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김광삼 이제 이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을지 모른다. 출처 : LG트윈스 홈페이지
[Into the Ground #10] 김광삼 투수전향의 불편한 진실과 그 외...
“야구는 투수놀음 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야구의 속설(?)중의 하나다. 타선이 약하더라도 강력한 투수진만 가지고 있다면 성적은 따라온다는 말이다. 물론 반대하는 의견도 간혹 있지만 그 속설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예가 기아고 그에 반대되는 팀이 LG와 히어로즈라고 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LG에게는 야구는 투수 놀음 보단 선수 놀음에 가까워 보인다. 어제 저녁 퇴근길에 김광삼의 투수 전향 소식을 접하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또 저러는 구나” 신인 급 선수나 기존 자기위치의 선수를 육성이 아닌 당장 급하다고 생각되면 카드 값 돌려 막듯 선수 돌려 막는 LG의 용병술에 다시 한 번 감탄 하였다.
물론 내, 외야수의 포지션 전향 혹은 투, 타자 전향 등은 국, 내외 프로야구에서 종종 있는 일이고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LG라면 시각을 조금 달리할 필요가 있다. 2002년 이후 LG암흑기가 찾아온 결정적인 이유를 조바심 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 준우승을 한 김성근 감독을 내친 이후 성적을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었을까? LG의 근시안 적인 선수 활용은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유망주 급들이 전력에 도움 된다고 생각 되면 여기저기 손을 봐서 당장 즉시 전력으로 활용하였다.
김광삼 역시 그중 한명 이었다. 김광삼은 빼어나진 않았지만 LG마운드의 미래를 책임질 투수 중 하나로 손꼽혔다. 부상으로 인해 2007년 시즌 도중 마운드를 떠난 당시 LG 외야는 이대형, 박용택, 발데스의 차지였다. 그 외 안치용, 손인호, 정의윤등의 백업자원이 마땅치 않았던 LG는 김광삼의 외야 자원 활용을 복안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재활과 기다림의 시간이 2년쯤 흐른 지금 구단은 타자 김광삼을 더 기다려 주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구멍 난 LG마운드를 채우기 위한 걸로 보인다.
코칭 스테프의 돌려막기에서 빠질 수 없는 이가 박경수다. 박경수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다. 하지만 많은 팬들에게 유격수 박경수 보단 2루수 박경수가 익숙하다. 입단 당시부터 유지현, 권용관이라는 붙박이 유격수가 있었던 것이 한 이유이긴 하다. 그는 2루수, 유격수는 물론 수비반경과 수비 시 움직임이 다른 3루수 까지도 커버가 가능하다. 실제로 올 시즌 주로 2루수로 출장 했지만 권용관, 정성훈이 결장 했을 때 유격수와 3루수를 맡은 적도 있다. 멀티 포지션이 장점일 수 있지만 백업 유틸리티 요원이 아닌 박경수 에게는 자기만의 포지션이 필요하다.
또 7년간 그의 타격 자세의 변화는 다양하였다. 테이블 세터가 가져야 할 짧은 스윙부터 중심 타선에서 하위 타선으로 이어 주는 6,7번의 타자의 중장거리 스윙 타격 시 왼발의 위치 등등 여러 차례 타격자세의 수술이 있었다. 물론 야구선수들이라면 누구나 타격자세의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박경수의 경우는 잘못된 점을 고친다기 보단 팀에서 필요로 하는 위치로 활용을 하기 위해 손댄 경우가 많다가 일반적인 의견이다. 개인적으로 아는 LG팬은 “박경수는 거품 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대에 못 따라준 것은 사실이지만 여유를 가지고 차근차근 밝아 갔다면 김재박, 유지현을 능가하는 LG역대 최고의 유격수가 될 수 있었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시즌 초 김정민의 부상으로 LG는 큰 위기에 놓였다. 김정민, 조인성 말고는 마땅한 포수 자원이 없던 LG 안방은 조인성이 홀로 지켰고 공교롭게도 그 후 LG성적은 곤두박질 쳤다. 조인성 말고는 대안이 없다를 외쳤지만 그러기엔 코칭 스테프가 만들어낸 씁쓸한 과거가 숨어 있다. 작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최승환과 이성열 그리고 포수 마스크를 벗고 1루수 글러브를 집어든 박병호는 LG안방을 지킬 미래였다.
이성열은 입단 당시 가다듬으면 크게 성장할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프로로 뛰어들었다. 게다가 그의 공격력은 그간 LG포수 중 최고라는 소리도 들었다. 다만 공격형 포수에 가깝고 송구능력, 블로킹 등의 수비능력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었다. 하지만 LG는 또 기다리지 못하고 그의 타격재능에 욕심내며 그에게 포수 마스크를 빼앗았다.
물론 박경수, 김광삼, 이성열 모두 LG의 최악의 암흑기에 본인의 주 종목을 제외한 다른 쪽의 재능이 있었다은 그들의 죄(?)다 LG의 상황이 묵묵히 기다려 줄 상황이 아니었던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미래를 짊어져야 할 포수에게 타격이 뛰어나단 이유로 당장 지명타자, 1루수로 경기를 내보내는 것이 좋은 모습일까? 당장의 현실을 위해 미래와 맞바꿔 버린 건 아닐까? 그리고 당시 성적을 위해 했던 조치들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포수 난에 허덕이는 되었다는 것을 후회 할지라도 때는 이미 늦었다.
이런 LG의 모습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시도 중 하나가 김광삼 이었다. 최근 지인이 구리에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박병호 외야수 전향설과 김광삼 투수 전향설에 대해 들었는데 뜬소문인지 사실인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 한 적이 있어 확인 해 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No였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김광삼의 투수전향이 사실로 들어난 지금 박병호의 외야 전향설도 뜬소문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달 외야수를 맡고 있는 LG 모 2군 선수와 저녁을 같이 먹은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장난으로 “내년에 박경수 군대 갈꺼 같은데 감독님 한태 말해서 내야수 전향 시켜달라고 말해봐”라고 농담을 했었다. 그런데 그 선수의 대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작년에 잠깐 내야수 훈련 받았어요 내야수비 어려운건 알았지만 생각 보다 훨씬 더 어려워요”
LG의 현실을 과거 보다 더 암울하다. 금전적인 천문학 적인 금액을 투자해도 성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급 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 신인 급 선수를 여유 있게 지켜 볼 수는 없을까? 지금 당장의 성적을 위해 선수를 쥐락펴락 하는 것은 선수 개인이 아니라 구단의 미래도 점점 더 암울 해 질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Ps. 혹시 이글을 보실지 모르는 LG팬분들 우연히도 이틀연속 LG를 비난에 가깝게
까게되어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객관적으로 한발, 두발, 떨어져 보려 하여도 흠이 너무 많습니다. 읽어 보시고 화내지 말아 주셨으면 하는 작으마한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