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메이저리그에서 500홈런을 달성한 선수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 7.


지난해 프랭크 토마스와 알렉스 로드리게스 그리고 짐 토미, 이렇게 3명의 선수가 500홈런을 달성하게 됨에 따라 통산 500홈런 클럽 가입자는 23명으로 늘어났다.


50년대 이전까지 단 3명에 불과했던 500홈런 타자는 60년대 5명, 70년대 4명, 80년대와 90년대에는 각각 2명씩 추가되며 그 희소성을 유지했지만, 21세기 들어 8년 만에 지난 시즌의 3명을 포함해 무려 7명의 선수(배리 본즈, 새미 소사, 라파엘 팔메이로, 켄 그리피 주니어)가 더 탄생했다. 당장 올해에도 매니 라미레즈(현재 490개)와 게리 셰필드(480개)도 그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블라드미르 게레로, 앤드류 존스, 알버트 푸홀스 등을 필두로 한 현재의 젊은 거포들 중에는 부상이라는 위험 요소만 극복해 낸다면 통산 500홈런 고지를 점령할 선수가 그야말로 수두룩하다. 며칠 전 문상렬 기자님의 칼럼에서도 언급되었던 것처럼 이제는 500홈런도 명예의 전당 행을 확정짓는 보증수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만 것이다.


30홈런을 17년 동안 기록해야 넘볼 수 있는 500홈런, 결코 쉽지 않은 대기록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이루어 내는 타자가 너무나도 흔해진 시대. 어쩌면 지금이야 말로 그들을 우러러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21세기 이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500홈런을 기록한 모든 선수들을 사진과 함께 간단히 살펴본다.


1st 베이브 루스 (1929년 8월 11일 통산 714홈런-역대 3위)

루스의 성격으로 미루어 짐작해봤을 때, 자신의 기록이 3위까지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당장이라도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지도 모른다. 사실 루스의 생존 당시만 하더라도 저 기록이 깨어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로 루스의 기록은 대단했다. 그는 최초의 500홈런 달성자일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 단일 시즌 30, 40, 50, 60홈런을 때려낸 최초의 선수였다. 당시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존재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던 것이다.


2nd 지미 폭스 (1940년 9월 24일 통산 534홈런-역대 14위)

지난해 알렉스 로드리게스(32세 8일)에 의해 깨지기 전까지 무려 67년 동안 역대 최연소 500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던 선수가 바로 지미 폭스다. 이처럼 재능이 많았던 폭스는 무절제한 생활과 자기 관리의 부실로 인해 사실상 35살에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만다. 그가 조금만 더 자기 절제를 할 줄 아는 선수였다면, 루스를 넘볼 수 있었을 것이다.


3rd 멜 오트 (1945년 8월 1일 통산 511홈런 - 역대 21위)

멜 오트는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17살에 빅리그에 데뷔했으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만 20세 때 40홈런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다. 폭스와 마찬가지로 서른을 넘기면서 그 기량이 급격한 하향세를 그리며 아쉽게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말았다. 메이저리그의 ‘최연소 홈런’에 관련된 기록은 모조리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경신했지만, 오트가 가지고 있던 역대 최연소 100홈런(22세 132일)과 200홈런(25세 144일) 기록만큼은 넘보지 못했다.


4th 테드 윌리엄스 (1960년 6월 17일 통산 521홈런-역대 15위)

지난 번 ‘레드삭스를 빛낸 선수들 Best 5’에서 언급했던 테드 윌리엄스. 이 선수가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라는 타이틀은 루스가 아닌 테드를 향한 찬사가 되었을 것이다.


5th 윌리 메이스 (1965년 9월 13일 통산 660홈런-역대 4위)

배리 본즈의 대부로도 유명한 메이스는 두말 할 것 없이 공-수-주에서 모두 완벽했던 역대 최고의 중견수다. 루스가 최고의 타자였다면, 역대 최고의 선수는 다름 아닌 메이스였다.


6th 미키 멘틀 (1967년 5월 14일 통산 536홈런-역대 13위)

18년의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무려 7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3번의 리그 MVP를 수상했던 맨틀. 그가 가진 가장 위대한 기록은 월드시리즈 최다 홈런 기록(18개)이다.


7th 에디 메튜스 (1967년 7월 14일 통산 512홈런-역대 17위)

메튜스는 루 게릭과 함께 역대 최고의 2인자라 불릴만한 선수다. 브레이브스가 밀워키에 연고를 두던 시절에 데뷔해 2년째인 1953년 47홈런 135타점을 기록하며 특급 타자 반열에 올랐으나, 이듬해 예상치도 못한 괴물이 팀 후배로 데뷔한다. 그 이름은 바로 행크 아론. 선수 생활의 대부분을 아론과 함께 해야 했던 메튜스는 MVP 한번 타지 못하며 2인자로 만족해야만 했다.


