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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여전히 강한, 하지만 조금은 달라보이는 SK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6. 17.
  비록 전날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패하긴 했으나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순항중인 SK. 그들은 분명 강팀이다. 이전에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한국프로야구의 정상에 가장 근접해있다고 말할 수 있는 팀이 바로 SK일 것이다. 물론 선두와 고작 한경기 차이밖에 나지않는 2위에 랭크되어있기는 하나 이전의 SK가 보여줬던 막강함에는 뭔가 2% 부족한 듯한 모습이다. 그들은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뭔가 조금은 달라보이는 것을 왜일까.



이진영의 공백이 예상되었던 타선쪽은 사실 그다지 문제가 보이진 않는다. 이전에도 말했듯이 그의 공백은 박정권이 너무나 완벽하게 메꿔주고 있기 때문이다.<009/05/17 - 그리고 이진영의 공백은 없었다> 작년과 같은시기의 성적과 비교해봐도 큰 문제점은 보이지 않는다. 팀타율이 조금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2할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고 팀 홈런 갯수는 오히려 늘었다. 타선과 마운드 한쪽에 책임을 묻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굳이 책임을 물리자면 투수진에 좀 기우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 김광현-채병용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축했었다면 올해는 채병용 대신 송은범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어찌되었건 선발진은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거기다 작년에는 없었던 고효준까지 버티고 있고 불펜으로 돌아섰던 채병용까지 선발로 돌아오게 된다. 섣부른 판단일진 모르나 기아를 제외한다면 가장 강력한 선발진 구축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위에서 언급한 사실이 뒷받침 해주듯 선발진 역시 큰 문제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 문제는 바로 그들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계투진이다.

'벌때마운드'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그들의 불펜은 쉴세없이 마운드와 불펜을 오갔다. 쉴세없이 오간 만큼 그들이 쌓았던 홀드 숫자 역시 어마어마 했는데, 작년 이 시기에 그들이 기록한 홀드 갯수는 무려 43개였다. 물론 이 자료만 보여준다면 어느정도인지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직접 비교를 위해 올 시즌 현재까지 SK의 홀드갯수를 말해주자면 오늘까지 SK의 팀 홀드 갯수는 14개에 불과하다. 물론 홀드 갯수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두산과 같이 원포인트 릴리프를 사용하지 않는 팀이 아닌 그들임을 감안했을때 분명 작년과는 다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작년 SK의 불펜진을 책임졌던 중 대표적으로 정우람, 윤길현, 조웅천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중 올해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선수는? 답은 '없다'이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하다 뒤늦게 팀 전력에 합류한 윤길현은 허약해진 SK 불펜진에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는 고작 8이닝을 던지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의 2군 행과 비슷한 시기에 1군으로 올라온 조웅천을 단 1이닝 만을 던졌을 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봤을때 가장 큰 문제는 08시즌 홀드왕 정우람의 부진이다.



김성근 체제하에서 다소 적응을 하지 못하는 듯 했으나 전 시즌 홀드왕을 차지하며 이재우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불펜투수로 활약했던 그였으나 올시즌은 작년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전 시즌 비슷한 시기에 37이닝을 던지며 방어율 2점대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줬었지만 2군으로 내려가기 전까지 올해 그의 1군 성적은 20이닝 가까이 던지는 동안 방어율이 무려 5점 중반에 육박한다. 사실 그의 부진은 SK에게 너무도 뼈아프다. 단순히 그가 홀드왕을 따냈던 선수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작년 SK가 무서웠던 이유는 바로 지고있는 경기에서도 뒤집을 수 있는, 상대팀으로 하여금 이기는 상황임에도 안심할 수 없게 만드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힘의 원동력이 바로 SK의 막강한 불펜진이었다.

한두점차 리드를 당하는 상황에 SK의 필승조가 투입돼 추가실점을 막고 그들은 그렇게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 물론 선발진도 강력했지만 선발이 다소 이른시기에 마운드를 내려간다 해도 추가실점을 허용치 않는 계투진의 활약으로 그들은 승리를 챙겨가게 된다. 그들이 어마어마한 승률을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막강한 계투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그런 모습을 보기 힘들다.

이제 시즌이 반환점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아직까지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이 강하다는 사실은 충분히 입증되었다. 하지만 리그 2연패를 거둔 그들이 과연 그저 강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데에 만족할 리는 없다. 그들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고, 또 그렇게 되기 위해선 새로운 타개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SK와이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