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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7시즌 ROY 발표 - MLB 루키 올스타팀

by 카이져 김홍석 2007. 11. 13.

2007년 메이저리그 최고의 신인을 선정하는 『Rookie of the Year Awards(올해의 신인)』의 수상자 명단이 발표되었다.

아메리칸 리그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28명의 투표인단 중 24명에게 1위표를 받아 압도적인 차이로 신인왕에 선정되었다. 하지만 역대 최고 수준의 신인 두 명이 맞붙은 내셔널 리그는 마찬가지로 가장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32명의 선거인단은 ‘금방망이 돌글러브의 딜레마’ 라이언 브론에게 17개의 1위 표를 14개의 2위 표를 던졌고 3위 표도 1장 있었다. ‘내셔널 리그 역대 최고의 신인 유격수’ 트로이 툴로위츠키에게는 1위 표 15장 2위 표 17장을 던졌다. 총점 128:126으로 브론의 아슬아슬한 우세. 1위 표가 5점, 2위 표가 3점, 3위 표가 1점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생긴 결과였다.

브론이 신인왕을 타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은 사실이나, 툴로위츠키 정도의 선수가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되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 아쉬운 일이다.

이렇듯 신인 유망주들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은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가져다준다. 이들이 성장하여 3~4년 후에는 리그를 주름잡는 스타급 선수로 자리매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신인왕의 영광을 누린 선수들과 함께 올시즌 각 포지션별로 최고의 기량을 자랑했던 루키들을 한번 살펴보자. 이름하여 ‘루키 올스타팀’이다.


▷ 포수 : 제러드 살탈라마치(22, 텍사스)
93경기 82안타 11홈런 33타점 39득점 .266/.310/.422

애틀란타 최고의 타자 유망주였으나 시즌 중반 마크 테익세이라가 포함된 5:2 트레이드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타격에 재능이 있고, 투수 리드나 수비면에서 그다지 뛰어난 포수라고는 할 수 없기에(도루 저지율 17.8%) 앞으로 1루수로의 전향을 고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루수로 나온 38경기의 성적(.203/.236/.346)의 성적과 포수 마스크를 쓴 47경기의 성적(.325/.373/.503)이 너무나도 극명한 차이를 보여 코칭스텝을 딜레마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아마 내년에는 1루수로 더 많은 경기를 뛸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올해는 그가 루키들 중 최고의 포수다.


▷ 1루수 : 제임스 로니(23, LA 다저스)
96경기 114안타 15홈런 67타점 41득점 .331/.381/.538

시즌 막판 다저스가 팀 내 고참 선수들과 신인급 선수들의 갈등이 빚어진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로니의 출장 시간 때문이었다. 하지만 로니의 성적을 보고 있노라면 젊은 선수들의 불만이 당연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9월 들어 모처럼 교체 없이 풀타임으로 출장한 로니는 9홈런 32타점으로 알렉스 로드리게스(31타점)를 제치고 월간 타점 1위에 올랐다. 당장 내년 시즌에 3할 30홈런 100타점 이상이 기대되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한 선수다.


▷ 2루수 : 더스틴 페드로이아(24, 보스턴)
139경기 165안타 8홈런 86득점 50타점 .317/.380/.442

홈런 개수는 8개에 불과하지만 2루타와 3루타가 합쳐서 40개나 된다.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치다가 후반기에는 팀의 아킬레스건이 된 1번 타자 문제를 해 주기도 했다. 거기에 포스트 시즌에서의 엄청난 활약까지. 15승에 200이닝-200탈삼진을 달성한 마쓰자카도 대단한 시즌을 보냈지만 페드로이아가 그를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장차 “양키스에 지터가 있다면 보스턴에는 페드로이아가 있다” 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 3루수 : 라이언 브론(24, 밀워키)
113경기 146안타 97타점 91득점 15도루 .324/.370/.634

브론이 빅리그에 첫발을 내딛은 것은 5월 25일이었다. 즉, 2달 가까이 마이너리그에서 뛰다가 메이저에 입성한 선수의 성적이 위와 같다는 것이다. 브론의 성적은 2001년의 알버트 푸홀스(161경기 37홈런 130타점)를 능가하는 것이며, 풀타임으로 출장했다면 1987년 마크 맥과이어가 세운 신인 최다 홈런 기록(49개)에 도전할 수 있는 페이스였다. 도저히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의 브론이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한 것은, 26개나 되는 에러에서 알 수 있듯이 극악의 수비 탓이다. 만약 브론이 4월부터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면 신인왕뿐만 아니라 리그 MVP까지도 차지했을지 모른다.