8th 행크 아론 (1968년 7월 14일 통산 755홈런-역대 2위)

50홈런 시즌조차도 한 번 없이 8번의 40홈런을 기록하는 등, 그 누구보다도 꾸준한 성적으로 베이브 루스의 홈런 기록을 경신했던 행크 아론. 비록 배리 본즈에 의해 그의 기록이 2위로 내려앉았지만, 그가 투수들의 시대에 선수생활을 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굉장히 놀라운 것이다.


9th 어니 뱅크스 (1970년 5월 12일 통산 512홈런-역대 19위)

시카고 컵스의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는 어니 뱅크스는 유격수 홈런왕의 시초와도 같은 선수다. 컵스의 선수로 데뷔해 줄곳 한 팀을 위해서만 뛰었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우승 반지 하나 없이 은퇴해야 했다. 그가 가지고 있던 컵스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은 훗날 새미 소사(545개)가 경신했다.


10th 하몬 킬브류 (1971년 8월 10일 통산 573홈런-역대 9위)

내셔널 리그에 아론이 있었다면, 아메리칸 리그에는 킬브류가 있었다. 아론과 마찬가지로 8번의 40홈런 시즌을 보낸 킬브류는 6번이나 리그 홈런왕에 오르며 4번에 그친 아론보다도 더 많은 홈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현재 미네소타의 중심 타자인 저스틴 모노가 팀 최고의 타자로 기억되고 싶다면 이 선수를 반드시 넘어서야만 한다.


11th 프랭크 로빈슨 (1971년 9월 13일 통산 586홈런-역대 7위)

마크 맥과이어까지도 로빈슨의 기록을 넘지 못하면서 부동의 4위 자리를 지키나 싶었는데, 어느새 통산 홈런 순위에서 7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프랭크 로빈슨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꾸준함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선수다. 40홈런 이상 기록한 시즌이 단 한번임에도 불구하고 586홈런을, 100타점 시즌이 6번에 불과함에도 1812타점을 기록하고 은퇴했다.


12th 윌리 맥코비 (1978년 6월 30일 통산 521홈런-역대 15위)

맥코비는 자이언츠의 전설 윌리 메이스가 점점 하향세를 그리기 시작하던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팀 내 최고 타자의 자리를 계승했다. 신인왕과 올스타전과 정규시즌 MVP를 수상하는 등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냈으나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했던 비운의 선수이기도 하다.


13th 레지 잭슨 (1984년 9월 17일 통산 563홈런-역대 11위)

‘미스터 10월’이라는 별명으로 더욱 유명한 레지 잭슨. 통산 성적도 나무랄 데 없지만, 월드시리즈에서의 성적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5번의 월드시리즈에서 4번이나 팀을 우승으로 이끈 잭슨은 월드시리즈 27경기에서 10홈런 24타점 .357/.457/.755의 화려한 배팅라인을 그의 발자취로 남겼다.


14th 마이크 슈미트 (1987년 4월 18일 통산 548홈런-역대 12위)

3번의 정규시즌 MVP와 8번의 리그 홈런왕에 빛나는 역대 최고의 3루수가 마이크 슈미트다. 이렇다 할 홈런 타자가 눈에 띄지 않던 시절, 홀로 찬란하게 빛나던 그의 모습은 여전히 팬들에게 최고의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15th 에디 머레이 (1996년 9월 6일 통산 504홈런-역대 23위)

지난해 500홈런을 달성한 세 명의 선수에 의해 통산 홈런 순위에서 20위권 밖으로 내려앉고 말았다. 올 시즌 중에는 매니 라미레즈와 게리 셰필드에게도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는 500홈런과 3000안타를 동시에 달성한 4명의 선수 중 한명이다.(나머지는 윌리 메이스, 행크 아론, 라파엘 팔메이로)


16th 마크 맥과이어 (1999년 8월 5일 통산 583홈런-역대 8위)

1998년 새미 소사와 함께 펼친 세기의 홈런 대결에 이어 두 번째 대결이 되던 해에 500홈런을 넘어서는 경사도 함께 맞았다. 은퇴 당시만 하더라도 역대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남기면서 명예의 전당이 확실시 되었으나, 이후 스테로이드 파문에 휘말리면서 그 명예에 큰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역대 최소 경기(1,639), 최소타수(5,487) 500홈런 달성 기록을 가지고 있는 맥과이어는 가장 뛰어난 파워를 지닌 선수로 오랫동안 회자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