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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 MLB 결산 - AL 서부지구 팀별 리뷰 및 Best & Worst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1. 13.


[AL-West]

▶ LA 에인절스

올 시즌 유일한 100승 팀이자 모든 팀 가운데 가장 먼저 포스트시즌 진출을 축하하는 샴페인을 터뜨린 LA 에인절스는 2004년과 2007년에 이어 올해까지도 디비즌 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맥없이 패하고 말았다. 재능 있고 유능한 선수들이 넘쳐나지만, 포스트 시즌을 지배할 만한 정도의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존 랙키는 커트 쉴링이 될 수 없었고, 블라드미르 게레로는 매니 라미레즈가 아니었다.


Best - 어빈 산타나

오프시즌 동안 시카고 화이트삭스로부터 존 갈랜드를 트레이드해오는 바람에 하마터면 산타나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할 뻔했다. 하지만 켈빔 에스코바의 부상으로 인해 기회를 잡더니, 예상을 벗어난 대활약으로 에이스급 투수로 거듭나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팀 내 최다인 219이닝을 소화하면서 리그 2위인 214개의 탈삼진을 기록해 올 시즌 9명만 달성한 200-200클럽에 가입한 산타나는 올 시즌 16승 7패 평균자책점 3.49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Worst - 토리 헌터 & 켈빔 에스코바

950만 달러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부상으로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린 2선발 켈빔 에스코바는 시즌 중 한국을 방문하는 등 나름대로 보람찬(?)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산타나의 활약으로 자신의 공배까지 완벽하게 채워진 터라 죄책감도 덜할 것이다. 하지만 FA를 통해 5년간 9000만 달러에 계약한 중견수 토리 헌터는 입장이 다르다. 21홈런 78타점 19도루 그리고 타율 .278의 성적은 평균 이상이긴 해도, 저 엄청난 연봉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음이 분명하다. 팀에서는 게레로를 뒷받침해줄 만한 해결사를 원했으나, 올해의 헌터는 그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 텍사스 레인저스

메이저리그의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901점을 뽑아낸 막강 타선, 그리고 메이저리그 전체 꼴찌인 967점을 허용한 빈약한 투수진. 언제나 그렇듯 이 팀은 타선이 벌어 놓은 점수 이상을 마운드가 까먹으며 79승 83패(.488)의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최근 12년 동안 팀의 홈구장인 레인저스 볼파크(전 알링턴 볼파크)에서 규정이닝을 채우며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2005년의 케니 로저스(14승 8패 3.46)뿐, 거액을 들여 영입한 선발투수들은 하나같이 버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Best - 이안 킨슬러

자쉬 해밀턴(32홈런 130타점 .304)의 대활약은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바다. 오히려 텍사스 타자들 가운데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졌던 선수는 다름 아닌 1번 타자 겸 2루수인 이안 킨슬러였다. 올해 메이저리그 3년차를 맞이하는 특급 유망주 출신인 킨슬러는 8월 중순 탈장 수술 때문에 시즌 아웃 당하기 전까지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121경기에서 102득점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었던 것을 비롯해 41더블 18홈런 71타점 26도루 타율 .319의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성적. 쉽게 말해 킨슬러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1번 타자였다는 뜻이다.


Worst - 루이스 멘도자

100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는 케빈 밀우드(9승 10패 5.07)나 팀의 주전 마무리 투수 C.J. 윌슨(2승 2패 24세 6.02)의 성적도 한심하지만 루이스 멘도자를 따라갈 수는 없다. 25살의 멘도자는 팀 투수진이 완전히 붕괴된 상황에서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25경기에 등판 63.1이닝을 던지는 동안 3승 8패 평균자책점 8.67이라는 수준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다. 2008시즌 메이저리그에서 40이닝 이상을 던진 373명의 투수 가운데 멘도자보다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다승 1위는 10승의 저스틴 듀크셔, 타점과 득점 1위는 77개씩을 기록한 잭 커스트, 타율 1위는 .279의 커트 스즈키. 126경기를 치르는 한국이면 모를까, 162경기를 하는 메이저리그 팀의 최고 기록으로서는 한참이나 부족한 수준이다. 75승 86패(.466)로 서부지구 3위에 머문 오클랜드의 올 시즌 모습 속에서 ‘빌리 빈의 마술’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댄 하렌에 이어 리치 하든과 조 블랜튼까지 주축 투수들을 모조리 트레이드 해버린 이 팀이 다시금 재기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른다.


