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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이혜천,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충분하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7. 12.

임창용의 성공에 힘입어 야쿠르트가 야심차게 영입한 이혜천이 비로소 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초반 선발로 성공하고 싶다는 본인의강력한 의지로 인해 선발요원으로 활약하는 듯 했으나 결국 일본야구의 매운맛을 경험한 뒤 2군에서 재기를 노렸다. 그리고 비로소 일본에서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잡아가는 듯하다.

선발고집, 하지만 어디까지나 고집

일본 진출을 앞두고 잘 알려져있다시피 이혜천은 야쿠르트 이외에도 요미우리,요코하마 등과 협상을 벌였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일본 최고 인기구단인 요미우리가 아닌 임창용의 소속팀으로 잘 알려진 야쿠르트였다. 물론 금액면에서도 요미우리쪽에서 더욱 좋은 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혜천은 선발로써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야쿠르트를 택했다. 그리고 적어도 시즌 초반만큼은 이혜천의 바람대로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고 단 한차례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 2.1이닝 동안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뒤 불펜으로 몇경기 얼굴을 비추고는 2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것이 여지껏 일본에서 그가 남긴 유일한 선발 기록이 되어버렸다.(적어도 아직까지는)

물론 본인의 바람대로 선발로 활약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지만 국내에서도 풀타임 선발로써의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이혜천이다.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 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금이라도 이혜천이 불펜으로 전향한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 잘한 일이라 본다. 물론 아직까지 본인은 선발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을 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것이다. 한국에 있을때에도 줄곧 선발로써 등판하길 원했던 그이기에. 하지만 왜 국내에 날고긴다하는 좌타자들이 이혜천 자신과의 대결을 그토록 꺼려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불펜으로도 그의 효용가치는 충분하다

이야기를 계속 하자면 야구에는 선발투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요즘처럼 분업화가 확실히 되어있는 상황에선 어쩌면 이혜천 같은 보기 힘든 유형의 투수가 더욱 매력적인 카드일 수도 있다. 실제로 그렇다는 것을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본인이 몸소 체감하지 않았던가.

요미우리보단 야쿠르트가 선발로써의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야쿠르트를 택했지만 사실 야쿠르트 입장에선 그가 꼭 선발요원일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선발이 아니어도 그는 충분히 가치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인이 원하던 원치 않던 그는 유능한 좌완 불펜자원으로 자리매김 해 나가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팀에서 그에게 원하던 모습이었을 지도 모른다. 마무리 임창용, 그리고 그 앞에서 던지는 이가라시, 마쓰오카등의 필승계투들이 모두 우완투수다. 어쩌면 이혜천은 다카다 감독이 그토록 원하던 불펜 퍼즐의 마지막 조각일 지도 모른다.

좌완에 빠른공을 던지고, 사이드암에 가까운 투구폼을 가진 투수. 비단 국내 뿐만 아니라 그 어디에서도 구하기 힘든 귀한 자원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이제 본인이 그것을 활용하는 일만 남았다.

<사진= 이혜천 Ⓒ http://www.sponichi.co.jp/ 캡쳐, 무단 복제 금지>

// 버닝곰(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