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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년 팀별 프리뷰(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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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내내 ‘도깨비 팀’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을 만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2007년은 특별했다.


브렌든 웹이라는 확실한 에이스 카드와 믿을만한 계투 진을 앞세운 투수력은 리그 전체로 봐도 상위권이었으나, 아래 표에서 보이듯 30개 팀 중 26위에 불과한 타격으로 내셔널 리그 최고 승률을 거두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신기한 일이었다. 실점이 득점보다 20점 많은 팀이 패보다 18번이나 많은 승리를 기록하는 놀라운 사건이 벌어졌던 것이다.


팀 기록

팀 내 부문별 리더

성적

90승 72패

NL 1위

타율

올랜도 허드슨

0.294

득점

712

26위

홈런

크리스 영

32

홈런

171

13위

타점

에릭 번즈

83

OPS

0.734

24위

득점

에릭 번즈

103

도루

109

10위

도루

에릭 번즈

50

실점

732

10위

다승

브랜든 웹

18

선발 방어율

4.23

6위

방어율

브렌든 웹

3.01

구원 방어율

3.95

13위

세이브

호세 발버데이

47


비록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돌풍의 핵이었던 콜로라도 로키스에게 시리즈 전적 0-4로 무릎을 꿇고 말았지만, 작년에 애리조나가 보여줬던 모습은 신선함을 넘어 충격에 가까웠다.


그 흔한(?) 3할 타자 한 명 없고, 중심 타자보다는 리드오프 스타일에 가까운 에릭 번즈가 팀 내 최다 타점과 득점을 기록했다. 팀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를, 그것도 출루율이 3할도 채 되지 않는 선수를 1번 타자로 기용하는 선수 운용은 팬들과 전문가를 당혹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그런 애리조나는 이번 오프 시즌에 조용하면서도 결단력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리그 세이브 1위를 차지한 호세 발버데이(47세이브 2.66)를 트레이드를 통해 휴스턴으로 보냈고, 팀 내 랭킹 1,3,7,8위를 포함한 6명의 유망주를 넘겨주고서 오클랜드로부터 댄 하렌(15승 3.07)을 데려왔다.


알파벳 순서에 따라 2008년의 시즌 전망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부터 시작해본다.



▷ 최강 선발진과 두터운 불펜, 하지만 마무리는?

아래의 표는 2008년판 「빌 제임스 핸드북」에 나와 있는 애리조나 주요 선발 투수들의 올해 예상 성적이다.


이름

방어율

브랜든 웹

16

10

3.39

댄 하렌

13

11

3.72

덕 데이비스

10

11

4.36

미카 오윙스

9

10

4.28


통계치를 바탕으로 한 성적 예상이기 때문에 20승에 가까운 승수는 나오지 않는다. 핸드북에 따르면 웹의 저 16승은 존 스몰츠(17승)에 이은 리그 2위에 해당하는 것이며 방어율은 리그 5위다. 즉, 애리조나의 선발진은 웹을 필두로 하여 매우 견고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뜻이다.(참조 - 바로가기 클릭)


무엇보다도 애리조나 최고의 강점은 하렌의 영입으로 인한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원투 펀치 구성이다. 팀 내 유망주를 모조리 묶어 보내긴 했지만, 하렌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다. 이미 웹과 하렌의 콤비는 지난해 최고로 평가받았던 에인절스(랙키-에스코바)와 인디언스(사바시아-카모나)를 제치고 30개 팀 중 최강으로 손꼽히고 있다.


부상의 회복 여부가 불확실해 올해를 장담할 수 없는 랜디 존슨이 적정 수준으로만 부활 해준다면 선발 투수력만큼은 리그 최강으로 손꼽힐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문제는 불펜이다. 물론, 지난해 애리조나가 리그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불펜의 힘이었다. 크게 지는 경기도 많았지만, 이길 수 있는 접전에서는 발버데이 외에도 브랜든 라이언(2.68), 토니 페냐(3.27), 후안 크루즈(3.10)의 불펜 3인방이 뒷문을 철저하게 틀어막았기 때문에 많은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발버데이는 휴스턴으로 갔지만 대신 채드 퀄스(3.05)를 받아왔다.


