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기아 대 롯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7. 9.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는 순위경쟁 만큼이나 올스타전 투표도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젠 몇몇 팀들에게만 흥미진진한 투표경쟁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올스타전 투표에 대한 문제는 이미 전 시즌부터 논란이 되었던 바 있다. 1군 무대에서는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선수가 올스타전에 당당히 주전으로 출전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그 선수는 성적은 말할것도 없거니와 2군에 머물던 상황이었다.

작년에 비한다면 올해는 시작이 다소 괜찮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작년과 같은 모습이 또한번 나타날 조짐이다. 아니 오히려 작년보다 심각하다. 작년 올스타전이 롯데 대 서군의 경기였다면, 올해 올스타전은 롯데 대 기아의 경기로 굳어져 가는 듯 하다.

9일 현재 올스타 집계 현황을 보자면 그야말로 가관이다. 이스턴리그 대표로는 6명이 롯데선수로 체워져 있고, 반대편의 웨스턴리그 역시 6명의 기아 선수들이 자리잡고 있다. 다만 웨스턴리그는 큰 이변이 없는한 이 라인업으로 출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스턴리그는 추후 한두명의 롯데 선수들이 추가로 올스타전에 발탁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제는 그들이 정말 올스타전에 뽑힐만한 선수들이냐는 것이다. 과연 그들이 특정팀의 유니폼을 입지 않고서도 뽑힐 수 있었을까?

올 시즌 롯데가 하위권에 머물 당시 롯데팬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던 선수가 있다. 대부분의 롯데팬들은 롯데의 부진을 그 선수의 탓으로 돌리며 동포지션의 베테랑 선수를 출전시켜야 한다는 글들이 넷상에 넘쳐흘렀었다. 물론 당시의 부진을 전적으로 그 선수에게만 책임을 물릴 순 없겠지만 전 시즌만 못한 타격과 안정적이지 못한 수비를 보여준 선수에 대한 비난은 조금 일리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 선수는 버젓이 포지션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군대를 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롯데팬들은 특정선수에게 몰표를 몰아주고 있다. 그 결과 그 선수는 현재 .222에 불과한 타율과 결코 경쟁자들에 비해 낫다고 볼 수 없는 수비수임에도 불구, 유격수 자리 1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롯데팬들의 몰표는 옆자리인 핫코너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다.

물론 웨스턴 리그 역시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단지 비인기 팀에 속해있다는 이유로 많은 선수들이 올스타전에서 멀어지고 있다. 대체 어떻게 그 선수가 그렇게나 많은 표를 받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2년 전 타격왕에 등극한 효과가 아직까지 지속되는 듯 하여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올스타전, 말 그대로 각팀의 스타들이 대거 출전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벤트성 매치인 것이다. 그리고 그 팬들은 롯데,기아 팬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한국야구를 응원하는 모든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이다. 모두가 아닌 소수만이 즐길 수 있는 경기라면 과연 그것을 올스타전이라 부를 이유가 있을까?

// 버닝곰(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