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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의 꽃 보다 야구

'예비 메이저리거' 최지만, “내 라이벌은 조지마 겐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6. 3.

동산고등학교 야구부는 2009년을 기준으로 인천에서 ‘가장 야구 잘 하는 학교’로 정평이 나 있다. 라이벌 인천고등학교, 제물포 고등학교와의 전국대회 지역 예선에서 빼어남을 과시함은 물론, 황금사자기/대통령배 대회에서 두 번 연속 8강에 진출했기 때문. 그래서 많은 이들은 ‘류현진의 후배들이 척박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 한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 중에서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던 포수 최지만(18)은 가장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포수로 완전히 뿌리 내린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시애틀 매리너스는 ‘포스트 조지마’로 과감하게 최지만을 선택했다(계약금 42만 5천 달러). 이에 최지만도 대통령배 대회에서 “성공할 때까지 절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대통령배 대회 직후, ‘예비 메이저리거’ 최지만은 미국 진출을 앞두고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미국 진출에 대한 솔직한 심정과 그의 자세한 ‘야구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동산고등학교 교정을 찾았다.


▷ 대통령배 대회, 그리고 모교 동산고등학교

Q : 대통령배 대회 이후 참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최지만(이하 ‘최’로 표기) : 아침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전국체전을 위한 훈련에 열중했다. 장래가 확정되었다 해서 변한 것은 없다. 똑같이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고, 똑같이 훈련한다.

Q : 그런가? (웃음). 대통령배 대회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때 추억을 더듬어 보자. 홈런상과 타점상을 받지 않았는가?

최 : (고개를 끄덕이며) 맞다. 내가 야구하면서 전국대회에서 상 받아보기는 대통령배가 처음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4강에만 갔다면 타격상까지 받을 수 있었는데 참 아쉽다.

Q : 당시 조윤성, 이성곤이 버티는 경기고등학교와 8강전을 치르지 않았는가?

최 : (아쉬운 듯) 우리가 3-8로 졌는데, 돌이켜 보아도 참 아쉬운 경기였다. 특히, 4회 초 공격에서 우리가 점수를 더 추가할 수 있었는데, 스퀴즈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왔다.

Q : 석연치 않은 판정은 혹시 3루 주자 이경태의 아웃 판정을 말하는 것인가?

최 : (고개를 끄덕이며) 맞다. 그때 우리가 0-4로 지고 있었는데, 4회 초 반격서 우리가 두 점을 더 따라붙었다. 원 아웃 1, 3루에서 8번 타자로 나온 (신)세진이에게 스퀴즈 번트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는데…

Q : 그때 주심이 3루 주자의 아웃을 선언하지 않았나?

최 : (한층 열을 내며) 맞다. 그런데 분명 타이밍 상으로는 세이프였다. 그래서 나중에 공수 교대할 때 주심에게 ‘정말로 아웃 맞느냐?’고 살짝 이야기를 했는데, ‘아웃이 맞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더 이상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비디오로 다시 돌려보니 세이프더라(웃음). 그 외에 다른 이야기도 있다.

Q :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 달라.

최 : 볼카운트도 우리에게 참 불리하게 작용했던 것 같았다. 분명 스트라이크였는데, 이것을 또 안 잡아주더라. 그래서 ‘누가 이기나 보자’는 심정으로 똑같은 코스에 공을 찔러 넣게 하고 그대로 3~4초간 가만히 있어 보았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스트라이크를 잡아주더라(웃음). 그래서 포수는 경기를 하면서 주심의 성격도 잘 파악해야 한다. 뭐, 어찌되었건 간에 이제는 ‘우리가 잘 못해서 졌다’라고 위안을 삼고 있다. 그래서 전국체전이나 봉황대기에서는 다른 학교들이 ‘감히 우리 학교를 넘볼 수 없을 만큼’ 열심히 연습해서 우승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EBS 다큐멘터리 '야구, 0.4초의 세계'에도 깜짝 출연했던 최지만. 그는 이미 인천 지역에서 유명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 EBS 화면 캡쳐

Q : 봉황대기에서도 우승이 목표인가?

최 :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다. 그런데 이왕이면 북일고, 광주일고, 덕수고 같은 전통의 강호들을 1~3회전에서 만나고 싶다. 충분히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Q : 그래서 밤을 낮 삼아 열심히 연습하는 것 같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깨끗하게 정돈된 그라운드를 보니, 서울고에 버금가는 운동장을 구축한 것 같다.

