴욕의 팬들에게는 2번이나 악몽을 안겼다. 처음에는 양키스를 때려잡는 무시무시한 ‘외계인’으로, 두 번째는 실적도 없이 많은 연봉을 챙겨 메츠를 침몰시킨 ‘먹튀’로 말이다.


▶ 플로리다 말린스

시즌 전 중심 타자인 미겔 카브레라를 디트로이트로 팔아넘길 때만 하더라도, 플로리다의 시즌 전망은 암울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이 팀에는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이 넘쳐나고, 그들이 기세를 타면 무섭다는 것을 또 다시 보여줬다. 84승 77패로 여유 있게 5할 승률을 넘기며 지구 3위에 오른 플로리다. 97년 첫 우승 후 6년 만인 2003년에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말린스, 그들의 리빌딩이 완성되는 주기가 6년이라면 내년이 바로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할 때다.


Best - 헨리 라미레즈

125득점(NL 1위) 33홈런 67타점 35도루 .301/.400/.540의 뛰어난 성적과 유격수라는 포지션까지. 플로리다의 24살짜리 3년차 유격수 핸리 라미레즈는 10년 전 유격수로서 40-40클럽에 가입하며 팬들을 열광시켰던 당시의 ‘젊은 천재’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2014년까지 6년간 7000만 달러라는 헐값의 장기계약으로 묶여있기에, 모든 현역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트레이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기도 한 라미레즈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내년 시즌에는 40-40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Worst - 앤드류 밀러 & 웨스 헴즈

앤드류 밀러는 미겔 카브레라가 포함된 트레이드를 통해 플로리다가 얻어온 6명의 유망주 가운데 ‘즉시 전력감’이라고 평가를 받던 투수였다. 하지만 막상 풀타임 선발투수로서의 기회를 얻은 밀러는 등판에서 6승 10패 평균자책점 5.87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말았다.

3루와 1루 백업 요원으로 132경기를 뛰며 5홈런 31타점 .243을 기록한 웨스 햄즈는 객관적으로 보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 활약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햄즈가 받았던 215만 달러라는 연봉이 플로리다 팀 전체 연봉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플로리다라는 팀에서 20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는다면 최소한 30홈런은 기본적으로 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전반기를 45승 50패로 마감했던 애틀란타는 후반기 들어 27승 40패로 더 크게 무너지며 1990년(65승 97패 .401)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을 남겼다.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해준 중심타자도, 200이닝을 소화하며 15승을 거둬줄 에이스도, 30세이브 이상을 책임질 믿음직한 마무리도 애틀란타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팀 내에서 기둥 역할을 해야 할 선수들은 하나같이 부상에 시달리며 신음하기 일쑤였으니, 이기는 팀이 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Best - 치퍼 존스

타율(.364)과 출루율(.470)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른 ‘대장’ 치퍼 존스는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커리어 로우였던 2003년 이후 4년 연속으로 타율과 OPS가 상승하는 진기한 모습을 보여준 36살의 노장 치퍼 존스. 하지만 그의 투혼도 이미 꺼진 팀의 불꽃을 되살리진 못했다. 또한 비율 스탯만 훌륭할 뿐, 잔부상에 시달린 덕에 34경기나 결장해 누적 스탯이 22홈런 75타점에 불과했다는 점도 무척 아쉬운 부분이다.


Worst - 존 스몰츠 & 탐 글래빈 & 마이크 햄튼

존 스몰츠(1400만) 6경기 뛰고 시즌 아웃, 탐 글래빈(800만)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리면서 2승 4패 5.54의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 마감, 팀의 골칫덩이 마이크 햄튼(1700만) 역시 7월 말에 겨우 팀에 합류하더니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3승 4패 4.85의 성적을 남겼다. 팀 헛슨(11승 7패 3.17)과 더불어 든든한 선발진을 구축해야할 선수들이 이 모양이었으니 팀이 잘 굴러갈 턱이 없다.


▶ 워싱턴 내셔널스

약체라는 인식이 강한 워싱턴이지만 항상 최악의 사태만큼은 피해왔었다. 하지만 올 시즌 가진 밑천이 모두 드러나며 59승 102(.366)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최하위를 기록, 지난 1976년(55승 107패 .340) 이후 처음으로 100패의 수모를 당했다. 팀 내 홈런 1위의 기록이 14개, 타점 1위가 61개라는 것만으로도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Best - 존 라난

암울했던 올 시즌 그나마 워싱턴이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존 라난(9승 15패 3.91)이라는 젊은 좌완투수의 발굴일 것이다. 팀 타선이 워낙에 수준 이하였기 때문에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패를 기록했을 뿐, 31경기에 등판해 21번이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준수한 선발 투수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작년에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성적(12승 3패 2.13)으로 눈도장을 받은 후, 계속되고 있는 지속적인 성장세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앞으로 팀의 미래를 책임질 에이스급 투수의 역할도 기대해볼 만하다.


Worst - 닉 존슨 & 라이언 짐머맨

팀 내에서 가장 많은 55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닉 존슨(550만)은 38경기만 뛰고는 손목 수술로 시즌을 접었다. 지난해 23홈런 77타점 110볼넷 .290/.428/.520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주전 1루수의 이탈은 타선에 큰 구멍을 만들고 말았다. 더군다나 2년 동안 평균 22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던 3년차 3루수 라이언 짐머맨마저도 부상으로 두 달을 쉬며 14홈런 51타점의 초라한 성적만을 남겼다. 둘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팬들이 느낀 실망감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