▷ 유격수 : 트로이 툴로위츠키(23, 콜로라도)
155경기 177안타 24홈런 99타점 104득점 .291/.359/.479

브론의 성적이 놀랍기는 하지만 툴로위츠키도 결코 그에 못지 않다. 어니 뱅크스의 내셔널리그 신인 유격수 홈런 기록(종전 19개)을 53년 만에 갈아 치운 그는 ‘수비의 아티스트’라 불리는 오마 비스켈(.986)보다도 높은 수비율(.987)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지미 롤린스에게 골드 글러브를 빼앗긴 것은 순전히 인지도가 부족했기 때문일 뿐이다. 1타점만 더 추가했으면 2차 대전 이후 신인 유격수로서는 최초로 100득점과 100타점을 동시에 돌파할 뻔 했던 툴로위츠키. 이렇게 공수를 겸비한 선수가 신인왕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내야 백업 : 케빈 쿠즈마노프(18홈런 74타점), 마크 레이놀즈(17홈런 62타점), 자쉬 필즈(23홈런 67타점)


외야

크리스 영(24, 애리조나)
148경기 135안타 32홈런 68타점 85득점 27도루 .237/.295/.467

저 타율과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홈런과 도루 개수는 다소 신기할 정도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선수가 주로 1번 타순에 배치되었다는 점이다. 올시즌 신인들 중 홈런과 도루 부문에서 모두 2위에 올랐지만 최다인 141개의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정확도와 타석에서의 참을성만 기른다면 장차 40-40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인것은 분명하다.


델몬 영(22, 템파베이)
162경기 186안타 13홈런 93타점 65득점 10도루 .288/.316/.408

신인 선수들 중 최다안타 1위를 기록한 델몬 영은 소속팀이 템파베이만 아니었더라면 훨씬 더 많은 주목을 받았을 선수다. 팀의 5번 타자로서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이 명단에 오른 타자들 중 가장 어린 선수이기도 한 영은 선구안(26볼넷 127삼진)의 부족함만 개선된다면 내년 시즌 카를로스 페냐와 함께 템파베이를 강한 타격의 팀으로 변모시킬만한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선수다.


헌터 펜스(24, 휴스턴)
108경기 147안타 17홈런 69타점 57득점 11도루 .322/.360/.539

아픈 과거를 털어내고 부활에 성공한 자쉬 해밀튼(19홈런 .292/.368/.554)을 선정할까 고민도 해봤지만, 역시나 외야의 마지막 한 자리의 주인공은 펜스가 되어야 한다. 시즌 중반 부상으로 한 달 동안 결장하지만 않았더라면 라이언 브론과 신인왕 레이스에서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었을 선수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에스트로스 팬들은 벌써부터 펜스가 은퇴한 제프 벡웰과 지금 현재 팀의 중심인 랜스 버크만의 뒤를 잇는 선수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외야 백업 : 자쉬 해밀튼, 빌리 버틀러(.294/.347/.447), 레지 윌리츠(85득점 27도루 .293)


▷ 선발투수 : 마쓰자카 다이스케(27, 보스턴)
32경기 204.2이닝 201탈삼진 15승 12패 방어율 4.40

1947년 『Rookie of the Year Awards』가 신설된 이후로 신인 선발 투수가 200이닝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경우는 마쓰자카를 제외하고 4명밖에 없었다. 거기에 15승까지 달성한 마쓰자카는 ‘2007년 최고의 신인 투수’로 전혀 손색이 없다. 일본 최고의 투수로서 같은 팀 동료에게 신인왕을 빼앗기며 체면을 구겼지만(고작 4위에 그쳤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2~5선발 : 브라이언 베니스터(12승 9패 3.87), 카일 켄드릭(10승 4패 3.87), 요바니 가야르도(9승 5패 3.67), 제레미 거스리(7승 5패 3.70)


▷ 셋업맨 : 오카지마 히데키(32, 보스턴)
66경기 69이닝 63탈삼진 3승 2패 27홀드 5세이브 방어율 2.22

32살의 베테랑인 오카지마를 신인으로 칭하기가 쉽지만은 않지만, 올시즌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중심 선수 중에는 그도 포함이 된다. 공이 어디로 날아올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독특한 투구폼과 뛰어난 변화구로 무장한 오카지마는 .202의 피안타율에서 알 수 있듯이 올시즌 내내 철저하게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팀 공헌도만 보자면 신인왕으로도 뽑혔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불펜진 : 라파엘 페레즈(60.2이닝 62탈삼진 12홀드 1.78), 맷 린스트럼(67이닝 62탈삼진 19홀드 3.09), 브랜든 머로우(63.1이닝 66탈삼진 18홀드 4.12), 조바 쳄벌린(24이닝 34탈삼진 8홀드 1세이브 0.38)



▷ 마무리 : 호아킴 소리아(23, 캔자스시티)
62경기 69이닝 75탈삼진 9홀드 17세이브 2.48

마이너리그에서 뛰기 시작한 지 5년이 지나도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지 못한 선수는 40인 로스트에 들지 못하면 다른 팀에서 5만 달러만 내면 데려갈 수 있다는 ‘룰 5 드래프트’라는 규정이 있다. 소리아는 지난해 12월 캔자스시티가 바로 이 규칙을 이용해서 샌디에이고에서 데리고 온 선수다. 그리고 그는 클로저 옥타비오 도텔의 부상으로 인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고, 도텔이 애틀란타로 트레이드 된 이후에는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로열스가 이 정도 수준의 안정된 마무리를 보유한 것은 1995년 제프 몽고메리(31세이브 3.43) 이후로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