Best - 브래드 지글러

올 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24.1이닝 동안 2실점(1자책)하는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5월 31일 메이저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29살의 중고 신인 지글러는 8월 13일까지 무려 두 달 반 동안 실점이 없었다. 신인의 데뷔 후 39이닝 연속 무실점은 1907년 조지 맥퀼란의 25이닝 기록을 101년 만에 무려 14이닝이나 경신한 대단한 것이다. 지글러는 마침내 팀의 마무리 자리까지 꿰차며 3승 무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1.06이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Worst - 에릭 차베스

빌리 빈 단장의 신화(?)를 다룬 책 ‘머니볼’에는 빈 단장이 에릭 차베스를 두고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저 나이 때 저만큼 하지 못했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그는 에이로드의 나이별 기록을 정확히 모르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만큼 빈은 차베스를 신뢰했고, 지암비와 테하다 그리고 영건 3인방(헛슨, 멀더, 지토)을 모조리 내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차베스만은 6년간 6600만 달러의 거액을 투자해 붙잡았다. 계약 첫 해인 2005년에는 160경기를 출장했던 차베스는 2006년 137경기, 2007년 90경기를 거쳐 올해는 23경기 출장에 그쳤다. 게다가 타율은 3년 연속 2할 4푼대에 맴돌고 있다.


▶ 시애틀 매리너스

페이롤 26위(5400만)인 워싱턴 내셔널스가 메이저리그 전체 꼴찌(102패)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최근 몇 년간의 끊임없는 투자로 페이롤 1억 달러를 돌파한 시애틀(1억 1700만-9위)이 101패(61승)를 당하며 그 앞자리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어리석은 투자를 일삼은 단장은 결국 시즌 중 해고되고 말았고, 지난해 감독을 쫓아낸 팀 내 연봉 1위의 선수는 ‘과대포장론’에 휩싸이며 1년 내내 언론에 시달려야만 했다.


Best - 라울 이바네즈

올 시즌 23홈런 110타점 .293의 뛰어난 성적을 비롯해 이바네즈는 시애틀로 컴백한 2004년 이후 5년 동안 113홈런 489타점의 수준급 기록을 남겼다. 그동안 리치 섹슨(4년 5000만), 에드리언 벨트레(5년 6400만), 카를로스 실바(4년 4800만), 제러드 워시번(4년 3750만), 미겔 바티스타(3년 2500만), 조지마 겐지(3년 2400만) 등이 자신의 분에 넘치는 거액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이바네즈는 자신의 역할만을 묵묵히 수행하며 5년간 2425만 달러라는 비교적 헐값의 연봉을 받았다.


Worst - 빌 바바시

최악의 선수는 한 둘이 아니다. 17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도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이치로(103득점 43도루 .311)를 비롯해 시즌 중반 방출당한 리치 섹슨(11홈런 30타점 .218), 워시번(5승 14패 4.69), 바티스타(4승 14패 6.26), 실바(4승 15패 6.46) 등이 모두 처참한 성적으로 무너졌다. 이 모든 것인 단 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것이 참으로 놀라울 정도다. 3년 반의 시간 동안 시애틀 단장으로 재직했던 빌 바바시는 한국 팬들로부터 (선수들에게 거액의 연봉을 보장해준다는 뜻으로) ‘대인배’라는 별명을 얻더니, 결국 시즌 중에 일자리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 김홍석(http://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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