양적으로 보나 질적으로 보나 발버데이가 있던 지난해에 비해 크게 부족한 점이 없다. 다만, 이들 중 한 명이 수행하게 될 클로저의 역할이 문제다. 네 명 모두 한 팀의 주전 마무리를 맡아본 경력이 없다. 지난해의 성적을 토대로 본다면 누구에게 맡겨도 평균 이상은 할 것 같지만, 멘탈 스포츠인 야구에서 9회에 등판하는 클로저가 가지는 부담감을 이겨내기란 그다지 쉽지 않다.


아직은 4명 중 누가 클로저로 낙점 받을 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토니 페냐가 최종적으로 낙점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만약에 클로저로 낙점 받은 선수가 무너진다면 애리조나의 시즌은 시작부터 꼬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젊고 재능 있는 타자들의 집합, 하지만...

마찬가지로 빌 제임스의 성적 예상이다. 역시나 3할 타율이나 100타점, 100득점은 찾아볼 수 없다.


이름

포지션

나이

홈런

타점

득점

도루

타율

출루율

장타율

크리스 스나이더

포수

27

15

56

41

0

0.253

0.344

0.429

코너 잭슨

1루

26

16

76

71

2

0.295

0.383

0.476

올랜도 허드슨

2루

31

12

68

77

8

0.282

0.357

0.426

마크 레이놀즈

3루

25

26

86

92

3

0.294

0.369

0.537

스테판 드류

유격

25

15

65

68

8

0.262

0.332

0.418

저스틴 업튼

우익

21

19

74

76

16

0.278

0.353

0.496

크리스 영

중견

25

33

79

93

28

0.253

0.320

0.508

에릭 번즈

좌익

32

18

66

79

28

0.267

0.331

0.441


어찌 보면 애리조나는 모든 팀들이 부러워할만한 타선을 보유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들의 나이를 첨부했다. 애리조나 타선이 가진 최고의 장점이 바로 이것이다. 젊음! 이 팀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템파베이 다음으로 젊은 주전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면이 장점이 될 지 단점이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무엇보다 이런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팀에는 영향력 있는 베테랑 클럽 하우스 리더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애리조나에는 그러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 폭발한다면 지난해 밀워키 같은 막강 타격을 과시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했을 경우는 26위에 그쳤던 작년의 재판이 될 뿐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유격수 스테판 드류가 키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팀은 드류를 1번 타자로 기용하려 했으나,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면서 하위타순으로 내려앉고 말았다. 이 팀에는 올랜도 허드슨이라는 최고 수준의 2번 타자가 있고, 3번에서 제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에릭 번즈가 있다. 한 방이 있지만 정확도가 심각하게 떨어지는 크리스 영은 6번이 제격이다. 드류가 원래의 기대대로 3할 안팎의 타율과 3할 후반대의 출루율을 기록해 줄 수만 있다면 전체적인 짜임새 면에서는 꾀나 끈끈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 다시 한 번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까?

애리조나가 특별히 약해진 것은 아니다. 발버데이를 보내긴 했지만, 그 점은 하렌의 영입으로 인해 상쇄되고도 남는다. 젊은 타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더욱 좋은 모습을 선보이기 마련이다. 타격에서도 지난 해 보다는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애리조나의 포스트 시즌 진출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2007년의 성적 자체가 ‘놀라운 저력’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신기한 결과’를 보여주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정작 ‘놀라운 저력’을 보여준 콜로라도 로키스는 그 전력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구 1위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LA 다저스는 놀라울 만큼 강해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아쉽게 탈락하긴 했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강력한 원투 펀치를 보유한 팀은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두어왔다. 또한 워낙에 재능 있는 타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터라 그들 중 누군가는 2008년을 화려하게 수놓을 지도 모른다. 누가 될 지 알 수 없는 마무리 투수만 안정적으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면 그들은 또 다시 ‘도깨비 팀’의 면모를 보여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난 10년 간 항상 들어왔던 소리지만, 올 시즌의 내셔널 리그 서부지구는 그 별명인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만큼이나,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격전의 장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