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타선을 살펴보면 누구 하나라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홍성흔-김민성-김주찬은 팀의 3할 타자로 연일 맹타를 퍼붓고 있고, 이인구-이대호-조성환도 제 몫을 다 하고 있다.
김민성, 이인구, 김주찬, 조성환은 발 빠르고 수비 능력도 준수하다는 공통점이 있고, 홍성흔과 이대호는 일발 장타력을 보유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로이스터 감독은 “이들이 짜임새 있는 모습만 갖춘다면 언제든 다득점이 가능하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이 가운데 올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낸 김민성에 대한 기대는 더욱 크다.
▲ 김민성의 '깜짝' 등장은 롯데 팬들의 심금을 울린다 ⓒ 위클리 이닝 제공
흔히 스카우터들이나 아마야구 팬들에게 불문율처럼 여겨진 이야기가 있다. ‘덕수고표 유격수는 언제 어디서든지 믿고 쓸만하다’는 것. ‘덕수고등학교 유격수’ 김민성도 그러한 선수 중 하나였다. 그만큼 기본기가 잘 갖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민병헌(현 두산), 최종인(현 LG)과 함께 팀을 이루었던 2006 봉황대기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바로 이 대회에서 김민성은 최다안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병철 전 감독은 그를 가리켜 “신체조건이 좋고, 고교선수 답지 않은 안정된 포구와 송구능력을 가진 선수로 잠재력이 큰 선수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또한 2007 시즌을 앞두고 실시한 전지훈련에서 그를 직접 지도했던 존 슈메이커 인스트럭터는 ‘가장 눈에 띠는 선수’로 주저없이 김민성을 뽑기도 했다. 그만큼 ‘될성 부른 나무’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수였다.
그러나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김민성은 이렇다 할 활약 없이 지난 2년간 1,2군 무대를 전전했다. 그랬던 김민성에게 본격적으로 기회가 온 것은 ‘주장’ 조성환의 부상 때문이었다. 그의 부상으로 한때 ‘우울증’까지 걸렸던 롯데 팬들에게 김민성의 ‘깜짝’ 등장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그리고 지난달 14일, 김민성은 마침내 일을 저질렀다.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을 만루 홈런으로 작렬,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2군 무대를 전전했던 ‘무명 유망주’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순간이다.
이쯤 되자 단순히 ‘조성환 백업요원’으로 여겼던 ‘프로 3년차 애송이’ 김민성이 어느새 팀의 보배가 됐다. 이에 조성환도 부상 회복 기간 중 그를 향하여 “얼마든지 내 자리를 뺏을 수 있으면 뺏어 봐라”며 후배의 선전에 힘을 불어 넣었다.
김민성은 4월 11일, 한화전을 통해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한 이후 현재까지 타율 0.309, 46안타(1홈런), 22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만큼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그의 가치는 수비에서 더욱 빛난다. 2루, 3루, 유격수 등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운동 신경을 자랑한다. ‘과연 덕수고표 유격수답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로이스터 감독이 조성환의 대체 요원으로 김민성을 택한 것도 바로 이런 ‘수비력’ 때문이다.
조성환의 복귀와 함께 김민성의 활용폭은 더욱 넓어졌다. 때로는 3루수로, 따로는 유격수로 나서며 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은 물론, 2루수로도 언제든 출동 가능한 ‘5분 대기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조성환이 복귀하면 김민성을 유틸리티로 쓰겠다”는 로이스터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에 김민성 또한 ‘롯데 김민성이 되겠다’는 각오로 매 경기 깔끔한 수비와 화끈한 방망이로 부응한다. 그래서 롯데 팬들은 ´꼴찌´에 처져 있는 팀 성적에도 ‘김민성’이 있기에 미소를 띄운다.
// 유진(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