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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후쿠도메, 제 2의 마쓰이 될 수 있을까??

by 카이져 김홍석 2007. 12. 13.

주니치 드래곤즈의 외야수 후쿠도메 코스케가 결국은 시카고 컵스의 오랜 ‘러브콜’에 넘어갔다.


오래도록 후쿠도메를 얻기 위해 노력했던 컵스는 4년간 4800만 달러를 그에게 안겨주며 마침내 원하던 좌타자 보강을 성공한 것이다.


올해 초 주니치의 스프링 캠프에서 행해진 인터뷰에서 “나는 메이저리그 팀이 아니라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 라는 말을 남기며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던 후쿠도메는 마침내 미국 땅을 밟게 되었다.


게다가 연평균 1200만 달러의 연봉은 진출 당시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마쓰자카 다이스케(평균 870만)를 능가하는 역대 일본 프로야구 출신 최고액이다.


평범한 타자였던 그는 2002년부터 갑자기 타격에 눈을 뜨며 3할 30홈런 100타점이 가능한 거포로 탈바꿈했다. ‘미스터 에러왕’이라는 별명이 뒤따랐을 정도로 수비에서 많은 약점을 노출하기도 했었지만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이동한 뒤로는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수비도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쿠도메의 최근 5년간 성적>

 

 

경기

득점

2루타

3루타

홈런

타점

타율

출루율

장타율

03

140

107

30

11

34

 96

0.312

0.401

0.604

04

92

 61

19

7

23

 81

0.277

0.367

0.569

05

142

102

39

6

28

103

0.328

0.430

0.590

06

130

117

47

5

31

104

0.351

0.438

0.653

07

 81

 64

22

0

13

 48

0.294

0.443

0.520



2001년 이치로가 3년간 1400만 달러의 조건으로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후부터 시작된 일본의 특급 타자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이제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었다. 하지만 후쿠도메에게 이러한 거액을 보장해준 것에 대해서는 의혹 섞인 시각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후쿠도메와 직접적으로 비교가 될 선수는 바로 뉴욕 양키스의 마쓰이 히데키이다. 2003년 첫 진출 당시 3년간 2100만 달러를 받으며 미국으로 건너간 마쓰이는 3년 동안 70홈런 330타점을 기록하며 메이저 무대에 완벽하게 적응했고, 그 결과 2006시즌을 앞두고 팀으로부터 4년간 5200만 달러, 연평균 1300만 달러의 좋은 조건으로 연장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마쓰이 히데키의 성적(*03시즌 이후는 빅리그 성적)>

 

 

경기

득점

2루타

3루타

홈런

타점

타율

출루율

장타율

98

135

103

24

3

34

100

0.292

0.413

0.563

99

135

100

24

2

42

95

0.304

0.414

0.631

00

135

116

32

1

42

108

0.316

0.436

0.654

01

140

107

23

3

36

104

0.333

0.461

0.617

02

140

112

27

1

50

107

0.334

0.458

0.692

03

163

 82

42

1

16

106

0.287

0.353

0.435

04

162

109

34

2

31

108

0.298

0.390

0.522

05

162

108

45

3

23

116

0.305

0.367

0.496

06

 51

 32

 9

0

 8

 29

0.302

0.393

0.494

07

143

100

28

4

25

103

0.285

0.367

0.488



마쓰이나 이치로도 메이저리그에 처음 진출할 당시 보장 받았던 기간은 3년이었으며, 그 금액은 후쿠도메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적었다. 그들이 제대로 대우를 받았던 것은 그 실력이 빅리그에서 확실하게 검증받은 후의 일이었다.


때문에 아무런 검증 과정도 거치지 않은 선수에게 연평균 1200만 달러의 4년 계약은 너무 무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 시기 차이에 따른 연봉 상승요인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 전혀 검증받지 않은 후쿠도메의 계약은 다소 놀라운 측면이 있다.


현재 마쓰이는 부상으로 신음한 지난해를 제외한 나머지 4시즌 모두 100타점 이상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서 통하는 중심타자로의 입지를 굳혔다. 배리 본즈를 떠나보낸 샌프란시스코가 그 대안으로 그의 영입을 고려했을 정도.


하지만 후쿠도메는 메이저리그에서 그 어떠한 검증도 받지 않았다. 이치로와 마쓰이는 무난하게 메이저리그에 적응했지만, 그 이상의 기대를 받고 일본에 진출한 마쓰이 가즈오(진출당시 3년간 2천만)는 3년 내내 적응하지 못해 결국 뉴욕 메츠에서 버림받았고, 콜로라도로 이적한 후에야 조금씩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몇 년간 후쿠도메가 보여준 성적은 가즈오가 빅리그에 진출하기 전과 비교해 결코 우위라 할 수 없을 정도이며, 엄밀하게 말해서 히데키급의 타자라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게다가 올시즌 부상으로 63경기를 결장하는 등 지난 4년간 120경기를 넘게 쉬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도록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구단 컵스는 내년이면 그들의 마지막 우승이었던 1908년의 월드시리즈 우승 10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어떻게든지 지긋지긋한 무관의 행진을 벗어나기 위해 지난 2년간 4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를 하고 있는 시카고 컵스.


알폰소 소리아노를 비롯해 데릭 리, 아라미스 라미레즈 등의 팀의 주축 거포들이 우타자 일색인 컵스에게 왼손잡이 거포 후쿠도메의 영입은 무난히 적응만 하게 된다면 큰 힘이 될 것이 틀림없다. 과연 후쿠도메가 제 2의 마쓰이 히데키가 되어 컵스를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이끌 수 있을까. 100년에 걸친 컵스 팬들의 염원이 후쿠도메의 어께에 달려 있는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