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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 MLB 결산 - NL 중부지구 팀별 리뷰 및 Best & Worst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1. 11.


[NL-Central]

▶ 시카고 컵스

이것을 성공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셔널리그 최다승(97승 64패)으로 2년 연속 지구 1위에 오르며 디비즌 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무려 13.5경기 차의 LA 다저스(84승 78패)에게 3연패하며 맥없이 무릎을 꿇고 말았다. 1908년의 마지막 우승 후 100년간 이어져온 불운을 씻어내기 위해 제법 많은 투자를 했지만 결국은 물거품이 되고 만 상황. 여전히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기에 내년 시즌의 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무관’의 시절이 세 자리수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수밖에 없다.


Best - 라이언 뎀스터

주목받는 영건 선발투수로 데뷔했으나, 2004년 시카고 컵스에 몸담은 이후로 계속해서 구원투수로만 활약하며 87세이브를 올린 라이언 뎀스터는 5년 만에 선발로 재전향한 올해 무시무시한 투구를 선보이며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등극했다. 17승(6패)은 내셔널리그 3위, 2.96의 평균자책점은 4위의 기록이다.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선 다저스와의 디비즌 시리즈에서는 4.2이닝 동안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지만, 정규시즌에서의 투구만큼은 눈부실 정도였다. FA를 앞두고 최고의 활약을 펼친 터라 따뜻한 겨울이 예상된다.


Worst - 후쿠도메 코스케

‘용두사미’라는 말이 이처럼 잘 어울리는 선수가 또 있을까?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9회말 동점 3점 홈런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면서 컵스의 희망으로 떠오르나 했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팀의 ‘계륵’이 되고 말았다. 4월을 마감하는 시점에서는 .327의 수준급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으나 .293(5월)-.264(6월)-.236(7월)-.193(8월)-.178(9월)로 월간 타율이 꾸준히 하락하더니 결국 .257의 타율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10홈런 58타점의 성적은 1200만 달러를 받는 외야수로서는 실격이다.


▶ 밀워키 브루어스

올해의 밀워키는 선수 한 명이 팀의 운명을 얼마나 좌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단 한 건의 트레이드, 그리고 그렇게 얻어온 특급 투수가 승승장구하며 팀의 26년 한을 풀어준 것이다. 비록 디비즌 시리즈에서 무릎 꿇고 말았으나, 라이언 브론과 프린스 필더라는 젊은 쌍포가 함께하는 한 이 팀은 언제나 다크호스로 평가받을 만하다.


Best - C.C. 싸바시아

바로 팀의 운명을 바꾼 단 한 명의 특급 에이스 C.C. 싸바시아. 이적과 동시에 첫 11경기에서 9연승을 달리며 팀을 위기에서 구하더니, 9월 막판에는 연속 4번이나 3일 휴식 후 등판을 감행하며 뉴욕 메츠를 따돌리고 와일드카드를 획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7경기에서 11승 2패 1.65의 평균자책점, 그리고 그보다 더욱 놀라운 7완투 3완봉승까지. 클리블랜드에서의 성적까지 합치면 253이닝에 10완투 5완봉승을 거둔 이 특급에이스는 연평균 2200만 달러 이상의 장기계약을 노리며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Worst - 에릭 가니에

1000만 달러의 연봉을 주기로 하고 계약한지 4일 만에 ‘미첼 보고서’에 이름을 올려 구단주와 팬들의 속을 뒤집어 놓더니, 시즌에 돌입한 후에는 5.44의 평균자책점으로 17번의 세이브 기회 가운데 7번을 날려버리는 막장 투구를 선보인 왕년의 스타 에릭 가니에. 그나마 그를 대신해 마무리의 중책을 맡은 한때의 ‘삼성맨’ 살로몬 토레스(7승 5패 28세 3.49)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둘도 없는 역적이 될 뻔했다.


▶ 휴스턴 애스트로스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15경기에서 14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하며 와일드카드 레이스에 뛰어들었던 휴스턴은 9월 중순 텍사스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때문에 홈에서 했어야할 컵스와의 2경기를 밀워키 구장에서 치렀고, 그때부터 5연패를 당하며 좋았던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선수들과 팬들은 무리하게 일정을 조정한 버드 셀릭 커미셔너를 원망했지만, 이미 배는 떠난 상황. 최종성적은 86승 75패(.534)로, 밀워키(90승 72패 .556)에 3.5경기 뒤진 지구 3위다.


Best - 카를로스 리

2006년 11월 휴스턴이 카를로스 리에게 6년간 총액 1억 달러의 계약을 안겨줄 당시만 하더라도 ‘어리석은 짓’이라는 평가가 더 많았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모두 사라졌다. 2007시즌에 32홈런 119타점 타율 .303의 좋은 성적을 기록한 리는 올해 8월초 몸에 맞는 공으로 인한 손가락 골절로 시즌아웃되기 전까지 28홈런 100타점 .314의 MVP급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당시까지 홈런과 타율은 리그 5위, 타점은 당당 1위였다. 홈런 2개가 모자라 6년 연속 30홈런 기록이 중단됐다는 점이 아쉬울 뿐, 리만 건강했더라면 휴스턴은 밀워키를 뛰어넘었을 지도 모른다.


