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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Sports

위키피디아 = 와이번스 = 베어스 = ?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3.

위키피디아 (Wikipedia), 전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담고 있는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2001년 1월 부유한 옵션 매매 증권업자인 지미 웨일스(Jimmy Wales)에 의해 창안된 세계 최초의 온라인 백과사전은 도입 당시만 해도 성공의 여부가 불투명하였다.

백과사전하면 왠지 장중하고 권위적인 느낌이 물씬 풍겨나는 그리고 가끔씩 베개로 사용해도 좋을 정도의 두터운 볼륨이 떠오른다. 백과사전 작업에는 어느 정도 검증을 받은 전문가들이 아닌 이상 쉽사리 참여하기가 힘들다. 신뢰할 만한 지식을 수집하는 것은 오로지 학자들 만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백과사전의 모든 통념을 위키피디아는 송두리째 뒤집어 놓았다. 한 명의 비범한 사람이나 검증받은 일부 지식인 집단들에 의존하는 대신에 기존의 인정받는 전문가로부터 아마추어 전문가, 준전문가 그리고 일반인들의 모든 지혜를 모아 온라인으로 백과사전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시작할 당시의 부정적인 편견을 넘어서서 위키피디아가 현재 온라인에서 제공하고 있는 항목은 무려 350만개에 달한다. 특정한 사람이나 집단에 집중되는 것을 배제한 채 자발적으로 시스템 내의 조직을 개조 혹은 변경시키는 오픈소스로 대표되는 '자기조직화' 가 바로 위키피디아의 차별화된 특성이다. (도서 '롱테일 경제학' 중에서 참조)

<위키피디아 홈페이지 메인화면 - 출처 : www.wikipedia.com>

한 번 발간되고 나면 수정도 불가능하고 시대에 뒤쳐지는 내용으로 전락하는 일반 백과사전과 달리 위키피디아는 스스로 결함을 고쳐나가는 살아 움직이는 지식을 실시간으로 보유할 수 있다. 기존의 백과사전에 대한 통념을 뒤집고 스스로 업데이트 되고 시스템을 잡아 나가는 위키피디아는 백과사전의 패러다임에 일대 변환을 가져왔다.

2007년부터 2년 연속 한국 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친 팀은 SK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이다. 두 팀은 올 시즌에도 나란히 페넌트 레이스 1,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주 첫 맞대결을 펼친 양팀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접전을 펼치면서 1승 1무 1패의 평행선을 그었다.

이 두 팀을 설명하는데 느닷없이 위키피디아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 이어져서 의아해 하는 독자들도 계실 것이다. 그러나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으면 국내 프로야구의 2강을 형성하고 있는 SK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가 자연스레 매칭이 될 것이다.

<2008년 한국시리즈 1차전이 펼쳐진 문학구장 - 출처 : blog.naver.com/yhjmania>

SK와이번스는 2007시즌 부터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이래 단 한자리도 주전을 보장하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 치열한 생존경쟁을 유도하였다.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부터 갓 입단하여 월봉 100만원대의 선수들까지 똑같은 선상에서 출발하여 주전자리를 놓고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게 된다.

그 결과 선수단 전체에 나태함이란 찾아볼 수 없고 승부에 대한 강한 투쟁심이 형성되면서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자연스레 업그레이드 되는 동시에 팀 전력의 상승을 가져오게 되었다. 그리고 와이번스 내,외야진의 두드러진 특성은 한 명의 선수가 두 가지 포지션을 기본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박재상, 박정권 두 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팀내 전력에서 이탈하게 되자 우익수를 맡던 이진영이 1루 자리를 무리없이 소화해 내고, 박재상이 빠진 외야에는 김강민과 조동화가 그 빈틈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확실하게 메웠다.

<와이번스의 체질을 바꾼 김성근 감독 - 출처: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올 시즌도 1,2선발로 활약이 예상되었던 김광현과 채병용이 초반에 부진했지만, 대신 고효준이라는 깜짝 스타와 '언제나 대기만성' 이었던 전병두가 로테이션에서 꾸준히 활약하면서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또한 윤길현이 부상으로 빠진 우완 중간 계투요원 자리에는 선발요원 채병용이 어느 새 계투요원으로 변신하여 필승 계투조로 활약하고 있다.

주전 중에 부상선수가 발생해도 전력에 차질 우려가 전혀 느껴지지 않게 하는 와이번스의 야구는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은 것이다. 머리를 반으로 갈라도 다시 두 개의 머리가 형성되는 플라나리아가 연상되는 이전의 국내 야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토털 베이스볼을 펼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또한 '미라클 두산' 아니 '미스테리 두산'으로 불리울 만할 정도이다. 어릴 적 오락실에서 즐겨하던 '두더지 잡기' 게임 처럼 여기저기서 생각지도 못했던 깜짝 스타들이 연이어 탄생하며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간판 지명타자였던 홍성흔이 롯데로 이적하면서 팀 공격의 약화가 우려되었다. 홍성흔의 대안으로 영입했던 외국인 타자 맷 왓슨 마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지명타자 자리는 도무지 대안이 나올 것 같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2006 시즌 중반에 롯데에서 이적한 최준석이 데뷔 이후 최고의 타격감을 선보이며 공격 전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오히려 팀의 공격력을 이전보다 훨씬 더 위력적으로 바꿔 놓았다.

<베어스 공격의 핵 최준석과 김현수 - 출처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항상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던 외국인 투수 맷 랜들은 시즌을 앞두고 예기치 못한 부상을 당해 퇴출되면서 팀 내 선발진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마무리에서 전업한 정재훈이 안정감 있게 로테이션에 합류하고 있고, 지난 시즌 계투 요원이었던 김상현 또한 선발로서 자신의 임무를 100%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선발 요원 한 자리에 공백이 생기자 5월 2일 경기에선 2년차 홍상삼이 1군 데뷔 첫 무대에서 150km의 강속구를 씽씽 뿌려대며 깜짝 스타로 등장하였다.

정재훈이 선발로 전업하면서 생긴 마무리의 공백은? 입단 3년차의 이용찬이 묵직한 직구로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게 활약하고 있다. 시즌 초반 야수들의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블론 세이브를 연달아 기록하며 흔들리는 기색을 보였지만 다시 극복하면서 5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팀의 든든한 뒷문 단속지기로 거듭나고 있다.

올 시즌 초반부터 2강을 형성하고 있는 SK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는 이전의 국내 프로야구 팀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선수단 전력을 최대한 극대화하는 '토털 베이스볼'을 구축하고 있다. 양 구단의 색깔은 국내 야구에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백과사전에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킨 위키피디아와 SK 와이번스, 그리고 두산 베어스의 공통점은 이쯤하면 답이 나올 것 같다.

바로 '패러다임의 전환'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