최 : 정말 깨끗해 보이는가? (웃음) 사실 저 운동장은 우리 야구부원들이 직접 제초작업을 하며 평평하게 만든 것이다. 사용에서부터 정리까지 모두 부원들이 다 한다.

Q : 하루 11시간 훈련하는 것을 보면 운동장이 남아날 것 같지 않은데?

최 : 그래서 추후 메이저리거로 대성하면 학교 운동장에 잔디를 깔아주고 싶다. 여기에 더 여유가 된다면 조명탑까지 설치해 주고 싶다. 그래서 후배들이 야간에도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내가 그러한 환경에서 운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해주고 싶다.

Q : 그렇다면 수업은 받는가? 교복 입은 모습도 꽤 멋있을 것 같다(웃음).

최 : (같이 웃으며) 전국체전 예선과 같은 대회를 앞두고 있으면 아무래도 수업에 잘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끝나면 수업에 들어갈 수 있다.

Q : 좋아하는 과목이 있는가?

최 : 다 좋아한다. 아무것도 안 하기 때문이다(웃음). 음, 보통 수업 시간에는 천자문을 쓰는데, 이것을 외워서 시험까지 보게 한다.

Q : 이제까지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창시절 기억이 있다면?

최 : 동계 훈련 때 무의도 앞바다에 몸을 담근 일이 있다. 그때 몸풀기 게임으로 축구를 해서 진 팀들만 (바닷물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감독님께서 ‘전부 다 들어가!’ 라고 호통(?)치시는 것이 아닌가. 거의 반 강제로 들어갔다(웃음). 그때 생각하면 정말 죽어도 들어가기 싫었지만, 돌이켜 보면 평생 기억에 남을 순간이기도 했다.

또 한 번은 중학교 때 일이었다. 그 당시 경기에서도 내가 포수마스크를 썼는데, 상대 타석에 들어섰던 선수가 공교롭게도 동창이었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야, 직구 줄 테니까 쳐 봐라”라고 이야기 해 놓고 투수에게는 변화구를 주문했다. 경기 끝나고 이 친구가 나한테 “야, 네가 친구냐?”며 따지더라. 그래서 나도 “그럼 어쩌냐? 우리도 이겨야지”라며 맞받아쳤다(웃음).

▷ 형과 아버지, 그리고 나

Q : 미니홈피를 가면 항상 형 최지혁 선수(전 SK 와이번스 불펜 포수. 현재 군복무 중)의 흔적이 많았다. 형을 따라 야구를 시작한 것인가?

최 : 그렇다. 나나 형이나 어렸을 때부터 동네 야구를 하고 다니면서 유리창을 많이 깨먹기도 했다. 야구 꽤나 잘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때가 있었다.

Q : 그렇다면 포수를 한 것에 최지혁 선수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을 듯 싶다.

최 : 형은 오히려 “포수 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라며 말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투수가 꿈이었기 때문이었다.

Q : 그런데 작년까지 원래 보직은 투수였다고 들었다.

최 : (웃음) 2학년 때부터 투수를 하려 했다가 접었다. 꿈이 투수였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작년 가을까지 투수를 하다가 감독님 권유로 포수를 하게 됐다. 그런데 내가 투수였다면 미국에 가지 않았다. 내가 포수로서 얼마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를 따져보고 시애틀행을 결정지었기 때문이다. 시애틀 외에도 8개 구단에서 연락을 받았다. LA 다저스도 계약에 적극적이었지만, 다저스에는 포수 자원이 풍부했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 수 있었다. 그래서 계약하지 않았다.

Q : 배번이 51번인데, 특별히 이유가 있는가?

최 :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원래 21번을 달았다. 그런데 돌아가신 아버지가 갑자기 생각나서 고2때부터 51번을 달았다. 아버지가 감독을 하실 때 51번을 달았다.

Q : 그런가? 혹시 아버님 함자가 어떻게 되시는가?

최 : 최 성字 수字자 되신다.

Q : 그렇다면 故 최성수 감독(전 아마추어 야구선수이자 야구 감독)님의 자제분이 바로 최지만 선수, 본인인가?

최 : 그렇다.

Q : 깜짝 놀랐다. 사실 최성수 감독님은 인천지역에서 꽤 유명한 아마추어 야구감독 아니셨나. 그렇다면 유년시절에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이 많았을 것 같다.

