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진의 꽃 보다 야구

이승엽 호조? '플래툰 극복'의 결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9.


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이 7일과 8일 경기에서 세 개의 홈런을 몰아친 데 이어 9일 경기에서도 2안타를 만들어냈다. 최근 세 경기 연속 멀티히트 기록.  이쯤 되면 ‘부활의 서막’을 알렸다 해도 좋을 만하다.

이승엽은 9일 도쿄돔서 열린 ‘2009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와의 홈경기에 6번타자 겸 선발 1루수로 출장, 2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세 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첫 타석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이승엽은 두 번째 타석에서 도쿄 돔 천장을 맞추는 큼지막한 2루타를 기록한 것을 비롯, 마지막 타석에서도 우익수 앞에 뚝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 냈다.

꾸준한 출장기회를 놓치지 않은 결과

경기 직후 이승엽은 "오늘 경기는 오늘 경기고, 내일은 내일이다. 지금까지 못했던 것을 조금씩 만회하여 완전히 제 자리를 찾겠다"는 각오를 선보였다. 이날 2타수 2안타 1득점을 올린 이승엽은 시즌 타율 0.256, 7홈런(리그 4위), 15타점, 10득점째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421(19타수 8안타)를 기록한 것이 고무적이다.

이는 경쟁자였던 알폰소가 2군으로 내려가고, 그를 대신하여 1군무대를 밟은 오다지마가 아직까지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면서 이승엽 스스로가 완전히 주전 1루수를 꿰찬 결과이기도 하다. 꾸준한 출장기회가 주어지면서 타격감을 서서히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타격 벨런스를 찾아가면서 몸쪽 승부에 자신감을 보인 것도 반가운 부분이다. 그동안 상대의 철저한 몸쪽 공략에 두려움을 느껴왔던 이승엽이 몸쪽 공을 당겨쳐 홈런을 기록했기 때문. 이는 몸쪽타격을 통해 취약점을 극복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꾸준한 출장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생각지도 못했다. 또한 좌완 투수를 상대로 ‘밀어치는’ 안타를 기록한 점도 내심 눈여겨 볼만하다.

이쯤 되면 시즌 초반 플래툰 시스템을 고집했던 하라 감독의 작전이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할 만하다. 이승엽과 알폰소를 번갈아 기용하며 둘의 ‘풀타임 1루수’ 가능성을 점검했던 하라 감독이 이 두 경기를 통하여 ‘이승엽 카드’를 확정짓겠다는 생각을 가질 만하다.

이승엽 같은 타자에게 플래툰은 무의미

플래툰 시스템은 팀 성적 향상을 위한 조치임에는 분명하지만, 오가사와라, 라미레즈, 이승엽 같은 ‘해결사’들에게는 이러한 체제가 사실상 무의미하다. 이들의 타격감이 떨어졌을 경우 꾸준한 출장 기회를 부여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언젠가는 ‘터지기’ 때문이다. 오가사와라도 그러했고, 라미레즈도 그러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는 ‘기다림’의 미학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 하라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 선택에 박수를 보내야 하는 이유는 이를 통하여 경쟁자를 만들고, 또 경쟁자를 통하여 더욱 분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결국 현 시점에서 이승엽이 가장 감사해야 할 사람은 2군으로 내려 간 알폰소가 아니라 하라 감독이다.

일단 최근 5경기에서 고타율을 기록한 이승엽은 좌완 선발시에도 당분간 선발 1루수로 출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이승엽의 또 다른 목표는 중심 타선 복귀에 있다. 장타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메이가 5번을 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5번 타순에는 이승엽이 들어가야 요미우리 타선이 제 모습을 찾는다.

// 유진(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