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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두산과의 3연전을 통해 기아가 얻은 것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6. 19.
 기아가 18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써 두산과의 3연전 중 두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같은 날 2위 SK의 패배로 인해 1,2위팀과의 격차는 더욱 좁혀졌다. 더불어 이번 3연전에서 기아가 승리를 거둔 팀이 바로 1위 두산이라는 점에서 봤을때 팀의 사기 역시 그 어느때 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 점이 보이고 있긴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성적이 잘 나오고 있다. 부족한 부분들은 채워넣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발전 할 여지가 있지만 놓쳐버린 승수는 다시 찾아올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기아의 올 시즌 전망은 상당히 밝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한층 높여준 경기가 바로 이번 3연전이다.

컨트롤 아티스트의 부활

비록 복귀 후 첫경기였던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5이닝 5자책점으로 겉으로 보기엔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였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내용면에서 봤을 땐 그렇게 혹평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5이닝 동안 볼넷을 단 한개도 내주지 않았을뿐더러 점수 역시 모두 홈런으로 내줬다. 홈런은 점수 아니냐고 반문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여기서 히어로즈의 홈구장이 목동구장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11일 경기가 그의 부활을 어느정도 가늠해볼 수 있을만한 수준이었다면 18일 경기는 어느정도 확신을 갖게 해준 경기라 할 수 있겠다. 6이닝 1실점으로 QS를 기록하며 그에대해 아직도 불안한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겨줬다. 더불어 빠른 공 역시 150 가까이 기록하며 제구,구위 어느것 하나 빼놓을 것 없이 빼어난 투구내용을 보여주었다.

땜질 마무리는 이제 그만

한기주-윤석민-유동훈... 그리고 다시 한기주. 역시 기아의 마무리는 한기주였다. 그의 공백으로 기아는 어쩔 수 없이 에이스 윤석민을 마무리로 돌리는 초강수를 뒀었다. 윤석민이 분명 좋은 투수였다. 하지만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선발과 마무리는 이미 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훈련을 달리한다. 마무리는 마무리에 맞춰서, 선발은 선발에 맞게 훈련을 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기아는 그런 투수에게 마무리란 보직을 맡겼다. 그의 이름값에 비하자면 그 결과물은 조금 만족스럽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는 이미 선발로써 시즌을 준비해온 선수였다.

결국 기아는 불펜 투수중 성적이 가장 좋은 유동훈을 마무리로 돌리게 되지만 그의 마무리 생활은 불과 한달을 가지 못했다. 물론 그가 마무리로써 거둔 성적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다만 한기주가 복귀했을 뿐이다.

복귀 뒤 불펜에 투입돼 어느정도 몸을 푼 한기주는 14일 한화전에서 다시 마무리 자리를 되찾게 된다. 비록 17일 경기에서 패전투수가 되긴 했으나 누가봐도 한기주의 잘못은 아니었다. 그리고 전날의 한을 풀기라도 하듯 18일 경기에선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되기에 이른다.

한기주가 마무리로 연착륙 하게 됨으로써 기아는 더이상 에이스를 마무리로 돌리지 않아도 되고 현재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불펜투수를 한기주 앞에 기용함으로써 좀 더 안정적인 마운드 운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많이 남아있는 기아 입장에선 일단 한시름 덜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그들이 고민해야 할 것은 야수들의 복귀 전까지 어떻게든 그들의 공백을 최소화 하고 성적을 유지하느냐는 것과 부족한 야수들의 수비력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다. 하지만 지금 그들이라면 이런 약점들을 상쇄하고도 남을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성적이 말해 주겠지만.

[사진=기아타이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