최 : (고개를 가로 저으며) 아니다. 아버지의 제자는 형(최지혁)이었다. 나에게는 야구를 잘 가르쳐 주시지 않으셨다. 그래서 나는 형이 야구를 가장 잘 하는 줄 알았고, 지금도 나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하루는 아버지에게 “나에게는 왜 야구를 안 가르쳐 주시냐”고 물었더니 아버지께서 한 말씀만 하시더라, “너는 내 지도방식과 스타일이 달라 가르칠 것이 없다”라고. 그때는 무슨 말씀이신지 몰랐는데, 지금은 이해가 간다. 맞는 말씀이다. 공부를 하건, 야구를 하건 간에 ‘스승이 자기를 알아주는 것’보다 ‘자기가 스승을 찾아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Q : 아버지도, 형도 야구했고, 또 본인도 이렇게 야구를 하고 있는데 추후 태어날 자녀들에게도 야구를 시킬 용의가 있는가?

최 : (손을 내저으며) 자녀들에게 까지 운동시키기 싫다. 무엇이든지 강제로 시키면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본인이 좋아서 해야 한다. 자기가 좋아서 해야 중간에 그만 두어도 누구를 원망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야구시킬 생각은 없다.

▷ 나의 꿈, 메이저리그

Q : 자, 이번에는 메이저리그 이야기를 해 보자. 메이저리거의 ‘꿈’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최 : 일단 나는 미국에서 ‘많이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서 계약을 한 것이다. 왜냐? 내 꿈이 ‘감독’이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감독까지 해 보고 싶다. 이왕이면 2~30년 후에 ‘동산고교 감독’을 맡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웃음).

Q : 계약 과정이 순탄치 않아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 : 꼭 그렇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사실 작년부터 대학 진학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데 계약과 동시에 그냥 ‘없던 일’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뉴스에서나 주위에서 ‘마이너리그는 정말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힘들다는 것을 알고 계약한 것이다. 나는 ‘야구 하는 것’ 그 자체는 미국이나 일본이나 한국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국행이 나에게 어찌보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무대에서 뛰고 싶었다. 왜냐? 국내에서 정상적인 선수 생활을 한 이후 FA를 얻는다 해도 그때는 또 그때 사정에 따라 미국에 못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Q : 미니홈피를 보니 유일한 라이벌이 생겼다고 적어놓은 것을 봤다. 조지마를 이야기 하는 것 아닌가?

최 :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 사실 나는 라이벌이 없었다. 라이벌이란 언제 어디에서 나올지 모르는 것 아닌가. 그래서 라이벌을 안 만들었다. 그 라이벌이라는 것은 선배가 될 수도, 후배가 될 수도 있다. 선배가 그 자리를 견고히 하여 나와 경쟁을 벌인다면 선배가 라이벌이 될 수 있고, 그 사이에 후배가 내 자리를 위협해 들어오면 후배가 라이벌이 될 수 있다.

Q : 조지마가 ‘한 성질’ 하는데, 본인 성격도 그러한가? (웃음)

최 : (같이 웃으며) 조지마가 정말로 그런가? 잘 몰랐다. 그런데 나는 성격이 온순한 편이다. 팀에서도 웬만하면 후배들을 나무라지 않는다. 다만, 말빨 하나만큼은 내가 생각해도 끝내주는 것 같다(웃음).

Q : 세광고 김선기와 한솥밥을 먹는다.

최 : 그런데 실제로 호흡을 맞춘 적은 없다. 경기에서도 만날 일이 없었고, 다만 지난 무등기 대회 때 눈인사를 나눈 정도였다. 그런데 (김)선기가 정말 착하다. 너무 순진하다. 그래서 말주변도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착한 친구와 한솥밥을 먹는 것이 다행이다.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 준다면 둘이 나란히 메이저리그 그라운드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 내년부터 최지만과 한솥밥을 먹게 될 세광고 김선기. 활발한 최지만에 비해 김선기는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그러나 둘 모두 그라운드에서는 '투지'에 불타는 선수로 변모한다.

Q : 지난 대통령배 대회에서 ‘모델로 삼고 싶은 선수는 없다’고 당당하게 밝힌 바 있다. 지금도 그러한가?

최 : (단호하게) 그렇다. 내 스스로의 야구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Q : 미국에 가면 영어로 대화를 해야 하는데, 영어는 어느 정도 하는가?

최 : (쑥스러운 듯) 전혀 못 한다. 하지만 ‘말’이 아니더라도 손짓, 몸짓으로도 통할 수 있는 것이 야구다. 어쨌든 이것도 내가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아니겠는가.

Q : 시애틀은 추신수를 포함하여 백차승의 소속팀이기도 했다.

