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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지승민-채상병 맞트레이드, 양팀 모두 손해볼 것 없는 장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7. 17.

두산과 삼성이 전격적으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미 공개적으로 포수자원이 넉넉한 두산에 포수를 요구한 삼성은 두산에서 지난 2년간 주전포수로 활약한 바 있는 채상병을 받아들이고 두산은 올시즌 어느정도 가능성을 내비친 좌완 지승민을 데려왔다. 삼성이 포수가 급하고 두산은 좌완 기근에 시달리는 상황이라 이미 포수-좌완 딜은 성립된 상태에서 과연 양팀이 어느 선수를 내줄 것인지만 남았던 상황이었다. 두 팀 모두 당장 시급한 포지션에 즉시 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는 선수들을 데려왔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최승환,용덕한... 결국은 트레이드

지난 2년간 두산의 안방을 지켰으나 올시즌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그야말로 미미했다. 심지어는 올시즌부터 주전 마스크를 쓴 최승환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도 그가 아닌 용덕한이 기용되었고 그의 백업 역시 최준석과 함께 두산으로 이적해왔던 김진수의 몫이었다. 투수리드 등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포수이기는 했으나 역시나 문제는 줄곧 지적되어 왔던 그의 2루 송구에 대한 것이었다.

채상병(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반면 올시즌 주전으로 발돋움한 최승환은 도루저지율 1위가 말해주듯 강력한 어깨를 지니고 있다. 물론 도루저지율이 그다지 믿을만한 자료도 되지 못할뿐더러 그것을 전적으로 포수의 탓으로만 돌릴수도 없는것이 사실이지만 그들은 한팀에서 같은 투수들의 볼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최승환의 대체로 잠시 마스크를 썻던 용덕한 역시 주전 마스크를 쓴 부담감으로 인한 초반 연속 도루 허용을 제외한다면 상당히 좋은 송구능력을 보여줬다.(실제로 히어로즈 전을 시작으로 7개 이상의 연속 도루를 허용하긴 했으나 그 이후 도루 저저율을 3할대까지 끌어올렸다)

채상병이 리드가 상당히 뛰어난 포수이긴 하나 그의 경쟁자 최승환은 리드,2루송구,블로킹 등 수비 다방면에서 좋은 능력을 지닌 포수였고 이것은 그의 뒤를 받치는 용덕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 틈세를 비집고 들어갈만한 빈틈을 찾지 못한 채 채상병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삼성으로 떠나게 된다.


크게 아쉬울게 없는 삼성, 아쉬울게 많은 두산(?)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 지승민은 두산 입장에선 상당히 매력적인 선수이다. 물론 이 선수가 올해 이전에 보여준 모습들이 그닥 눈에 띄지 않긴 했으나 올시즌 그의 활약은 삼성 입장에선 꽤나 쏠쏠했다. 결론만 놓고 말하자면 쏠쏠한 활약을 펼친것은 맞지만 삼성 입장에선 크게 아쉬울 것은 없는 선수이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물론 전혀 아쉽지 않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지승민(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첫째로, 삼성은 젊은 좌완 유망주들을 어느정도 보유하고 있다. 그에반해 지승민은 그리 젊은 나이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투수로써 그리 많은 나이도 아니겠지만 유망주가 포텐을 터뜨리기에는 한참 지난 나이인 것도 사실이다. 더불어 삼성은 차우찬과 권혁등이 선발과 불펜에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결국 두산과 삼성은 서로 처해있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잘 아시다시피 현재 두산은 로테이션에 포함될 만한 좌완과 불펜에서 활약해 줄 수 있는 좌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물론 선발진에는 세데뇨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 보이고, 새로이 영입된 니코스키로 인해 어느정도 해결이 된 듯 보이지만 불펜쪽은 그렇지가 못하다. 초반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진야곱은 부상등으로 아직 1군으로 콜업 될만한 상황이 못되고, 그나마 중용된다고 볼 수 있는 유희관은 이제 겨우 아마의 탈을 벗고 있는 신인이다. 금민철 역시 상당히 위력적인 커브를 지니고 있긴 하나 아직까지 제구력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에 그다지 미덥지가 못하다. 물론 지승민이 이들보다 월등히 뛰어나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당장 접전 상황에서 좌완을 투입할 상황이 온다면 가장 눈길이 가는 쪽은 지승민일 거라는 것이다.

둘째로, 올해의 활약이 올시즌 이후에도 이어지리라는 보장이 없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미리 말해두자면 감히 '올해의 활약은 그저 운','잠깐 반짝한 선수' 라는 생각에 쓴 것은 결코 아니다) 숫하게 많은 투수들이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먼지처럼 사라지곤 했다. 물론 지승민이 그들과 같은 운명을 할 것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 역시도 이러한 말들에서 결코 자유로울 순 없을 것이다.

삼성 입장에선 주가가 올랐을때 그를 내보냈고, 결국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지승민이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닝수는 20이닝에 불과한 늦깎이이고, 그의 맞트레이드 상대는 2년간 주전으로 활약했던 포수이다. 삼성 입장에선 남는 장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본전은 챙길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두산이 아쉬울 것이 많은 것은 위에서 밝힌바와 같다.(여기서 아쉽다는 것은 그들이 내보낸 포수가 아니라 그들이 필요로 하는 한명의 좌완) 더불어 일각에선 그가 아닌 좀 더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를 데려왔어야 한다는 말도 들리고 있다. 하지만 두산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좌완투수기에 그들은 분명 옳은 선택을 한 것이라 본다.

지승민은 삼성 시절보다 좀 더 막중한 임무를, 채상병은 두산에서 얻지 못했던 기회를 받게 된다는 점에서 이 트레이드는 반길만 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소망하는 트레이드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두 선수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바이다.

// 버닝곰(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