Worst - 미겔 테하다

13홈런 66타점 그리고 .729의 OPS까지, 모두가 풀타임 첫 해였던 1998년 이후 10년 만에 받아보는 최악의 성적표다. 이적 직후 ‘미첼 레포트’에 이름이 올라 한차례 집중포화를 맞은 테하다는 실력으로 말하고자 했으나 그 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유격수의 성적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그 연봉이 1300만 달러라면 문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데뷔 이후 가장 적은 11개의 실책만 범하며 수비에서는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원투 펀치를 비롯한 선발 투수 4명(카펜터, 멀더, 피네이로, 클레멘트)이 부상이었던 팀. 그랬기에 전문가들로부터 “푸홀스 한 명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던 팀. 하지만 이 팀은 급하게 FA를 통해 수혈한 선수들과 급성장한 유망주들의 활약으로 인해 한 때 와일드카드 경쟁에 뛰어들기도 했었다. 86승 76패(.531)로 올해를 마감했지만, 내년에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Best - 라이언 루드윅

425만 달러짜리 FA 에이스 카일 로쉬(15승 6패 3.78)나 기존의 스타 알버트 푸홀스(37홈런 116타점 .357)의 활약도 대단했으나, 혜성처럼 등장해 푸홀스의 외로움을 달래준 라이언 루드윅(37홈런 113타점 .299)의 존재가 가장 놀라웠다. 텍사스에서 데뷔할 당시만 하더라도 꽤나 주목받던 유망주였지만 숱한 좌절을 겪으며 ‘실패한 텍사스 출신 타자’ 취급을 받던 루드윅은 31살이 되어서야 마침내 빛을 본 것이다. 다만, 내년에도 좋은 활약을 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Worst - 원투펀치

토미 존 수술로 지난해를 통째로 날린 에이스 크리스 카펜터는 올해도 푹 쉬면서 가끔씩 얼굴을 내밀었다. 올 시즌 15.1이닝을 던지면서 카펜터가 받은 연봉은 1050만 달러, 공 하나에 5만 달러였다. 이에 질세라 2년의 계약기간 전체를 부상으로 보낸 2선발 마크 멀더(650만)는 올해 3경기에서 1.2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 멀더의 1구는 카펜터의 3배에 달하는 15만 달러였다.


▶ 신시네티 레즈

지난해 72승에 그친 레즈는 명장(?) 더스티 베이커를 영입하며 반전을 꾀했으나 고작 2승을 더한 74승에 머물고 말았다.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5명이나 있지만 타점이나 득점 90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그 만큼 타선의 짜임새가 부족했고, 위기 상황을 타개해줄 해결사의 존재가 절실했다. 제이 브루스(21홈런)를 비롯해 조이 보토(24홈런), 에드윈 엔카네이션(26홈런) 같은 젊은 유망주 타자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Best - 에디슨 볼케즈

지난해의 신데렐라 자쉬 해밀턴과 맞바꾼 에디슨 볼케즈는 2008년의 신데렐라로 등극했다. 시즌 초반의 거침없던 페이스는 후반기 들어 다소 꺾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7승 6패 3.21의 평균자책점과 206탈삼진을 기록했고, 이는 내셔널리그 최정상급 선발 투수의 성적(다승 3위 탈삼진 2위 평균자책점 8위)이다. 텍사스에서 꽃을 피우지 못했던 25살 투수는 레즈에서 새로운 인생을 맞이했다. 볼넷 개수(93)를 좀 더 줄일 수만 있다면 리그를 호령할 수 있을만한 위력적인 스터프의 주인공이다.


Worst - 애런 하랑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동안 677.2이닝을 던진 레즈의 에이스 애런 하랑의 어깨에 결국 이상이 생기고 만 것일까. 큰 부상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줄곧 3점대 중후반을 유지하던 평균자책점이 4.78까지 치솟았고, 2년 연속 16승을 거뒀던 선수가 무려 17패(6승)를 당하며 올해 메이저리그 최다패의 오명을 쓰고 말았다. 시작(4월 2.98)과 끝(9월 3.07)은 좋았지만, 5~8월의 성적(3승 10패 6.44)이 너무나도 처참했다.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2007년 내셔널리그 최저승률(68승 94패 .420) 팀 피츠버그는 올해 그 보다도 1승이 줄어든 67승 95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투타 전반에 걸쳐 젊은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그런 만큼 팀으로서의 전력은 매우 약했다. 무려 16년 연속 5할미만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만성 패배에 중독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년에도 이 치욕적인 기록을 끊을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서럽다.


Best - 네이트 매클로스

피츠버그에서 올 시즌의 매클로스보다 많은 득점(113)을 기록한 선수를 찾으려면 무려 8년 전의 브라이언 자일스(2000년 당시 116득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50개의 2,3루타와 26개의 홈런, 심지어 썩 뛰어나지 않은 도루(23)와 타율(.276)까지 모두 올 시즌 팀 내 1위의 기록. 거기에 최고의 외야 수비수임을 증명하는 골드글러브까지 수상, 평범했던 그의 커리어는 26세를 기점으로 급변하기 시작했다.


Worst - 탐 고즐라니

14승 10패 201.2이닝투구 그리고 3.88의 평균자책점이라면 메이저리그에서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는 엘리트급 선발 투수의 성적이라 할 수 있다. 2007년에 그와 같은 성적을 기록했던 탐 고즐라니는 올 시즌 평균자책점이 6.66으로 수직상승하며 대책 없이 무너지고 말았다(21경기 6승 9패). 동료인 이안 스넬(07년 3.76 => 08년 5.42)은 고즐라니에 비하면 차라리 양반이다.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