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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의 꽃 보다 야구

롯데의 마산 징크스, 왜 발생했을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8. 8.

올 시즌, 홈에서 꽤나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롯데 자이언츠가 ‘마산 징크스’에 울고 있다. 롯데는 지난 6일, 두산과의 마산 홈경기에서 2-5로 패하면서 마산 구장 연패 숫자를 ‘10’으로 늘렸다. 작년에도 마산에서 1승 5패로 부진하더니, 올 시즌에는 마산에서 열린 5경기 모두 패했다(7월 7일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 결국 롯데는 상위권 도약의 고비였던 두산과의 홈 3연전을 모두 내어주며, 지난 달 15일 이후 22일 만에 다시 5위로 내려앉았다.

이쯤 되자 롯데팬들은 마산 경기에 대한 회의감을 표출하기도 한다. 그 중 일부는 “최근 2년간 1승 거두려고 마산으로 가느냐?”라고 비아냥거릴 정도다. 실제로 롯데는 1988년 이후 59승 86패를 마크했다. 또한, 마산 경기를 제외하면 올 시즌 사직구장에서 25승 19패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마산 경기에 대한 회의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 무엇이 문제일까.

올 시즌 들어 마산시는 거액을 들여 마산구장 인조 잔디를 새로 깔아 그라운드 사정을 크게 개선했다. 작년에는 간혹 불규칙 바운드가 나오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지만, 적어도 올 시즌에는 그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만큼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프로야구 경기를 관전시켜 주기 위한 마산시의 노력은 결코 적지 않았다. 이는 부산-경남지역의 야구 열기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야구장 사정도 작년보다 좋아졌다면, 지난 시즌 마산구장에서 거두었던 1승 5패의 저조한 성적에서 어느 정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맞다. 그럼에도 불구, 롯데는 올 시즌에 마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쓸쓸히 부산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어야 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가장 큰 문제는 ‘심리적인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 멘탈게임인 야구에서 마산구장의 저조한 승률(0.407)이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 사직구장에서 야구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경우 의외로 쉽게 ‘마산 징크스’를 물리칠 수 있다.

순위 싸움을 위한 중요한 고비에서 난적들과 마산경기를 소화했다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롯데가 마산에서 만난 삼성과 두산은 모두 상위권 싸움을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상대였다. 이 중 작년 시즌 막판까지 2위 싸움을 벌였던 두산은 롯데에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특히, ‘2위 싸움’의 고비였던 작년 9월 19-21일에 열린 사직 홈경기에서는 두산에 3연전을 모두 내어주었던 ‘뼈아픈 기억’도 안고 있었다. 두산을 사직구장에서 만났다 해도 롯데가 쉽게 상대할 수 있다는 보장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마산구장 사정이 다소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락커룸 등 ‘선수 복지’를 위한 시설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연습 후 마땅히 쉴 곳이 없어 덕아웃이나 좁은 락커룸에서 남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최선의 몸 상태’를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도 안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롯데의 ‘마산 징크스’ 원인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꺼내고 있지만, 사실 확실한 정답은 없다. 다만,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결부되면서 롯데에 새로운 ‘징크스’를 안겼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 마산 홈경기는 계속되어야

하지만 여러 가지 악재가 뒤따른다 해도 롯데가 마산 홈경기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롯데 팬들이 부산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경남 각지에 있는 팬들을 배려한 ‘마산 홈경기’는 그래서 더 중요하다. 평일임에도 불구, 마산구장이 만원 관중을 기록한 것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때에 마산시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에 마산시가 롯데 경기를 더 유치하고 싶을 경우 ‘인조 잔디 교체’에 이어 각종 편의시설도 교체해야 한다. 즉, 선수들이 ‘마산구장을 다시 찾을 수 있게끔’ 만들어 놓아야 롯데나 KBO도 ‘마산 홈경기’에 대한 추가 배정을 검토할 수 있다. 상생(相生)이라는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사진=관중들로 가득찬 마산구장 (C) 롯데 자이언츠 구단 제공>

// 유진(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