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부상에서 복귀한 박용택의 활약에 힘입어 연승행진을 거듭하며 상위권 진입에 성공했던 LG였지만 요즘 들어 그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양세다. 여전히 페타지니와 박용택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지만 봉중근의 눈물 역시 계속되고 있다.
5월 7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김선우의 공에 오른 속목을 맞은 뒤 14일 손목 인대 손상 진단을 받고 1군에서 제외되었다. 그 이후 박종호가 그의 자리를 대신했지만 완벽하게 그를 대체하지 못했다.
수비에서 절실히 느껴진 그의 공백
박경수의 1군 말소와 동시에 베테랑 박종호가 1군 엔트리에 등록되었다. 나이가 있는 만큼 그에게 타격보다는 수비에 더욱 기대를 걸었겠지만 의외로 괜찮은 타격을 보여주며 팀을 기쁘게 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수비에 있었다.
초고교급 유격수로 평가받으며 팀에 입단했던 박경수였던 만큼 2루수로써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그였다. 그래서인지 박종호의 수비력은 더욱 안타깝게 여겨졌다. 물론 베테랑답게 여전히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주기는 하였으나 예년에 비해 줄어든 수비범위는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게 사실이었다. 거기다 포구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박경수의 공백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하였다.
김재박표 작전야구의 중심
부상에서 복귀한 박경수가 1군으로 콜업되는 동시에 박종호는 2군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박경수의 2군행이 이뤄지던 당시와 상황이 같다. 박종호는 박경수를 대신해 1군에 올라왔다 그의 복귀와 동시에 2군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현대 시절부터 김재박 감독의 야구는 작전야구로 대변되었다. 물론 모기업의 막대한 재정적인 지원이 있었지만 그 역시 유능한 감독이 없다면 불가능한 성과였다고 본다, 하지만 LG로 자리를 옮긴 뒤엔 그 작전야구가 빛을 보지 못했다. 성적이 나오지 않으니 작전야구는 그저 번트야구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들어 서서히 그 빛을 보고 있다.
김재박표 야구가 번트야구에 머물지 않기 위해선 박경수의 존재가 절실하다, 물론 현재 이대형이 2번을 치고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 박경수는 LG의 2번을 쳐줘야 할 재목이다. 사실 이대형이 올 시즌 초반까지 팀의 1번을 쳐오면서 어느정도 입지를 굳혀온 것은 사실이나 사실 2번 타순에 적합한 선수라 하긴 어렵다. 물론 요즘에 들어 2번 타자에 대한 인식이 다소 변한게 사실이나 김재박 감독처럼 작전을 중요시 하는 감독 아래에선 여전히 박경수같은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대형 같은 경우 대부분의 타구가 땅볼로 연결되는 타자다. 물론 1번 타순에서야 내야안타로 혹은 자신 혼자 아웃되는 것으로 끝나지만 2번 타순에서는 본인 혼자 아웃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박경수가 2번을 쳐주어야 하는 이유이다.
물론 이대형 역시 좋은 타자이고 박용택에게 1번 자리를 내준 이후로 2번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 박경수가 2번 타순에서 제 몫을 해주고 그로인해 1번에서의 이대형의 효용가치가 높아진다면 LG는 향후 10년간은 테이블세터진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