최 : 에이전트가 말하길, 시애틀의 CEO가 일본인이라서 동양인들의 심정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나를 이끌어 줄 베터리 코치도 유명하신 분이라서 황금사자기 대회 때 주저 없이 시애틀을 선택했다.

Q : 그래서 ‘최지만’이라는 선수 자채가 전국 포수들의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국내 랭킹 1위에 이름이 올려져 있지 않은가.

최 :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런가? 하지만 나는 1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완전히 포수로 정착한것은 4~5개월밖에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대단한 것이라고 말하자 웃으며) 사실 포수로 늦게 정착한 것이 다행일 수 있었다. 처음부터 포수를 보게 될 경우 무릎이 일찍 고장나기 때문이다.

Q : 혹시 계약을 할 때 옵션 조항으로 내세운 것이 무엇이었는가?

최 : 크게 세 가지인데, 첫 번째는 세금 면제다. (김)선기도 똑같이 혜택을 받았다. 솔직히 계약금에서 세금을 떼고 나면 남는 것이 얼마 없다. 그래서 세금을 구단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하고 계약금 전액은 어머니께 드렸다. 또 하나는 애리조나 교육리그 참가다. 그래서 10월에 미리 현지 사정을 살펴 본 이후 스스로의 기량을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다른 하나는 형(최지혁)의 입단 테스트다. SK 불펜 포수였던 형이 지금은 군복무에 임하고 있는데, 추후 복무를 마치면 입단 테스트를 받게 해 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다행히 구단측에서는 흔쾌히 허락했다.

Q : 그렇다면 최지만/김선기 두 선수는 10월에 출국을 하는 것인가?

최 : 그렇다. 일단 내년에는 루키리그가 아닌 하이-싱글 A에서 출발할 것 같다. 싱글 A에서 잘 되어 더블 A로 승격되면 트리플 A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로 바로 승격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의 ‘맛’을 본 이후 적응기를 마치게 하고 이후부터는 백업 요원이나 트리플 A를 왔다 갔다 할 것 같다. 그러다 보면 ‘붙박이 메이저리거’가 되는 날도 오지 않겠는가.

Q : 그런가? 그만큼 시애틀이 최지만이라는 유망주에 큰 점수를 주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내년 싱글 A에서 장필준(LA 에인절스/투수), 남윤희(텍사스 레인저스/투수)를 ‘적’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최 : 형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Q : '3년 내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겠다‘는 것 외에 또 다른 꿈이 있는가?

최 : 사실 3년이라는 것도 상대적인 것이다. 내가 그만큼 노력하면 앞당겨 질 수도, 늦춰질 수도 있다. 주어진 조건에서 열심히 하겠다. 또 다른 꿈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야구 감독이다. 그래서 나와 특별히 친한 김병희(유격수/주장), 김경태(투수)와 이야기를 한 것이 있다. ‘내가 감독이 되면 (김)병희 형은 타격 코치를, (김)경태는 투수 코치를 하자’는 것이다.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

Q : 많은 고교야구 선수들을 만나봤지만, 최지만 선수처럼 말 잘 하는 고교선수를 못 봤다. 마치 이진영(LG 트윈스)을 보는 것 같다. 이렇게 ‘말빨’이 뛰어난데, 그런데도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없나? 주변에 박문여고/인화여고가 있어서 예쁜 친구들이 많을 텐데?

최 : (쑥스러운 듯) 동성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때나 기자님들과의 인터뷰에서는 비교적 말을 잘 하는 편이지만, 이상하게도 여학생들 앞에만 가면 말수가 적어진다. 그야말로 ‘차렷’자세를 취하고 쑥스러워서 아무 말도 못 한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있어도 사귀기 힘들었을 것이다. 야구부 연습이 아침 9시에서부터 시작하여 오후 10시에 끝나는데, 만날 여유가 어디 있겠는가. 만나지 못해서 서로 마음 고생하는 것보다 낫다.

Q : 마지막 질문이다. 최지만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최 : 야구는 내 전부다. 어릴 때부터 야구를 봐 왔고, 야구를 해 왔다. 야구 외에 다른 것을 하고 싶지 않다. 가끔씩 ‘야구 그만두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봤는데, 답은 역시 ‘야구’뿐이었다. 야구로 먹고 사는 사람은 평생 야구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웃음).

1. 성명 : 최지만(崔志萬)
2. 생년월일 : 1991. 5. 19
3. 체격조건 : 186cm, 89kg
4. 소속 : 동산고등학교 3학년(시애틀 매리너스 입단 예정)
5. 포지션 : 포수(우투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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