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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뉴욕 양키스의 ‘The All-Time 9’을 뽑는다면?

by 카이져 김홍석 2009. 9. 11.


현재 메이저리그의 30개 팀 홈페이지에서는 각 팀의 ‘The All-Time 9’을 뽑는 투표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단일 시즌 기록을 기준으로 하여 그 팀 역사상 가장 뛰어났던 9명의 선수를 가리는 것이죠. 올스타 투표와 마찬가지로 일단 투수들은 그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30개 팀 모두에 관심이 가긴 하지만, 역시나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은 뉴욕 양키스의 홈페이지더군요. 워낙에 화려한 라인업이 예상되다보니, 궁금증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사실 양키스의 역대 베스트 라인업이라면 나머지 29개 팀을 모두 합친 역대 베스트 라인업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아니 오히려 양키스 쪽이 더 강할 것 같은 라인업이 구성 되니까요.

일단 저도 투표를 했습니다. 그리고 제 투표를 기준으로 해서 나름대로의 양키스의 ‘The All-Time 9’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시죠~

▷ 1루수 - 루 게릭의 1927년(47홈런 175타점 149득점 10도루 .373)

그런대로 1루수 부문은 뽑기가 수월했습니다. 양키스에 그치지 않고 ‘메이저리그 역대 베스트 나인’에 뽑힐 선수가 떡 하니 버티고 있으니 말입니다. 알버트 푸홀스가 지금 같은 성적을 앞으로 최소한 6년 정도 더 유지한다면 게릭을 끌어내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비교대상이 아니죠. 게릭과 함께 1루수 부문 후보로 올라 있던 선수 중에는 1985년의 돈 매팅리(35홈런 145타점 107득점 .324)와 1997년의 티노 마르티네즈(44홈런 141타점 96득점 .296)가 눈에 띄더군요. 개인적으로 단일 시즌의 위력만을 논한다면 극심한 타고투저의 시대였던 게릭의 1927년 보다는 투고타저의 시대에 활약한 85년의 매팅리가 더욱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매팅리의 145타점은 80년대 최다 타점 기록이거든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게릭을 외면하긴 쉽지 않더군요.ㅋ

▷ 2루수 - 알폰소 소리아노의 2002년(39홈런 102타점 128득점 41도루 .300)

루스-게릭 시대의 2루수 토니 라제리(1927년 18홈런 102타점 92득점 22도루 .309)나 조 디마지오와 함께 활약했던 조 고든(18홈런 103타점 88득점 12도루 .322) 등도 좋은 선수였습니다. 양키스에서의 통산 성적을 놓고 본다면 소리아노는 결코 양키스의 ‘올타임 9’이 될 수 없겠지요. 하지만 단 한 시즌의 성적만을 놓고 본다면, 2루수로서 40-40에 육박하는 성적을 거둔 2002년의 소리아노가 단연 최고입니다.

▷ 3루수 - 에이로드의 2007년(54홈런 156타점 143득점 24도루 .314)

이런저런 이유로 흠집을 낸다 하더라도 에이로드는 양키스 역대 최고의 3루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역대 양키스의 3루수들 가운데 30홈런이나 100타점을 넘긴 선수는 에이로드를 제외하면 1977년의 그렉 네틀스(37홈런 107타점 99득점 .255)라는 선수밖에 없습니다. 이상하게도 양키스는 3루수 복이 없었던 거죠. 어쨌든 간에 에이로드만이 ‘양키스’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유일한 3루수라는 점은 분명합니다.(참고로 에이로드는 양키스만이 아니라 시애틀과 텍사스에서도 유격수 부문 후보로 올라가 있습니다. 3개 팀에서 베스트 9에 선정될 것이 거의 확실하죠)

▷ 유격수 - 데릭 지터의 1999년(24홈런 102타점 134득점 19도루 .349)

그 누가 지터를 대신할 수 있겠습니까. 작년에 타계한 필 리주토(1950년 125득점 12도루 .324)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이 있었지만, 지터는 이미 양키스의 전설입니다.

▷ 포수 - 요기 베라의 1950년(28홈런 124타점 116득점 .322)

1936년의 빌 디키(22홈런 107타점 99득점 .362)도 정말 대단한 선수였지만, 요기 베라가 버티고 있는 이상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공수를 겸비한 ‘캡틴’인 요기 베라야말로 양키스라는 거함의 안방마님으로 가장 어울리는 선수일 겁니다.

▷ 지명타자 - 제이슨 지암비의 2002년(41홈런 122타점 120득점 .314)

지암비 역시 스테로이드와 관련된 파문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선수이긴 하지만, 그 외에는 딱히 눈에 들어오는 선수가 없더군요. 다만, 2002년 당시의 지암비는 지명타자보다는 1루수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했었다는 점에서 구색을 맞추기 위해 지암비를 억지로 지명타자 부문에 포함시켰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네요.

▷ 외야수 - 베이브 루스의 1927년(60홈런 164타점 158득점 .356)
- 조 디마지오의 1937년(46홈런 167타점 151득점 .346)
- 미키 맨틀의 1956년(52홈런 130타점 132득점 .353)

루스와 디마지오, 그리고 맨틀을 선택하는 것 자체는 쉬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리키 핸더슨(1985년 24홈런 72타점 146득점 80도루 .314)과 로저 매리스(1961년 61홈런 142타점 133득점 .269)를 외면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더군요. 특히 매리스는 어쩌면 진정한 의미에서 여전히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일지도 모르니까요. 이 엄청난 라인업 앞에서 10월의 사나이 레지 잭슨이나, 버니 윌리암스, 게리 셰필드 등은 명함도 못 내밀겠더군요.

이 선수들을 토대로 타순을 짜본다면 지터-에이로드-루스-게릭-맨틀-디마지오-지암비-베라-소리아노 정도가 되겠군요. 라인업의 짜임새를 감안하여 외야수 부문에서 리키 핸더슨을 뽑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했으나, 저 정도면 이미 짜임새 따위는 필요 없는 엄청난 라인업이니 별 상관없을 듯싶습니다. 9명의 홈런 개수만 391개로군요.

[사진=뉴욕 양키스 홈페이지 캡쳐]

// 카이져 김홍석